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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첨단 구호용품 디자인전

21세기형 구호용품(CARE)을 주제로 한 디자인전 신설 결정을 할 당시 원조격인 1945년의 구호용품을 훨씬 능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었다. 그 당시 스팸과 돼지 기름, 옥수수 가루, 분유와 기타 미제 식료품들이 담긴 구호상자들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굶주리고 있던 수많은 유럽인들의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1945년 직후 구호상자를 통해 도구와 담요, 의약품들도 투하되었다. 수십년간에 걸쳐 국제 구호 개념은 전문 지식 및 기술 이전과 곤경에 처한 지역에서의 자립심 고취 활동으로까지 발전되었다.

이번 디자인전에 초대받은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선택 기회가 주어졌다. 참석자들은 지역을 정하고, 그 지역의 긴급하고 특정한 사회, 정치, 문화, 국내외적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위한 기술적 해결책을 생각해 내야 한다. 이 기술은 현존하거나 조만간 실현가능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기술간 상호 연계의 기회를 제공해 각 참가자의 출품 컨셉과 관련있는 과학, 기술 분야 전문가들을 연결해 주었다. 올해 봄 폴더와 디스크, 파일이 첨부된 이메일들이 본지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이 프로젝트는 국제 구호 기구나 심야 뉴스, 플로렌스 의료봉사단과 101항공여단에 필적할 만한 영향력이 있음이 드러났다.

심사위원들 앞에는 음향탐지기의 희생양인 고래를 구하는 수중 자동주행 차량을 비롯해 생존형 사무용 의자, 휴대형 단물 장치, 그리고 미국의 PAL이라는 다소 조롱조의 프로젝트도 있었다. 미국에 의해 해방될 사람들을 뜻하는 PAL은 해방될 지역 주민들이 아이포드와 핫도그 같은 미제 상품들을 대규모로 공급받는 프로젝트이다. 상당히 진지한 출품작들이 있었던 반면 장난기 섞인 것들도 있고, 기계들로 넘쳐나는 서구 사회가 처한 역경을 전문 용어로 서술한 데 그친 것들도 있었다.

대체로 이번 출품작들은 기술의 힘을 중요시하는 출품자들의 의식을 반영한다. 회원제만의 장점이 발휘된 덕분이다. 이들 외에 어느 누가 과연 전기감응식 폴리머나 직물형 전기발광 디스플레이, 3-D 스캐너를 구호물자라고 생각하겠는가? 물론 정화된 물과 같은 기본적 니즈 관련 제안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매끈한 휴대형 통신기기나 향상된 네트워크 접속망, 더 많은 단말기와 디스플레이, 그리고 이런 장비들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해 줄 태양이나 증기, 이론상 효율성이 높은 스털링 엔진 같은 전력원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심사위원들은 디자인과 기술 분야 전문가들로 실현 가능성 있는 제안들을 골라낼 안목이 있었다. 이들은 파퓰러 사이언스지 본부에 모여 출품작들을 심사했다. “테크노포르노”, “환타지 프로젝션”, “상업적 홈런” 같은 형용사들이 오갔다. 수많은 실용적 의문들이 제기되었다. “왜 이 상자에 정수기를 연결해야 할까?” “그렇게 하면 경제적으로 절약이 될까 부담이 될까?” “이 기술에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나?” 이런 심사과정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특정 기술이 아니라 보다 철학적인 문제였다. 현실에서 이런 최첨단 구호 기술들이 진정한 선물이 될까 아니면 권력 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도구가 될까?

구호 기술
이번 디자인전 참가자들 대부분이 전쟁과 기반 시설 붕괴, 휴대 가능하고 신속한 설치가 가능한 기술을 염두에 두었는데, 이를 가장 잘 구현한 알렉산더 로즈와 대니 힐리스가 “CARE 큐브”라는 다목적용 패키지를 제안해 대상을 탔다.“지난 8월 미 동부 해안지역 정전 사태 발생 후 9/11 참사와 같은 사고를 대비해 이걸 개발중이었습니다”라고 로즈가 말한다. 그는 10,000년 단위로 시간과 문화를 연구하는 샌프란시스코 롱 나우 재단의 이사장이다. “기반 시설 붕괴를 ‘재난 지역’의 기준으로 볼 때 세 가지가 필요했습니다. 깨끗한 물과 통신수단, 전력이죠.”

