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초음속 돌파…‘굉음’을 없애라

항공 우주공학자 데이빗 그라함과 그의 동료 세 명은 코앞으로 다가온 프로젝트 마감일 때문에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그런데 조그마한 갈색 거북이가 하나가 개발 프로젝트를 그르치려 하고 있었다. 작년 8월, 모자브 사막에는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고, 몇 시간 후에 두 대의 노스롭 그루먼 F-5E 전투기들이 지평선 너머에서 비행해 올 예정이었다. 전투기들이 하퍼 드라이 호수 위 3만 피트 상공에서 날아올라 시속 920 마일로 비행하면 그 뒤로 긴 소닉붐(음속을 돌파할 때 나는 폭발음)이 일어난다. 이 굉음은 초음속 항공기의 특성으로, 이 때문에 지금까지 저공 고속 비행은 불가능했었다.

다른 굉음의 2대 전투기
이 굉음을 감소시키는 연구를 이끌고 있는 노스롭 그루먼社의 엔지니어들은 두 대의 전투기에서 나오는 굉음이 서로 다를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인간의 청각으로는 구별이 불가능하지만 연구팀의 SUV 뒤에 실린 측정 기기로 그 차이를 포착해서 불안정하고 불순물이 많은 실제 대기 중에서도 제대로 적용된다는 30년 전 이론을 입증하기로 했다. 그러나 호수 바닥에 설치할 여러 장비들을 가득 싣고 있는 이 SUV는 사막 거북이가 호수 바닥을 지나 갈 때까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SUV가 거북이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이유로 토양 관리국에서 강경한 지침을 내린 것이다. 동트기 전까지 사막 거북 암컷은 물과 먹이, 그리고 수컷을 찾아 어슬렁거리는데, 모든 거북이가 그렇듯 이동하는 것 자체가 매우 힘든 일이어서 녀석은 자주 휴식을 취해야 한다. 이 느림보 거북이가 다시 제 갈 길을 가기까지는 15분이나 걸렸다.

마침내 호수 바닥에 이르자, 나사의 연구원 에드 허링은 휴대용 측정 장치 패키지를 2.5 마일 간격으로 배열하도록 지시했다. 이 패키지에는 직접 디자인한 초정밀 Bruel & Kjaer 4193 마이크가 장착되어 있다. 북쪽으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로스롭의 시험 비행사인 로이 마틴이 F-5E기를 이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전투기는 그라함이 Welko Gasich의 우아한 1956년식 디자인을 완전히 개조하여 탄생시킨 것이다. 마틴이 조종관을 앞으로 밀자 펠리컨을 닮은 F-5E 기체가 음속 장벽을 뚫고 가속하면서 얕은 각도로 급강하하기 시작했다.

항공기 조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라함, 허링 그리고 와일리 연구소 폭파음 전문가인 켄 플록킨 등은 사막에서 올라온 열기에 대기가 불안정해진 8월의 한낮을 피해 동틀 무렵 테스트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떠오르는 태양에 눈이 부신 마틴은 가늘게 뜬 눈으로 계기판을 바라보며 테스트 속력을 음속의 36%에 달하는 마하 1.36으로 고정했다.소닉붐이 원뿔을 그리며 마틴의 제트기를 뒤따랐다. 그리고 압력파가 허링이 설치해 놓은 측정 장치를 휩쓸고 지나간 뒤 마틴은 속도를 늦추며 혹시 있을지도 모를 두 번째 실험을 위해 방향을 틀었다.

파란선 표시된 F5E의 충격파
그 뒤를 이어 네바다의 폴론네이벌 에어스테이션에서 출발한 스탠다드(개조시키지 않은) F-5E 기가 45초 간격을 두고 비행해 왔다. 플록킨은 두 대의 전투기가 30초 동안 2분 이하의 시간적 거리를 유지한다면 각각의 전투기에서 나오는 두 개의 굉음을 비교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두 번째 전투기가 뿜어낸 우레와 같은 이중 굉음의 가청 범위는 수 마일에 이르렀다. 두 번째 소닉붐이 호수 바닥에 전달되고 나자 비로소 데이터가 완성 됐다. “저는 두 소닉붐간의 차이를 분명히 느꼈습니다.”라고 그라함은 기억을 떠올렸다.

