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빈 방문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방위산업과 원자력발전,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전면적 협력을 강화하는 결실을 거뒀다. 이 대통령은 18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전 기술 분야에서 두 나라 간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동반 진출을 추진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국은 ‘원자력 신기술, AI 및 글로벌 시장 협력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비롯해 총 7건의 MOU도 체결했다. 이번 빅딜은 2007년과 2017년 각각 UAE와의 바라카 원전 수주 및 국산 다연장 로켓 ‘천무’ 수출 계약 체결에 이은 보다 진전된 원전·방산 협력으로 평가할 만하다.
방산·원전·AI와 같은 전략산업은 막대한 투자 비용을 필요로 할 뿐 아니라 주요국들의 자국우선주의 강화로 높아진 무역 장벽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국가 정상이 앞장서 세일즈 외교를 통한 투자 파트너국 확대와 수출 시장 다변화 등의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수천억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굴리고 중동 내 수출 교두보 역할을 하는 UAE와 산업 협력을 확대한 점은 시의적절했다. 이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동 순방 기간에 나선 만큼 현지 다른 국가들에도 우리 첨단산업의 우수성을 알리고 투자·수요를 이끌어냄으로써 바라카 원전 건설 수주, 국산 대공미사일 방어 체계 천궁-Ⅱ 수출과 같은 성과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앞으로 더 큰 추가적 수출 확대로 이어지려면 관련 분야의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투자를 촉진할 규제 해소가 시급하다. 재정·금융의 전폭적인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그러나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되풀이하는가 하면 이달 말로 예정된 첨단전략기술 지정 안건에서 SMR을 제외할 듯하다. 원전과 방산·AI 분야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주요 경쟁국처럼 밤낮없는 기술 개발이 필요한데 정부·여당은 첨단산업 분야 연구개발(R&D)에 대한 주52시간 근무제 예외 특례를 외면하고 있다. 정부는 수출 효자 전략산업에 대해서는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 지금은 전문가와 기업들의 의견을 경청해 제도 개선과 총력 지원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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