두 사람은 이 만만찮은 문제를 한 변이 1.8미터이고, 무게가 1톤 가량 되는 정육면체 상자 안에서 모두 해결하려고 했다. 이 프로젝트를 연구하던 3개월 동안 로즈는 연구 휴가차 보르네오와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타일랜드를 돌아다니면서 롱 나우 재단에 10,000년짜리 시계 두 개를 제작해 준 컴퓨터 과학자 힐리스와 지속적으로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이들은 사용자의 메시지가 수신되거나 인터넷에 접속될 때까지 계속 발신되는 태양력 휴대폰형 PDA들로 채워진 상자를 구상했다. 이 상자는 설정 가능한 LCD 스크린과 여러 언어들을 쉽게 입력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구동식 키보드를 비롯해 서랍형 싱크대와 정수 필터들도 갖추게 된다.

태양열 반사경과 연소 상자로 연료가 공급되는 스털링 엔진에서 에너지를 저장한다. 이 두 동력원 중 하나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사용자는 고정식 자전거로 전기를 발생시키면서 저렴하게 에어로빅도 할 수 있다. “놀라운 것은 제가 돌아다닌 지역들 중에서 이 장치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엄청나게 많으리라는 점이었습니다. 물과 전력, 통신시설을 모두 갖춘 곳은 한 곳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흥미로운 건 이런 지역들에서 신기술을 굉장히 빨리 수용한다는 겁니다. 핵심은 서비스 능력입니다. 이 기술들을 유지할 능력이 없으면 이런 지역에 도착하는 대로 고물 장치가 되어버릴 겁니다”라고 로즈가 말한다.

금방 구식화되는 기계의 폐해를 염두에 두었던 앤드류 자고도 수상을 했는데, 그의 회사에서 개발한 자립형 공동체 통신센터는 호평을 받았다. 자고는 전세계적 기술 덤핑 문제를 “유해한 식민지화”라고 표현한다. 올해에 미국에서만 3억2천5백만 대의 컴퓨터가 낡아서 못쓰게 된다고 미 환경보호국에서 밝히고 있는데,
이들중 상당량이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 전역을 이미 뒤덮고 있는 전자 쓰레기 더미의 규모를 한층 더 늘리게 된다. 중국 규유라는 마을의 한 폐기물 처리 부지는 소각장과 유독성 연기, 분리해 녹인 컴퓨터 부품들로 꽉 들어찬 강으로 환경 재난 지역의 대표적 사례가 되고 있다.

뉴욕시와 디트로이트에 건축설계사무소를 두고 있는 자고는 이런 폐품들의 재활용 방법을 생각해냈다. “낡았다는 건 상대적인 표현이죠”라고 그가 말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엄청나게 빠르다’고 했지만 이제 낡았다고 우리가 버린 것들을 사용할 사람들은 굉장히 많습니다.” 그가 재구성한 컴퓨터와 위성 모뎀들은 상징적인 수준에서나마 낡은 기술 폐기를 줄이고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기술의 맛을 볼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 계획은 또 다른 문제도 고려하고 있다. 만약 CARE 패키지가 식료품 용기처럼 단기적 니즈만 충족시킨 채 폐기된다면 이는 일방적 전달에 그치고 말아 파괴된 공동체를 복원하는 보다 궁극적인 문제, 즉 자립적인 사회 간접망 재건이나 복구는 다루지 못하게 된다. 자고의 패키지는 로즈와 힐리스의 패키지와 더불어 이런 간접망 복원의 길을 제시해 준다. 이들의 구호 장비들은 기술과 노동 시장을 창출해 불안정한 지역에서 미시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촉진한다.

다목적용 의자
통신 두절이나 위협, 불안정은 제 3세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디지털망과 교통수단으로 촘촘히 얽힌 지구상에서의 테러로 지구촌이라는 말이 다소 암울한 의미로 들린다. 에코 디자인사의 소테리아 사무용 의자는 테러에 대비해 콤팩트한 이중 기능 구조를 갖추어 찬사를 받았다. 소테리아의 설계자인 에릭 챈과 발레리 트라웃맨스도프는 자신들이 구상한 사무용 의자가 “9/11참사보다 더한 사고에도 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한 테러 대비용이 아니라 재난 대비용입니다.” 물론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세계무역센터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탈출의 신 이름을 딴 소테리아는 방화 헬맷과 재킷, 유리창을 깨는 삽 역할을 하는 등받이, 그리고 사용자의 위치와 심장박동, 연기와 열을 추적하는 센서들이 좁은 공간에 교묘하게 갖춰져 있다. “재난이 닥치면 뭐가 필요할까요?” 챈이 묻는다. “세 가지가 필요하죠: 피부 보호 장비, 호흡용 기구, 잔해를 제거하고 진로를 만들 도구죠.”

