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거대 야당을 비판하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참을 만큼 참았다”고 말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5일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에 대한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 기일에 이어 김 전 장관에 대한 증인 신문이 열렸다.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의 반대신문 과정에서 지난해 11월 말부터 비상계엄과 관련한 지시를 받은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11월 24일 주말쯤으로 기억한다. 대통령께서 찾으셔서 관저로 갔는데, 평소에도 시국에 대한 걱정과 염려를 하셨지만 그날은 걱정의 강도가 더 높았다”며 “거대 야당의 패악질이 선을 넘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있다”고 증언했다.
김 전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시점을 지난해 12월 1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는 전보다 분위기가 더 무거웠고, 약 30분 정도 말씀을 하셨다”며 “‘참을 만큼 참았다. 더 이상 이 상황을 방치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는 표현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나라가 망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 않느냐고 물으셨고, 거대 야당의 패악질의 심각성을 국민에게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덧붙였다. 김 전 장관은 “당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에 필요한 사항을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이후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계엄 선포문 등 세 가지 초안을 준비해 보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께서 비상계엄 선포시 병력 투입 규모를 물으셨고, 적게는 2만~3만 명, 많게는 5만~6만 명 정도가 소요된다고 말씀드렸다”며 “잠시 침묵하신 뒤 ‘그렇게 많은 병력을 투입했던 과거의 계엄과는 다르게 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은 오는 9일 변론 종결을 앞두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해 12월30일 김 전 장관 등 군 관계자 사건과 조 전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 사건을 병합해 심리 중이다. 재판부는 6일까지 증거조사를 마무리한 뒤, 7일과 9일 이틀에 걸쳐 결심공판을 진행할 계획이다. 9일 변론이 종결될 경우, 지난해 2월 20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진행된 내란 우두머리 사건은 약 11개월 만에 1심 변론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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