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글로벌 증시가 미국·유럽·중국의 동반 경기 개선과 기업 실적 회복에 힘입어 우호적 환경을 맞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태평양 국가에 주목하라는 분석이다.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로베코자산운용의 조슈아 크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10일 ‘2026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아시아가 내년 글로벌 증시의 ‘핵심 투자처’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 완화한 물가 상승 압력, 빠른 기업 실적 개선, 공급망 재편 수혜가 동시에 작용하며 투자 자금이 아시아 국가로 몰릴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로베코운용에 따르면 올 10월 말 기준 아시아태평양 국가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6.7배로 미국(27.5배)은 물론 유럽(17.4배)에 비해 낮다. 반면 내년 이익 성장 전망치는 13%로 미국을 2%포인트 넘게 앞질렀다. 크랩 대표는 “아시아는 구조적 성장성과 밸류에이션 매력이 공존하는 지역”이라며 “내년 자금 흐름의 방향성이 훨씬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제도화가 중장기 상승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지난해 한국을 긍정적으로 본 이유가 올해 증시에서 확인됐다”며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확산, 밸류업 프로그램의 법제화로 기업가치 재평가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역시 지배구조 개선 속도가 빨라지고 있으며, 이른바 ‘좀비기업’ 정리로 시장 체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는 ‘저점 통과’ 진단이 내려졌다. 시장 유동성 증가, 주택시장 안정, 내수 회복 등이 관찰되며 내년에도 점진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급반등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 중심의 선별적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크랩 대표는 미국 증시 역시 내년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그는 특히 인공지능(AI) 확산이 일반 기업의 비용 절감과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중요한 변화로 지목했다.
동남아 지역 중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저평가 매력이 가장 두드러진다는 분석을 내놨다. 크랩 대표는 “미·중 패권 경쟁 속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동남아는 필수 파트너로 부상했다”며 “특히 인도네시아는 현재 밸류에이션이 지난해 말 한국과 비슷한 수준일 만큼 저렴해 향후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nough@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