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3년 9개월 연속으로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예측했다.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와 다른 제조업 분야간 경기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며 양극화 현상도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98.7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전월(94.8) 대비 4포인트가량 상승했지만 기준선(100)은 하회했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부터 45개월째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다음 달 경기 전망은 업종별로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제조업 BSI는 전월 대비 4.9포인트 하락한 91.9을 기록했다. 다만 세부 업종 중에서는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9.0)와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 및 통신장비(111.1)가 경기 호조를 전망했다.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은 기준선 100에 걸쳤고 비금속 소재 및 제품(69.2)과 의약품(75.0) 등 7개 업종은 경기 부진을 전망했다.
비제조업 BSI(105.2)는 전월 대비 12.4포인트 상승해 5개월 만에 기준선 100을 상회했다. 세부 업종별로는 전기·가스·수도(121.1), 숙박 및 외식(114.3), 정보통신(106.7),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06.7), 도소매 유통(105.1), 운수 및 창고(103.8) 등이 호조 전망을 보였다. 연말 특수 등 계절적 요인과 민간소비 회복세가 비제조업 기업 심리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건설(95.5)은 연말 특수 등 계절적 요인에 따라 비제조 업종 중 유일하게 부진이 전망됐다.
한경협은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라 비금속 소재·제품 업종이 부진했다”며 “철강 관세로 금속 및 금속가공 업황 악화하면서 제조업 전반의 기업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12월 조사 부문별 BSI는 내수(98.1)·수출(97.3)·투자(95.0)를 비롯한 전 부문에서 부정 전망을 보였다. 전 부문 부진은 지난해 7월 이후 1년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환율 상승과 관세 부담으로 대다수 제조업종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환율 및 관세 안정화 노력과 함께 주력 업종 경쟁력 회복을 위한 지원책 등을 활용해 기업 활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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