그러나 여기에는 분명 논쟁의 여지가 내재해 있다. 두 굉음에서 전달되는 충격파는 그 간격이 1/10초 이하여서 개조된 항공기(F-5E)의 소닉붐을 변경한 두 번째 실험은 시도조차 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몇 분 사이, 엔지니어들은 차 트렁크 안의 휴대용 컴퓨터에 나타난 두 개의 굉음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개조된 F5E 의 충격파는 파란 선으로, 해군 전투기의 충격파는 빨간 선으로 표시되었다.이는 예측과 거의 정확히 일치하는 결과였다. 그 누구보다 소닉붐 사업에 오랫동안 몸담아 온 켄 플로킨은 춤을 추었고 그라함은 눈에 눈물이 맺혔다고 한다. 플로킨은 뉴욕 이타카의 코넬 대학으로 전화를 걸어 “성공했습니다!” 라고 기쁨을 전했다. 하지만 상대편의 대답은 침착했다. “그럴 줄 알았네.”

저소음 항공기 제작 관건
8월 모자브 사막에서 시행된 테스트는 저소음 소닉붐 설계가 지니고 있었던 결정적인 의문에 해답을 제시했다. 이제 엔지니어들은 항공기에서 우리의 귀까지 전달되는 소닉붐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저소음 항공기를 디자인하고 제작하는데 수반되는 이론적 위험부담이 훨씬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몇 년 간 저소음 X-기는 초음속 제트기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해왔다. 여러 조사를 통해 이들 항공기는 10억 달러가 넘는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수요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고 보잉社와 걸프스트림社에서도 SBJ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또한 날카로운 소닉붐으로 인한 위치노출을 방지하고 적진에 몰래 침투할 수 있는 저소음 s초음속 폭격기도 시장 수요가 높은 편이다. 오랫동안 항공기 제조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축적한 록히드 마틴社 역시 익명의 지원으로 비밀 연구소에서 이미 상용화 가능한 초음속 비즈니스 제트기의 개발을 마쳤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그러나 이착륙 시 방출되는 소음을 적정수준으로 낮출 수 있는 엔진 제작과 저소음 초음속 제트기의 디자인을 흉물스러운 F-5E보다 더 세련되게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가장 큰 과제는 초음속 항공기가 저공으로 비행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공군 제트기나 백만장자의 전용기에서 방출되는 소닉붐을 어느 정도까지 제한해야 거리의 행인들이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적정 수준인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이는 결국 기술의 문제가 아닌 정책적 사안으로 귀결된다.정치적 문제도 중요하기는 하지만 직면한 다른 모든 문제와 비교해볼 때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플록킨이 모자브 호수 바닥에서 거둔 성과를 서둘러 알리기 위해 전화했던 코넬대의 알버트 조지 교수도 지난 30년 간 이 문제를 고민해 왔다. 조지는 1960대 후반 소닉붐이 핫이슈로 떠오를 때 코넬대에서 플록킨의 졸업 논문 지도했었다.

공기밀도 따라 다른 굉음
당시 콩코드 초음속 여객기와 콩코드의 러시아 판이 하늘을 날고 있었고 보잉사는 전장 300피트, 시속 1800마일의 초특급 항공기를 제작 중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항공기들은 파열음이 너무 심했다. 순수 가청 이론을 연구하던 조지 박사는 이러한 파열음을 날카로운 더블뱅에서 부드럽고 무해한 압력파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의 동료 리차드 시바스는 이론을 뒷받침하는 수학적 체계를 세웠는데, “시바스는 조지의 이론을 듣자마자 약 30초 후 그에 맞는 수학 공식을 완성하곤 했어요.”라고 플록킨은 말한다. 그 결과 시바스-조지 이론이 탄생한 것이다.

