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경관 훼손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의 완공 후 예상 모습을 공개했다. 서울시는 낙후된 도심 개발을 위해 세운지구 재개발 사업이 필요하며 종묘 경관이 훼손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앞세워 논란 돌파에 나서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제333회 서울시의회 정례회에 출석해 세운4구역과 관련해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그렇게 압도적으로 눈 가리고 숨 막히게 하고 기를 누를 정도의 압도적 경관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종묘 정전 상월대에서 세운4구역 방향 경관 시뮬레이션 이미지가 담긴 패널을 들어보이며 "정전 앞 상월대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서 평균 신장의 서울시민이 서서 남쪽에 새로 지어지는 세운4구역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그림이 종로변에 100ｍ가 약간 안 되고 청계천 변에 150ｍ가 약간 안 되는 높이로 지어질 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전 바로 앞에서 봤을 때 느끼는 모습을 가장 과학적으로 보여주는 사진"이라며 이로 인해 과연 종묘의 가치가 떨어지고 정전의 건축학적 아름다움이 저해되는지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지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말 고시한 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계획안에서 건물 최고 높이는 당초 종로변 55ｍ·청계천변 71.9ｍ에서 종로변 101ｍ·청계천변 145ｍ로 변경됐다. 서울시는 이 같은 높이 계획 변경이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은 종묘에서 100m 이내인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밖에 있지만 종묘의 경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앙각 기준(27도)을 세운지구까지 확대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종로변은 101.1ｍ, 청계천변은 149.4ｍ까지 가능하나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형태로 경관 영향이 저감되도록 종로변은 98.7ｍ, 청계천변은 141.9ｍ로 높이가 계획됐다.
서울시는 세운4구역을 포함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가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97%에 달하는 등 재개발 사업이 필요한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세운4구역에 면적 1만 3100㎡의 개방형 녹지 조성과 함께 주변 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PJ호텔, 인현(신성)상가, 진양상가 등 상가군의 단계적 공원화를 통해 세운지구 내 광화문광장의 3배 규모에 달하는 약 13.6만㎡ 규모의 녹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녹지 공간과 업무 시설 등 신산업 인프라, 주거단지 조성 등을 통해 세운지구를 직장과 주거가 혼합된 '활력창조도심'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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