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모태펀드에서소부장(소재·부품·장비) 전용 펀드 결성 실적이 전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시장과 정부자금이 성장성과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되면서 소부장 기업으로 자금이 흐르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소부장 산업이 AI·로봇 등 미래 핵심 기술의 기반이 되는 만큼 정책 자금의 마중물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6일 중소벤처기업부의 ‘모태펀드 계정별·연도별 결성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소부장 계정 결성 실적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4년 11월 기준 소부장 결성액은 649억 원이었다.
소부장 전용 펀드 결성이 중단된 주된 배경으로는 투자 시장에서 AI 등 특정 분야 쏠림 현상과 정책 금융 지원 축소가 꼽힌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투자 혹한기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은 실패 확률이 높고 회수 기간이 긴 소부장 기업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다. 스타트업 데이터베이스 기업 더브이씨에 따르면 소부장 영역인 제조·화학 분야 스타트업 투자금은 지난해 1733억 원으로 전체 투자금 의 2.6%에 그쳤다. 반면 AI 투자 비중은 2022년 9.4%에서 2025년 23.6%로 급증했다.
AI 투자 열풍 속에 정부의 소부장 정책 금융 지원도 눈에 띄게 줄었다. 모태펀드 계정별 예산 현황을 보면 소부장은 2022년 600억 원에서 2023년 300억 원, 2024년 40억 원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예산 자체가 편성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소부장특별회계 기한이 2024년 12월까지 에정돼 있던 만큼 소부장 계정 출자를 중단했다"며 "삭감된 예산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기 창업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중소기업진흥계정의 딥테크 기업에 분산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와 민간 투자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소부장 업계는 연구개발과 검증 비용을 위한 자금 유치에 난항을 겪으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부장 업계 관계자는 “소재를 개발해도 국내에서 이를 평가할 수 있는 공공 테스트베드가 부족하다"며 "비용 부담에 기술 검증이 이뤄지지 않으니 투자자 유치 역시 쉽지 않은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AI·데이터센터·로봇 등 핵심 산업의 성장을 위한 소부장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정책 금융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간 정부의 소부장 정책은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해 기존 반도체 제품의 품질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반도체를 넘어 새로운 소재와 부품, 장비에 대한 기술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가 기술 난이도도 높고 투자 위험이 높은 초기 소부장 기업에 자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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