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컴업 2025’ 무대에 지드래곤의 소속사이자 인공지능(AI) 엔터테크 기업인 갤럭시코퍼레이션의 최용호 대표가 등장했다. 최 대표가 “로봇 아이돌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하자 무대 한쪽에 휴머노이드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드래곤의 복장을 그대로 따라한 아이돌 휴머노이드는 지드래곤의 대표곡 ‘파워’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짧은 공연이었지만 관람객들은 스마트폰을 들어 촬영하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기업가치 1조 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한 갤럭시코퍼레이션은 AI 기반으로 제작한 ‘홈 스위트 홈’ 뮤직비디오 등을 통해 로봇·AI 기술이 문화예술 산업에서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 지를 보여줬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코리아스타트포럼이 공동 주최하고 글로벌·대·중견기업 등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최대 규모 스타트업 페스티벌인 ‘컴업 2025’에서는 이와 같이 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려는 스타트업들의 도전과 혁신이 곳곳에서 생생히 펼쳐졌다. 올해는 ‘미래를 기록한다(Record the Future)’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해외 46개사를 포함한 국내외 스타트업 275개사가 전시에 참여했다.
K-컬처의 인기에 문화·콘텐츠 부스는 다양한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AI 스타트업 비글즈는 K-팝(K-POP) 아이돌이나 스포츠 구단에 대한 팬덤을 대상으로 캐릭터에 AI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결합한 굿즈와 팬덤 서비스를 선보였다.
제조 현장의 AX(AI 전환)를 구현한 기업들도 관람객의 눈길을 끌었다. 원자로 속을 헤엄치는 수중 휴머노이드 로봇 ‘랍스터 3’는 원자력발전소 수조와 군사 시설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위험·고부가가치 산업 현장을 겨냥한 장비다. 카메라와 센서만 장착한 기존 수중 로봇과 달리 단순 관측을 넘어 로봇 팔을 활용한 정밀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사람과 비슷한 크기로 설계돼 좁은 통로나 협소한 설비 틈새에도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다.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선보인 ‘바이손’은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플랫폼을 공개했다. 김민준 바이손 대표는 “AI 기반 품질 관리와 예측 정비가 이미 다수 제조 공정에 도입됐다”며 “자동차와 이차전지 업계를 중심으로 스마트팩토리 적용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물류·로봇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지게차 솔루션을 제공하는 ‘리보틱스’가 눈길을 끌었다.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공장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자율 작업 로봇이 주요 품목이다.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콜롬비아 정부는 중기부와 협력해 각국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별도 국가관을 꾸렸다. 이날 기조 강연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 AI 총괄 기업 휴메인의 타렉 아민 대표는 “AI 칩과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 한국과 공동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다”며 내년 초 ‘휴메인 코리아’ 설립을 공식화했다.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가동됐다. 컴업의 대표적인 혁신 스타트업 발굴·지원 프로그램인 ‘컴업스타즈’를 통해 미국·일본·중국·유럽에 진출하는 스타트업 20개가 최종 선발됐다. 중기부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대·중견기업 35개사가 참여해 2000건 이상의 비즈니스 매칭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성숙 장관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를 다시 써 내려가는 스타트업의 도전을 응원하며 혁신을 위해서는 창업 생태계의 다양한 주체들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컴업 2025가 지혜를 모으고 협력의 씨앗을 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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