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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누구냐?”
별빛하나 비치지 않는 칠흙 같은 밤. 상대방의 얼굴조차 가늠할 수 없는 시골 밤길을 걷노라면 앞에서 들리는 바스락소리에 놀라기도 한다.

상대방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답답함은 깜깜한 밤거리나 사이버공간이나 마찬가지다. 사이버 공간에 익명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스쳐지나가는 사람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상대방의 모습을 보고싶어하는 욕구와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져갔다.
이를 해소시켜준 것이 바로 아바타 서비스다. 어린 시절 종이인형 놀이를 하듯, 사이버 캐릭터에 옷과 액세서리를 입히고, 성형과 염색을 하고 애완동물을 데리고 다니는 아바타 서비스.

초기에 10~20대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출발했으나, 이제는 30~40대이상의 이용자들도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아바타의 의미는 원래 ‘내려오다’ ‘통과하다’라는 의미의 산스크리트어 ‘Ava’와 ‘아래’ ‘땅’이란 뜻인 ‘Terr’의 합성어.

고대 인도에선 땅으로 내려온 신의 화신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인터넷시대가 열리면서 3차원이나 가상현실게임 또는 웹에서의 채팅 등에서 자기 자신을 나타내는 그래픽(사이버 인형)을 가리킨다.

아바타는 사이버공간의 나, 온라인 업체들 수익모델로 부상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없었던 인터넷 공간에 아바타가 소개되면서 젊은 네티즌을 중심으로 짧은 시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아바타는 중독성이 있어 한번 구매하면 지속적으로 반복 구매하게 되는 특성이 있다. 철마다 유행에 맞춰 옷을 갈이 입히기도 하고, 우울한 때 기분전환을 위해서도 아바타를 치장하기도 한다.

아바타는 디지털 재화의 특성상 제작 및 유통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매출액 대부분이 이익으로 연결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커뮤니티 포털사이트는 물론 게임, 온라인 교육업체들의 수익모델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00년 11월 아바타서비스를 처음으로 유료화시킨 네오위즈는 아바타 관련 상품을 회원에게 판매해 2001년 13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네오위즈의 관계자는 “유료화를 실시한 첫날 올린 매출이 750만원으로 ‘누가 그런걸 사겠냐’는 외부의 비난을 뒤엎었다”라며 “올들어서도 계속 성장해 7월 월매출이 25억원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현재 네오위즈의 1,660만 회원 중 프리미엄 서비스를 한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이 250만명을 넘었다. 아바타는 커뮤니티 포털은 물론 채팅사이트의 대표적인 수익모델로 자리잡았다. 수익모델이 부재했던 채팅사이트는 아바타를 도입, 막대한 매출을 올리게 됐다.

오프라인서도 마케팅수단으로 아바타 도입
온라인에 머물렀던 아바타가 오프라인으로도 진출했다. 최근 네오위즈와 프리챌 등 포털업체들은 오프라인 기업과 라이선스 계약 및 공동 프로모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제휴를 맺고 있다. 우선 이들 기업의 브랜드 혹은 제품을 아바타로 제작 혹은 별도의 전용 아바타숍을 개설하는 등 아바타를 기업간(B2B) 거래의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오프라인 기업들이 기업 및 자사의 제품에대한 인지도를 높이기위해 아바타를 활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온오프의 윈윈전략으로 손꼽힌다.

커뮤니티포털 세이클럽을 운영하는 네오위즈는 C엔터테인먼트 등 음반, 영화 제작 전문업체들과 손잡고 이 회사의 제품 및 캐릭터 등을 아바타로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나이키스포츠 코리아와 필라코리아 등 대형 스포츠패션 브랜드와도 제휴해 스포츠 의류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종류의 아바타를 선보였다. 프리챌은 기업의 온라인 광고와 연계해 기업 브랜드와 상품을 알리기위해 아바타를 적극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그동안 나드리화장품, 에버랜드, LG화재 등 분야별 대표업체와 제휴해 이들 업체의 아바타숍을 개설하고 관련 이미지를 아바타로 제작했다. 또 지난해 조폭마누라의 배급사인 코리아픽처스와 공동으로 ‘조폭녀 순진남’ 베스트 아바타 선발대회를 갖고 시사회 티켓 및 아바타 상품권을 제공하는 공동프로모션을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연예기획사와 엔터테인먼트 전문업체 등과의 제휴를 확대하는 한편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사이버 신차 발표회를 유치,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이벤트 참가자 전원에게 아바타를 제공중이다.