1971년 1월, 연구원들은 그들의 이론을 책으로 펴냈다. 국회에서 두 달 후 보잉사의 초음속 수송기안을 폐지하였지만 시바스-조지 이론은 30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그러나 수학적 계산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단순한 형태를 만들 때는 적용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복잡한 비행기를 제작하는 데 어떻게 이용되는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다. 이론이 올바르게 적용 됐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모델을 만들어 바람이 몰아치는 터널에서 테스트 해보고 오류가 발견되면 모델을 수정하여 다시 테스트 해보는 길 뿐이었다. 다음 실험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대신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는 뚜렷한 확신도 없는 길고 값비싼 싸움이었다. 시바스-조지 이론을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플록킨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실제 비행기에도 생각했던 것만큼 이론이 정확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초, 더 강력해진 컴퓨터와 유체 역학적 수치 그리고 기체 주변의 기류를 컴퓨터로 재현하는 기술인 CFD 에 힘입어 이 문제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다. CFD기술 덕택에 풍동(風動)에서보다 훨씬 빨리 계산 결과를 얻을 수 있었고 세부적인 결과 분석 및 수정도 거의 동시에 가능해졌다. 그러나 시바스-조지 이론에 입각하여 항공기를 제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해도 여전히 맹점은 존재한다. 땅에서 듣는 폭발음이 기체 바로 옆에서 듣는 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압력파가 대기를 통과할 때 각각의 파동이 요동치며 더블뱅으로 합성되어 땅에 도달할 때는 그 형태가 바뀌게 되는 것이다. 시바스-조지 이론은 적절한 디자인이 그러한 오류의 발생을 막는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초음속기가 떠있는 진공에 가까운 고도에서부터 지상의 두꺼운 공기층까지의 상태 변화가 완만한 이상적이고 안정된 대기 하에서만 가능하다. 실제 대기는 사정이 다르다. 공기의 밀도는 변화무쌍하고 갑자기 풍향이 바뀌면서 불안정한 풍속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대기는 CFD 가 둘러싸기엔 너무 크지 않은가. 이러한 결점들로 인해 이 이론이 백지화 될 것이라는 회의론 또한 적지 않게 제기 되었다.

저소음 초음속 플랫폼 계획
시바스-조지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예측 불가능한 많은 요인들로 인해 실패할 지도 모르는 위험 부담을 안고서라도 직접 기체를 제작하여 비행해 봐야 한다.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해 줄 것으로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사람이 바로 도메닉 매글리어리다. 오래전 나사를 은퇴한 그는 소닉붐에 대해서 전문가이다. “나는 내 자신을 지구 전문가라고 생각한다. 지구에서 오랫동안 살고 있으니 말이다.” 라고 그는 말한다. 1990년대 초, 나사가 초음속 수송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 했을 때, “소닉붐이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또는 소닉붐이 기체로부터 퍼져 나올 때 N-파로의 전환이 가능한가?” 라는 결정적인 문제점에 대한 유일한 해답은 비행 검증뿐이라는 것이 매글리어리의 주장이었다.

1993년 그는 초음속 무인 항공기, Firebee 2에서 소닉붐을 제거하는 실험을 계획했다. 자금 부족으로 계획이 무산 됐을 때 나사는 비밀리에 록히드 SR-71 블랙버드로 같은 실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록히드 항공사의 스컹크 워크 연구실에서 SR-71을 제작한 이들은 비밀리에 소닉붐을 감소시킬 계획을 진행했다. 스컹키 워크에서는 맥도넬 더글라스에서 로우붐(파열음의 획기적인 감소) 전문가인 존 모겐스턴을 영입하고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리차드 시바스를 컨설턴트로 고용했다. 1998년까지 스컹크 워크 팀은 소닉붐을 감소시켰다고 믿고 걸프 스트림과 초음속 비즈니스 제트기에 대한 합작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두 회사는 넷제트社를 포함한 잠재적인 고객들과 접촉하기 시작했다. 전문 투자가인 워렌 버핏의 회사는 비즈니스 항공기의 판매 분야를 개척해왔고 이미 수백 대의 제트기를 주문 받아놓은 상태였다. 로우 붐이 실현되기만 하면 넷젯은 당장이라도 구두 계약을 체결한 기세였다.