대부분의 수상작들이 연락과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고려했다. 소테리아의 경우에는 통합 i-Bean 기술이 적용됐는데, 메사추세츠 캠브리지 소재 밀레니얼 네트사와 동경 소재 무선 감지망 개발업체가 개발한 이 기술은 전 사무실 모니터 장치로 시스템 내의 모든 의자를 지도에 표시한다. 지구촌, 통합적 네트워크의 등장, 공동체의 정의: 심사위원들이 출품작들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런 것들이 모호해지면서 전혀 다른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 “공동체”가 “필요”로 한다는 게 과연 무슨 의미일까? 한 출품작은 구호 물자의 긴급 수혜 대상에 인간 외의 다른 종도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공동체는 생명체들간의 사회적 패턴이므로 어떤 생물에게든 필요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

지난 가을 시애틀의 한 멕시코 식당에서 데킬라 없이 5시간에 걸친 저녁 식사를 하며 워싱턴 대학 디지털 아트 및 실험 미디어 DX 아트 센터의 숀 브릭시와 학생들은 고래에 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각자 음향학을 비롯해 해양 과학과 로봇공학 지식을 쏟아냈다. 이안 잉그램과 브렛 베티, 브릭시는 논란이 일고 있는 고강도 음향 신호에 관한 얘기를 시작했는데, 해군에서는 적 잠수함을 찾아내기 위해 이 저음파 신호를 실험중이다. 이런 신호로 인해 고래가 입는 피해에 관한 연구들이 진행중인데, 이 신호 때문에 방향을 잃거나 못 듣게 되는 고래도 있고, 시끄러운 소음에 놀란 고래가 깊은 수면으로부터 급상승하다 다이버들이 급히 상승하며 겪는 색전증에 걸려 죽는 경우도 있다.

고래에게 소음 차단용 헤드폰을 주면 안될까? 이런 문제의식으로부터 소음 차단용 자동주행 수중 차량이 탄생했다. “권력과 부, 기술, 기동성, 군과 환경에 대한 영향이 CARE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개념을 확장하기로 했죠. 물론 다소 엉뚱하기는 했지만 다른 생물들도 고려하기로 한 겁니다”라고 브릭시가 말한다. 브릭시의 팀은 자동주행 수중 차량(AUV)이라는 로봇 잠수함 배치용 무인비행기를 구상했다. 담당 지역을 따라 대형을 갖춘 AUV들은 피해를 입히는 저주파를 상쇄할 음파를 발사한다. 이 아이디어는 독특한 구상으로 편집자 상을 받았지만 브릭시는 이렇게 항변한다: “이건 공상이 아닙니다. 만약 해군에서 투자할 생각만 있다면 10년 내로 이걸 실현할 수 있습니다.

무인비행기는 이미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사용되었어요. 해군에서 AUV에 관한 연구도 많이 했습니다. 우리는 아티스트일 뿐이예요”라고 그가 말한다. “여러분은 그냥 꿈만 꿔도 되지만 저희는 제대로 작동하는 기계에 관해 말을 하는 겁니다. 이건 결코 뜬구름 잡는 얘기가 아니라구요.”
뜬구름 잡는 일은 도시의 별이라는 기발한 착상으로 2등상을 거머쥔 줄리안 라베르디에르와 폴 미오다에게 맡기도록 하자. 두 사람이 찾아낸 니즈는 아주 간단했다: 도시에 살면서 밤하늘을 올려다 보는 사람들은 초롱초롱한 별들 대신 희뿌연 도시의 밤조명만 보게 되었고, 그 때문에 오랫동안 밤하늘의 별들이 불어넣어 주었던 소망과 경외심이 사라져 버렸다.

