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3% 넘게 하락하면서 7거래일 만에 4000선을 내줬다. 미국 통화당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고 인공지능(AI) 버블론이 심화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주도주였던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이 일어나고 있으며 소외됐던 업종으로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4.6포인트(3.05%) 내린 3964.56을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44.78포인트(1.10%) 내린 4044.47로 출발해 장 중 낙폭을 점차 확대하는 양상이다. 코스피지수가 4000선 밑으로 내려온 것은 이달 7일 이후 7거래일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쌍끌이 매도에 나서고 있다. 그간 지수가 4000선을 넘어선 가운데 투자 심리가 악화되자 빠른 속도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양상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622억 원, 5905억 원어치를 순매도 중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8207억 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2.88%), SK하이닉스(000660)(-5.69%), LG에너지솔루션(373220)(-3.89%)을 비롯해 현대차(005380)(-1.66%), HD현대중공업(329180)(-0.17%), 두산에너빌리트(-3.05%),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4.29%), KB금융(105560)(-3.39%) 등이 하락하고 있다.
이날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 통화당국의 금리 인하 불확실성에 더해 인공지능(AI) 버블 우려가 심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필립 제퍼슨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이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 “천천히 진행(proceed slowly)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가 당초 예상보다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억만장자 투자자인 피터 틸의 헤지펀드 틸 매크로가 지난 분기에 9400만 달러(약 1375억 원) 규모의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도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 엔비디아는 한국 시간 목요일 실적 발표를 앞 두고 있는데 투자자들은 이를 기점으로 AI 거품 우려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틸 매크로의 매도 소식에 엔비디아 주가는 1.88%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6.14포인트(2.90%) 내린 876.53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22억 원, 1243억 원을 순매도 중이며 개인이 4325억 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약세다. 알테오젠(196170)(-1.09%), 에코프로비엠(247540)(-4.92%), 에코프로(086520)(-5.67%), 에이비엘바이오(298380)(-3.58%), 펩트론(087010)(-1.92%) 등 2차전지와 바이오 종목을 가리지 않고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등 미국 AI 및 반도체주 동반 약세, 12월 금리인하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코스피는 하락 출발할 전망”이라며 “지수 단에서는 전 거래일 상승분들 되돌리는 흐름을 보이겠으나 업종 단에서는 개별 이슈 및 그간의 주가 낙폭 여부에 따라 차별화 장세를 전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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