이 소식은 나사가 보잉사에서 내놓은 비관적인 전망으로 초음속 수송기 계획을 포기했을 즈음 날아왔다. 그러나 록히드 마틴, 걸프스트림 등이 국회에서 끈질기게 로비를 펼친 끝에 2000년 2월 미 국방부로부터 소닉붐 감소 연구에 대한 예산을 책정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듬해 미 국방부 산하의 첨단기술연구기획국(DARPA)의 저소음 초음속 플랫폼(Quiet Supersonic Platform, QSP) 계획이 시작됐다. DARPA에서 아직 기업용 제트기 제작 사업까지는 손대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QSP의 목적은 비즈니스 제트기나 초음속 폭격기 등에도 이용 가능한 이른바 다중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노스롭 그루먼사가 이 계획에 뛰어 들게 되었다.

흔히 외향적인 엔지니어를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고들 한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구두를 쳐다보고 있는 등의 동작으로 구분한다든가 하는 방법 말이다. 그러나 그 고정 관념은 열정적이고 말재주가 좋고 깔끔한 옷차림의 찰스 보카도로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는 2000년 노스롭 그루먼의 QSP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원래 보카도로는 미래 항공기 연구에 몸담았었고, QSP 계획에서는 마하 2의 속력(시속 약 1320 마일)이 차세대 항공기의 목표라고 결론 내렸다.보카도로는 지금 저소음 초음속 항공기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라고 말한다. 테러리즘에서부터 미사일에 이르는 위협들의 “접근 불가”는 미군이 적진에서 좀 더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앞으로는 영화에서도 바로 앞에서 총을 쏘며 달려드는 수백 명의 군인을 찾아볼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라고 보카도로는 지적한다. 그러나 노스롭사의 B-2와 같은 아음속(시속 700~750마일 이하) 폭격기들이 적진을 향할 때에는 기지에서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고 즉각적인 송신을 못하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극초음속(음속의 5배 이상)의 항공기가 실현 가능하다 해도 유지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마하 2의 폭격기가 하루 종일 비행하려면 스텔스 기술과 적당한 고도 및 속력을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스텔스 기술과 적당한 고도 유지
보카도로는 이글 에어로노틱스에 서명하느라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맥도넬 더글라스 고속 민간 수송기 팀의 핵심 연구원인 맥글리어리, 플록킨 그리고 줄리엇 페이지를 독자적으로 만났다. 설계자인 짐 커셀은 그들의 영향력은 결정적이라고 말하며, “DARPA는 매우 과감한 목표를 세우고 있었고 모두가 소닉붐을 제어할 수 있는 마법 같은 기술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라고 덧붙였다. 연구자들은 플라즈마에서부터 초음속 복엽기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제안하고 있었다. “켄, 도메닉 그리고 우리 식구들 모두는 그 제안들 중 일부가 물리 법칙에 맞지 않거나 확실치 않다는 사실에 동의 했습니다.” 라고 현 QSP 프로그램 매니저인 노스롭사의 스티브 코마디나는 말한다. “그들은 기체 옆에서가 아니라 직접 그 밑으로 들어가 일했어야 합니다.” 해결책은 분명히 시바스-조지 이론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컴퓨터를 고안, 이용하는 길이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맥글리어리는 다시 한번 파이어비를 대상으로 검증된 그의 주장을 상기시켰다. 그러나 모두가 위험 부담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가장 큰 문제는 무인 조종기는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항공 역학자 데이빗 그라함이 또 다른 의견으로 노스롭 그루먼사의 F-5E 기를 제안했다. 노스롭의 시험 비행사 로이 마틴이 그라함의 연구실을 지나가고 있었을 때 한 엔지니어가 그를 붙잡고 기수가 무겁게 개조된 F-5E의 비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고 물었다. 마틴의 요구는 단 두 가지였다. 기체의 앞부분을 더 넓게 만들지 말 것(이는 흡인기로 유입되는 기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 메인 랜딩 기어 도어는 그대로 남겨놓으라는 것.(F-5E의 동체 착륙 순서는 간단하다 : 착륙 불가)

해군 F-5E기 개조순간 도래
그라함의 연구팀은 16개월 간 F-5E의 앞부분을 디자인하면서, 흡입공기흘림 문제부터 시작하여 붐 쉐이핑 수정 공식에 관한 록히드 마틴, 노스롭, 보잉사의 코드간 불일치를 해결하기 위해 꽤나 고생했다.



