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시장에 형성된 인공지능(AI) 붐에 대해 "비이성적 요소가 존재한다"고 진단하고, 거품 붕괴 시 충격이 구글을 포함한 업계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피차이 CEO는 18일(현지 시간) 공개된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AI 투자 성장이 특별한 순간을 맞고 있지만, 지금의 열기에는 일부 비합리성(irrationality)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몇 달간 AI 기술 기업들의 가치가 치솟고 기업들이 신생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 가운데, 실리콘밸리 안팎에서 버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피차이 CEO는 구글이 AI 버블 붕괴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잠재적 폭풍을 극복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를 포함해 어떤 회사도 예외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충격의 파급력을 예상했다. 버블 붕괴에 따른 리스크를 이겨낼 수는 있겠지만, 타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 7개월간 2배 상승해 시가총액 3조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피차이 CEO는 1996년 닷컴 붐 당시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을 경고한 발언을 상기하며 "AI 업계가 최근의 투자 사이클에서 오버슈팅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지금 인터넷을 돌이켜보면 분명히 과잉 투자가 많았지만, 인터넷이 심오한 기술이었다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며 "AI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기술 자체는 합리적으로 투자받을 가치가 있지만, 지금 시장의 일부 움직임엔 비합리적인 요소도 섞여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AI가 노동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그는 AI를 “인류가 개발한 기술 중 가장 심오한 것”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사회적 혼란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로 인해 특정 일자리가 진화하고 전환될 것이며, 사람들은 이에 적응해야 할 것"이라며 "적응하는 사람들이 유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교사든 의사든 직업은 계속 존재하겠지만, 그 분야에서 잘해 나갈 사람은 AI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배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한편, 알파벳은 영국에서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알파벳은 지난 9월 향후 2년간 인프라와 연구에 50억파운드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피차이 CEO는 런던에 본사를 둔 핵심 AI 부서 딥마인드를 포함해 영국에서 최첨단 연구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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