움직이는 아바타, 실사형 아바타까지 거듭되는 기술 발전
아바타제작 기술도 발전을 거듭해 평면적인 아바타가 입체형으로 화려하게 바뀌는가하면 자신의 얼굴로 아바타를 만들 수 있는 실사형 아바타 등 신기술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캐릭터 합성기술 전문업체인 마인소프트는 자사가 운영하는 아바타사이트 붐보(www.boombo.com )에서 점토인형 모양의 3D 아바타를 최근 새롭게 선보였다. 클래이 아바타로 명명된 이 아바타는 3D로 제작돼 있어 기존 아바타에 비해 입체감이 뚜렷하고 표정이나 동작이 자연스럽고 다채로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점토의 질감을 그대로 살림으로써 실제 인형을 보는 듯한 정서적 친근감까지 유발하기 때문에 단조롭고 평면적인 기존 아바타와 차별화된다는 장점이 있다. 회사측은 클레이아바타가 기존의 아바타에 싫증을 느낀 청소년층에게 새롭게 인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실사형 아바타도 인기다. 자신의 사진을 스캐닝 해 아바타를 만들어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하는 실사형 아바타도 개발돼 국내는 물론 일본으로 진출해 해외 수출의 길을 열었다.



실사형 아바타 제작 및 서비스 전문업체 케이포테크놀로지는 최근 일본 이엔트리(www.eentry.co.jp)에 아바타 기술을 제공하게 됐다. 케이포테크놀로지는 9월말부터 이엔트리가 일본에서 처음으로 개설하는 실사형 아바타 전문사이트인 조이미재팬(www.joymejapan.com )에 아바타 제작기술과 관련 노하우를 제공하게 됐다.

김성현 케이포테크놀로지 부장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일본에서 실사형 아바타 서비스는 기존 조합형 아바타 서비스를 짧은 시간에 대체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제휴는 일본 시장에서의 안정적인 매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성공하는 아바타의 숨은 비결을 찾아라
아바타가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파급되기시작한 데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가상사회에서 사람들간의 관계를 형성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을 가장 자연스럽게 도와주는 곳이 커뮤니티 사이트로 우선 사람들 간에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욕구가 컸던 것. 또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특성상 이용자들의 충성도가 다른 포털사이트보다 높았던 것도 성공배경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업체들의 새로운 서비스 개발이 한몫을 했다.

첫번째로 손꼽을 수 있는 성공비결은 까다로운 고객들의 입을 맞추는 것. 네오위즈는 우선 품질높은 상품과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켜주는 머천다이징이 이루어져야만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와 관련된 인재들을 양성해 왔다. 또한 세이클럽 커뮤니티의 이용자들이 기존의 채팅과 동호회 뿐 아니라 게임, 메일, 메신저, 모바일 서비스등에서도 자연스럽게 아바타를 이용하도록 준비 하는데 선택과 집중을 해왔다.

두번째는 무료에서 출발해 프리미엄서비스로 정착시키는 것. 일단 커뮤니티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채팅과 이메일 등 기본 서비스는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프리미엄 서비스는 이런 기본적인 기능 외에 좀더 재미있고 특별한 기능을 회원들에게 유료로 제공한다. 자신의 아바타를 예쁘게 꾸밀 수 있는 아이템과 기본 서비스를 한층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는 특별기능을 따로 판매하는 것.

세번째는 유행에 민감한 상품을 선보이는 것. 옷만 갈아입히는 아바타는 이제 더 이상 새롭지가 않다. 신발, 액세서리 등 장신구는 물론 성형수술 등 각종 부가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지난 6월 월드컵의 열기가 뜨거웠던 당시 사이버공간의 아바타는 ‘Be the Reds’가 적힌 빨간 티셔츠와 태극두건 그리고 손에는 응원용품이 들려져 있었다.

업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월드컵의 특수를 놓치지 않았던 것. 또한 한여름 휴가철이면 비키니와 바닷가 풍경, 광복절이면 태극기와 유관순복장, 추석이면 한복과 차례상 등이 개발돼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그 밖에도 사랑고백을 위한 특별한 아바타도 인기다. 온오프를 망라해 자신을 표현하고자하는 욕구가 지속되는 한 아바타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경제신문 정보과학부 장선화기자<jangsh100@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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