(흡입 공기 흘림이란 전방 흡입구에서 수용하지 못하는 공기에 맞서 비행하는 초음속 항공기의 부작용으로서 기수 부분에 충격파가 생성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2002년 거의 대부분을 비행 테스트에 대한 커다란 진척은 거두지 못하고 그저 열심히 일만 했다. “최종 디자인의 명칭은 24B4로 정해졌는데, 이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노력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라고 그라함은 말한다.

2002년 12월 DARPA는 F-5E 개조안을 재검토하기 위해 헌팅턴 비치에서 회의를 주최했다. 플록킨, 매글리어리 그리고 노스롭 그루먼의 연구팀원들은 나사, DARPA와 만나기 전 이 곳 회의장에서 함께 모였다. 그라함은 그때를 회상하며 말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와 있는가?” 최종 디자인은 커다란 펠리컨 부리를 닮은 그로데스크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그대로 밀어붙이기로 결정했다. 이제 노스롭 그루먼사가 테스트 비행기인 해군 F-5E기를 개조할 순간이 온 것이다. 7200시간을 비행해온 이 비행기는 해군에서 폐기할 예정이었는데 노스롭 그루먼사의 테스트로 인해 수명이 50시간 정도 연장되었다.안타깝게도 F-5E 기 개조에 소요되는 시간 때문에 첫 테스트 비행이 여름으로 미뤄지고 있었다. 여름의 고온은 대기상태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부분적인 음속을 높여 마하 1.4라는 목표가 달성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나마 희소식이라면 예상한 항력이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죠.” 마틴의 얘기이다. “그 사실이 1.3 마하의 속력을 가능케 했습니다.” 제네럴 일렉트릭은 그 결과가 낡은 J85 엔진의 “스로틀 푸쉬” 때문이라고 시인하며 다시는 사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개조된 비행기는 시험 비행에 충분히 적합하다고 증명됐다. 플록킨에 의하면 제작 과정에서 그 누구도 시바스-조지 이론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한다.

한계속도 마하1.45까지 가능
8월27일에 실시한 테스트의 빠른 성공과 예상과 이론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일치한 사실은 춤이라도 출 만큼 가치 있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도 이상에 불과한 이론을 실현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있었지요.” 라고 플록킨은 말한다. 이에 매글리어리는 “쉐이핑은 테스트에 관한 모든 것에 실제로 적용되지는 않았습니다. 그것은 단지 실제 대기에서 실제 거리를 가지고 기체의 모양의 효과를 증명하는 수단이었죠.” 라고 덧붙였다.

낡은 비행기를 가지고 실시한 테스트가 성공한 덕분에 연구팀은 다른 조건하에서도 같은 결과가 재현되는지 알아보는 연이은 실험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2004년 1월에 만들어진 비행기들은 추워진 날씨 덕택에 그 속력의 한계를 마하 1.45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고 오후 1시까지도 비행이 가능해졌으며 여전히 실험 결과는 훌륭했다. 날씨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9일 내내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라고 허링은 말한다. F-5E 는 마치 신형 혼다처럼 날았고, 연구팀은 21대의 비행기를 추가로 측정했다. 허링은 붐 모양을 탐지 할 수 있는 센서를 장착한 F-15 기를 도입했고 소용돌이와 난류 현상이 없는 지상 6000에서 8000피트 상공에서 측정하기 위해 미공군의 조종사훈련학교에서 블래닉 세일플레인기를 빌렸다. 또한 플록킨은 비행기가 선회할 때 지정한 지점으로 붐을 집중시킬 수 있는 “푸쉬-오버”라는 조정법을 고안하였는데 이는 다시 한번 실험 결과와 이론이 일치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였다. “플록킨이 신이 나서 춤추는 것을 다시 한번 볼 수 있었죠” 라고 그라함은 말한다.

