사랑니는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사이에 생긴다. 이 시기에는 잇몸과 뼈가 유연해 발치가 비교적 쉽고 회복도 빠르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상황이 달라진다. 40대 이후엔 사랑니가 뼈 깊숙이 박히거나 주변 조직을 손상시키는 경우가 많아 발치 과정이 훨씬 까다로워지고 합병증 위험도 급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강남세브란스병원 구강악안면외과 허종기·김재영 교수 연구팀은 연령대별 매복 사랑니의 발치 난이도와 합병증 차이를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21년 사랑니를 뽑은 환자 831명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했다. 20대 555명(66.8%), 30대 159명(19.1%), 40대 이상 117명(14.1%)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 40대 이상 환자군은 사랑니로 인한 감염·충치·낭종 등 병적 문제로 발치하는 비율이 53.0%에 달했다. 이는 20대(15.3%)나 30대(26.4%)보다 훨씬 높았다. 반면, 아무런 증상이 없을 때 미리 제거하는 예방적 발치는 40대 이상에서 단 7.7%에 그쳤다.
사랑니가 잇몸 깊이 매복된 채 오랜 기간 방치되면 주변 뼈를 녹이거나 신경을 압박하는 치성 낭종이 생기기 쉽다. 충치나 치주염이 심해져 인접한 어금니까지 손상시키는 사례도 잦다.
사랑니가 뼈 속에 깊게 자리 잡은 만큼, 발치 난이도도 연령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졌다. 가장 까다로운 유형으로 분류된 환자 비율은 20대가 3.1%인 반면, 40대 이상은 12.8%로 4배 이상 높았다. 나이가 들수록 뼈가 단단해지고 사랑니가 완전히 묻히는 경우가 많아 수술이 더 복잡해지는 것이다.
발치 후 생길 수 있는 합병증 발생률 역시 40대 이상에서 7.7%로 20대(1.8%)·30대(1.9%)보다 월등히 높았다. 나이 든 환자일수록 뼈의 회복력이 떨어지고 감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발치 부위에 잇몸뼈가 노출돼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건성 발치와(드라이 소켓)는 이번 연구에서 오직 40대 이상 그룹에서만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김재영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아래턱 사랑니 발치 난이도가 높아지고 심각한 문제가 있어 발치하면 감염을 포함한 합병증 발생 위험도가 훨씬 높아짐을 학술적으로 검증했다”면서 “예방적 차원에서 발치를 시행하지 않더라도 사랑니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미리 주기적인 구강검진을 시행하되 사랑니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가능한 젊은 나이에 발치를 시행하는 것이 유리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구강악안면외과학회지(Journal of Oral and Maxillofacial Surger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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