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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산단서 창업하면 법인세 10년간 면제…지방주도성장으로 체질 바꾼다 [2026년 경제성장전략]

지역별 법인세 차등화 검토…비과세 등 조세지출 활용할듯

중복비용 우려 속 지역화폐·온누리상품권 상호보완책 마련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년 경제성장전략 당정 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 오른쪽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연합뉴스




올해 경제성장전략에는 이재명 정부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지방주도성장(지주성)’을 구현하기 위한 기존의 상식을 깨는 파격 정책 수단들이 빼곡히 담긴 것으로 평가된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업단지 조기 조성과 안착을 위해 10년간 법인세를 면제하고 현재 당기순이익 규모별로 차등화한 현행 법인세 체계를 지역별로도 달리하는 방안까지 본격적인 검토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핵심 자본과 인력 등을 서울과 그 인접 지역에 집적화한 수도권 중심 발전전략에는 한계가 다다랐다는 진단 하에 우리 경제의 체질을 전면적으로 고치겠다는 취지다. 당장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최적지는 경기 용인 등 수도권이 아닌 재생에너지 등이 풍부한 새만금 등 남부 지역이라는 지역 정가의 주장과 맞물려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현안이 될 전망이다.

9일 재정경제부 등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RE100 산단 시범지역 선정과 조성계획 발표를 목표로 최고 수준의 재정·세제지원 등을 약속했다. RE100 산단 내 창업기업엔 소득·법인세를 10년간 100% 면제하고 이후 5년간 50% 더 감면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생 업체가 문을 열자마자 최장 15년간 최소 50% 이상 법인세를 아낄 수 있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인센티브다. 이는 윤석열 정부 때 만들어진 기회발전특구 내에서 창업하거나 사업장을 신설하는 기업에 대해 소득·법인세를 5년간 면제하고 이후 2년간 50% 감면해주는 것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의 절세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 안팎에서 RE100 산단 지정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전북 새만금의 경우 투자진흥지구에 입주하는 창업기업이 받을 수 있는 세제 혜택은 소득·법인세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에 그친다. 세간의 예상대로 새만금이 RE100산단으로 최종 지정된다면 단순 계산해 세 부담을 3분의 1이상 덜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이뿐만 아니라 RE100 산단에는 지방투자촉진보조금 한도 및 국고 보조비율을 상향하고 인허가 간소화와 재생에너지 조달비용 인하, 산단 인근 임대주택 우선 공급, 외국교육기관 유치 등 최상의 정주여건도 제공된다. RE100 산단 외에 수도권에서 낙후 지역으로 이전하는 기업들도 낙후도에 따라 8~15년간 소득·법인세 감면기간을 부여받는다. 김재훈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지방에 관해서는 수요와 공급, 그다음에 민관이 협업해 총체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을 우대하는 이른바 ‘지역별 법인세 차등화’도 검토 대상이다. 올해부터 아동수당 등을 낙후 지역일수록 더 많이 주는 지역 차등 지원 적용 범위를 재정에서 세제로 확 넓히겠다는 것이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구체적으로 어떤 세목에 대해 어떻게 할지는 아직”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법인세나 사업과 관련된 쪽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다만 과세표준 구간별로 10~25%의 세율을 적용하는 현행 법인세의 큰 틀은 유지하되 지방 소재 기업에는 한시적으로나마 비과세·우대세율·과세이연 등 조세지출을 활용하는 방식이 우선 거론된다. 올여름 발표할 내년도 세법개정안에 확정된 세부 내용을 담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법인세 경감책은 한때 포스코 등 지방 대도시에 본사를 둔 대기업들조차 인재 이탈 등을 이유로 서울행을 고민하는 세태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아울러 전국을 수도권·동남권·대경권·중부권·호남권 등 5대 초광역권과 제주·강원·전북 3대 특별자치도 등 ‘5극 3특’으로 재편하고 지역 특성에 맞춘 성장엔진 연계 메가특구 도입과 특별보조금 도입에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방의 거점국립대에는 지역전략산업 유관 대기업 등과 손잡고 취업 보장 계약학과생을 2030년까지 500명 규모로 확대하는 등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인력 공급 체계도 구축한다. 고용주가 지역민을 채용하는 경우 1년간 월급의 절반을 보태주는 지역고용촉진지원금 적용 범위 역시 기존 고용위기지역은 물론 고용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확대한다.

지역전략산업의 인공지능전환(AX)을 위한 창업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지역 투자의 마중물을 공급하고자 150조 규모의 국민성장펀드 투자금을 지방에 40% 이상 할애하고 지난해 100조 원 규모였던 지방 정책금융도 2028년까지 125조 원으로 단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방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온누리상품권의 상호보완적인 운영방안도 마련해 중복비용을 줄이고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한다. 김 국장은 “결국에는 지방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게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지주성 종합 패키지를 내놓은 것은 수도권과 지방의 성장 격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탓이 크다. 국가데이터처의 지난해 3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을 보면 권역별 GRDP 성장률은 수도권(서울·인천·경기) 3.2%, 동남권(부산·울산·경남) 1.1%, 충청권(대전·세종·충북·충남) 1.0%, 대경권(부산·울산·경남) 0.6%, 호남권(광주·전북·전남) -1.2% 순이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내총생산(GDP)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실상 수도권 나홀로 성장 가도에 올라선 셈이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난제인 지방소멸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면서도 기업이 아니라 관이 주도하는 식이어서는 곧 한계에 부닥칠수밖에 없다고 본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소수의 전략 지역을 엄선해 장기간의 투자를 해줘야 그나마 효과가 있다”면서 “조세 감면 위주의 지원책보다는 앵커 기업들이 도시 전체를 직접 설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상상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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