“저희는 실현 불가능한 니즈를 실현시키고 싶었어요”라고 라베르디에르가 말한다. “전 SF의 원조 쥘 베른의 낙관적이면서도 기발한 면을 늘 좋아했어요. 빛은 촛불이든 레이저든 늘 과학과 신비 두 가지 모두와 연관이 있었고, 그래서 저희는 빛과 인공 별이라는 아이디어를 결합해 보기로 했어요. 예전처럼 감탄을 자아내고 기분을 북돋워 줄 수 있는 별을 만드는 거죠.”파퓰러 사이언스 과월호들을 읽고 미 항공우주국의 자문을 얻은 후 두 사람은 도심 20마일 상공에 떠서 깜빡이는 인공 별을 구상해냈다. 이 별은 원형으로 연결된 5개의 고공 기상관측용 기구로 구성되어 전기식 발광형 파이프와 태양광으로부터 전해액을 뽑아내는 광전지로 된 별을 높이 띄워 놓는다. 전선의 고리에는 크세논 섬광 촬영장치와 배터리팩, 항해용 추진기가 달려 있다.

1990년대 중반 예일대 미술 학교에서 학급 친구로 만난 라베르디에르와 미요다는 기분을 돋우는 데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2001년 9월 11일로부터 정확히 6개월이 지난 후 사라진 세계무역센터 자리에서 빛의 위령제를 기획했다. 두 줄기의 거대하고 강력한 빛이 으스스하면서도 웅장하게 밤하늘로 솟아오르며 사라진 건물을 연상시켰다. 한 심사위원은 이 프로젝트를 “거대한 TV”라며 제외시킨 반면 다른 심사위원은 기술을 이용해 심적인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아이디어를 좋게 평가했다. 라베르디에르와 미요다가 제안한 것은 기술의 가치를 호의적으로 사용하자는 것이었다. 시장화가 가능한 제품은 눈에 띄지 않았다. 기반시설 붕괴나 오염, 끔찍한 범죄를 다룬 작품도 없었다. 바로 이게 수상작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기술을 이용했지만 기술과는 거리가 먼 크세논 동력으로 반짝이는 휴식 같은 별. 이 별은 두려움과 재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꿈에서 탄생한 것이다.

대상 -케어 큐브

기반시설 붕괴지역의 체계적인 구호장비

고안자 : 알렉산더 로즈와 대니 힐스
대상: 주요 기반시설이 부족한 마을
프로젝트: 휴대형 통신기, 정수 기능 및 발전기
“기반시설 붕괴 지역의 체계적인 구호 장비”를 설계하면서 알렉산더 로즈와 대니 힐스는 재난이 발생할 경우 반드시 세 가지, 즉 깨끗한 물과 통신수단, 전력이 필요하게 된다는 점을 고려했다. 항공기로 배치 가능한 로즈와 힐스의 구호상자에는 정수기와 컴퓨터, PDA처럼 네트워크에 연결된 통신장치, 스터링 엔진과 발전기가 장착되어 있다. 유도 호스로 강물을 빨아들여 정수한다. PDA로 서로 메시지를 교환할 수도 있고 기지국 근처에 있을 경우에는 인터넷 접속도 가능하다. 전기를 생산하려면 고정식 자전거와 햄스JDYD 쳇바퀴 모양의 페달 위에서 뛰거나 나무와 볏짚, 또는 다른 연소물질을 태우면 된다. 날씨가 쾌청하면 이 장치에 달린 스털링 엔진을 태양력으로 가동할 수도 있다.

우수상-도심의 별

어두운 도시 밤하늘의 새로운 별

고안자 : 줄리안 라베르디에르와 폴 미요다
대상 : 광선 오염의 영향을 받은 도시들
프로젝트 : 인조 별
9/11테러로 사라진 세계 무역센터에서 웅장한 빛의 위령제를 기획했던 두 주인공이 어두운 도시의 밤하늘로 관심을 돌렸다. 도시의 북극성은 빛을 발하는 별로 도심 상공을 유유하게 떠다니면서 휴식중인 심장과 같은 속도로 깜빡거리며 아래에 있는 도시민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이 별은 헬륨을 채운 폴리머 풍선들의 도움으로 떠다닌다. 추진 탱크와 방향 조절 추진기가 GPS가 장착된 위치추적 장치에 부착되어 있어 이 별은 경로를 이탈하지 않는다. 낮에 광전지 필름 판넬들이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모아 전지에 저장했다가 밤이 되면 별 모양의 전기 발광 띠들이 저장된 에너지로 빛을 발한다. 흑연 복합재로 된 버팀대로 안정성을 유지하고 전지의 동력을 이용한 크세논 섬광장치가 반짝이는 효과를 낸다. 간헐적인 초록색 불빛을 보고 이 도시의 별과 하늘의 실제 별을 구분할 수 있다.