노스롭 그루먼 연구팀은 현재 연구에 사용될 비행기를 위한 전시관을 찾고 있으며 다른 회사에 마찬가지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보카도로는 초음속 폭격기에 대한 에어 포스의 높아진 관심과 6개 회사가 상업용 초음속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한다. 여기에는 스윙-윙 디자인과 충격파를 소멸시킬 수 있는 레이더용 안테나를 개발한 걸프 스트림사와 록히드 마틴사, 그리고 보잉사가 포함되어 있다. GE 항공 엔진사의 고급 기술 마케팅과 관리 프로그램의 매니저인 하비 맥클린의 설명에 의하면 잠재적인 시장의 규모는 막대하다. 그는 또한 가격이 한 대당 1억 달러를 호가하더라도 500대에 육박하는 항공기의 수요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을 인용하며 “ 넷제트사는 당장이라도 초음속 비즈니스 제트기를 100대 정도는 주문할 것입니다.” 라고 확신했다.

민 군용 초음속 크루저엔진 연구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 국방성이나 넷제트사가 총체적인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소닉붐을 최소화할 수 있게 설계된 전혀 새로운 개념의 항공기인 X-기의 개발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 계획의 실행에 필요한 것은 돈이다. “ 최상의 기술은 이미 갖추었습니다. 다만 이를 실현시킬 자금이 없는 게 문제죠.” 매클린의 얘기이다. 버지니아에 위치한 나사의 랭글리 연구소에서 초음속 비히클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피터 코엔에 의하면 나사는 연관된 기술들을 모두 검증할 때까지 수명을 유지해야하는 X-기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계획의 첫 번째 과제는 미연방항공청의 승인을 받고 오늘날 초음속 민간기에 대한 무조건적인 규제를 소음도에 따른 규제로 완화시키는 것이다.

엔진은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주요 엔진 메이커인 제네럴 일렉트릭, 롤스로이스 그리고 프랫 앤 휘트니社는 군사용과 민간용으로 사용 가능한 초음속 크루저 엔진을 연구 중이다. 민간용 엔진은 군사용과는 다르게 이착륙시 소음이 적어야 하며, 수리할 때를 제외하고는 몇 천 시간을 가동 시킬 수 있도록 단단하게 만들어져 풀가동되어야 한다는 것이 연구 과정의 핵심이다.아마도 가장 큰 진전을 보이고 있는 회사는 록히드 마틴일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스폰서에 의해 모아진 자금력으로 2001년부터 초음속 비즈니스 제트기 프로젝트를 시작하었다.

프로그램 매니저 톰 하트먼은 노력의 성과에 대한 언급 대신 2000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록히드 마틴에서 그와 함께 일 해온 동료, 시바스에게 영예를 돌릴 것이다. “역사가 책으로 쓰인다면 시바스가 로우 붐계의 라이트형제가 될 것입니다.” 록히드 마틴의 사내 월간지는 11월 호에서 사실상 그들의 로우 붐 기술은 이미 증명 되었고 항공기 디자인이 완성됐다고 언급하면서 외관과 사이즈, 성능, 무게에 이르기까지 작동에 필요한 조합을 마쳤다고 시사했다.

또한 록히드 마틴은 더 이상의 검증 모델은 필요 없으며, 단지 피트 제곱 당 1/2 파운드의 과도압력 최고점에서 제한된 초음속 영공 비행을 승인해줄 새로운 FAA 규정만이 필요하다고 암시했다.2010년까지 X-기를 비롯해서 비즈니스 제트기의 원형조차도, 15년 전 사람들 대부분이 물리학 법칙에 반한다고 여겼던 무엇인가를 실현시킬지도 모른다. 즉 지상에서는 거의 인지할 수 없는 붐으로 초음속 비행에 성공하는 것이다. 정말 그런 날이 온다면, 우아한 소형 전투기로부터 개조된 볼품없는 녀석이 역사의 결정적인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