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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30년 모든 주력업종 中에 뒤져”…법인세 올릴 때 아니다

지난 2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의 10대 주력 수출업종 경쟁력이 5년 뒤 모두 중국에 뒤처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와 바이오처럼 비교적 앞선 분야마저 머지않아 중국에 역전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5년 기준 철강, 일반기계, 2차전지, 디스플레이, 자동차 및 부품 등 5개 업종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질렀다고 답했다. 현재 경쟁력을 유지 중인 반도체·전기전자·선박·석유화학·바이오헬스 등도 2030년에는 중국이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경쟁력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올해 한국을 100으로 봤을 때 미국은 107.2, 중국은 102.2, 일본은 93.5로 중국이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 가격 경쟁력, 생산성, 정부 지원, 전문 인력, 핵심 기술 등 대부분 항목에서 중국이 우위를 점했고 그나마 우리의 강점으로 꼽혔던 상품 브랜드 경쟁력도 5년 뒤에는 중국에 밀릴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 경쟁력 약화는 각종 지표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내년 수출 증가율은 1.3%인데 이는 올해(4.1%)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회예산정책처도 내년 제조업 실질 부가가치가 올해보다 1.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 충격과 중국과의 경쟁 심화 등으로 제조업의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수출 중심의 성장 체력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혁명으로 반도체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하며 수출이 개선되는 듯 보이지만 이는 착시다. 올해 1~10월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은 1.6% 감소했다.



중국은 물량 공세를 넘어 ‘기술 굴기’로 한국 산업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법인세 인상안을 논의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인하했던 법인세율을 전 구간 1%포인트씩 다시 올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조세부담 정상화’라고 설명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기업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세수 부족을 메우려는 의도로 읽힌다. 수출 경쟁력 회복과 제조업 부흥을 위해서는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인력 양성뿐 아니라 세제·금융 지원이 핵심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법인세 인상 논의가 아니라 오히려 인하 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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