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을 경고하며 금융의 자원 배분 기능 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9일 한은 본관에서 열린 한국금융학회와 한은의 공동 정책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 5% 수준에서 최근 2%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현재 추세라면 2040년대에는 0%대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출생·고령화로 노동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기업의 투자와 생산성 혁신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했고 생산성이 높은 부문으로 자원이 원활히 이동하지 못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잠재성장률 제고를 위한 금융의 역할’로 지난해 ‘가계·기업 금융의 구조적 취약성’을 논의한 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금융이 성장잠재력 회복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집중적으로 점검하는 자리다.
이 총재는 “금융은 한정된 자원을 가장 생산적인 분야로 재배분하는 경제의 핵심 인프라”라며 “성장잠재력 약화를 반전시키기 위한 금융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자본시장·신용공급·중소기업·벤처투자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금융의 역할과 정책 과제가 제시됐다. 조성욱 서울대 교수는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과 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고 황인도 한은 실장은 신용 재배분 정책을 통해 장기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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