장려상-소테리아 의자

생존을 보장해주는 의자

고안자: 에코 디자인
대상: 불안한 초고층 건물내 근로자들
프로젝트: 비상용구 의자
테러가 만연한 요즈음 일반 근로자들은 전세계적 전쟁에 참여한 예비군처럼 테러에 노출되어 있다. 에코사의 디자이너들은 단순해 보이는 사무용 의자에 방화용 모자가 달린 조끼와 구급약품들, 밧줄과 끝이 날카로운 연장들을 장착했다. 팔걸이는 지렛대나 삽 손잡이의 2중 역할을 한다. 단단한 덮개로 덮힌 조끼에는 가스 마스크와 전지, LED 램프, 희생자의 위치를 전송해 주는 심장박동 센서, 그리고 대피 안내를 받을 수 있는 FM 라디오가 달려 있다. 만약 빌딩이 여러분을 덮치면 이 조끼를 입은 다음 의자를 해체해 잔해를 해치고 길을 만들어 나오면 된다.

장려상-컴퓨터 재활용 기술

21세기형 공중전화 박스

고안자: 자고 아키텍처
대상: 컴퓨터와 전화가 없는 사람들
프로젝트: 재활용 공동체 전화 시설
부유한 국가들로부터 기능은 멀쩡하지만 구식이 된 컴퓨터와 휴대폰, 기타 전자제품들을 공급받는 중국 같은 개발도상국의 실리콘 폐기장을 보면 기술의 양면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장비들을 유용한 방식으로 재결합해 사용할 경우 유용하겠지만 이 제품들을 소각하고 분리해내는 과정에서 납이나 수은, 카드뮴 같은 유독성 물질이 누출된다. 자고 아키텍처에서는 외딴 지역을 세계 다른 곳들과 연결하는 거치형 통신 센터를 고안해냈다. 재활용 컴퓨터와 전자부품들로 제작될 이 통신센터에는 컴퓨터와 위성 모뎀, 태양 전지와 위성 전화기가 장착되어 있다. 이 시설을 통해 멀리 떨어진 가족들끼리 통신을 하고, 학생들이 학업 보충을 하며, 의료 종사자들이 최신 의학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가작 -패키지용포장 상자

확장성 뛰어난 포장 상자

고안자 : 이데오 디자인
대상: 국제 구호기구 근로자들
프로젝트: 확장가능한 네트워크형 컨테이너
이데오사의 디자이너들은 보다 고급스런 CARE 패키지를 발송하려면 상자의 기능이 개선되어 무선으로 위치를 알릴 수 있고 내용물을 보호하는 동안 조금씩 확장이 가능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해서 이데오사의 “확장형 CARE 패키지”가 탄생했다. 가볍고 잘 접히는 금속 프레임이 지지 역할을 하고 기포 주머니를 채운 가방이 내용물을 보호하면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시켜 준다. 패키지를 채우려면 프레임을 펼치고 가방에 물건을 넣은 다음 지퍼를 잠그면 된다. 그리고 펌프로 가방의 공기를 빼내 내용물에 딱 맞도록 하면 운송 도중 내용물이 굴러다니지 않게 된다. 필요할 경우 보조 체인을 따라 이 컨테이너를 확장하거나 수축시킬 수 있다. 갱신이 가능한 무선 디지털 디스플레이 꼬리표에 취급 지시 사항과 배송 주소, 바코드, 아이콘, 여러 나라 언어로 된 설명이 표시된다. 컨테이너에 든 내용물과 목적지는 PDA나 노트북 컴퓨터로 추적할 수 있다.

가작 -발전소

유전공학과 연료전지 기술의 결합

고안자: 안테나 디자인
대상: 화초를 좋아하는 도시 거주자들
프로젝트: 초소형 자연산 독립형 발전기
한 심사위원이 이 컨셉을 “선문답”에 비유했다. 안테나 디자인사의 프로젝트는 전세계 에너지 순환과정에서 전력을 물쓰듯 하는 서구인들에게는 작은 교훈인 셈이다. 이 “전력 식물”은 유전자 공학과 연료전지 기술을 창틀 위의 발전소로 결합시킨 것이다. 작은 유리 용기에 성장이 빠르고, 크기는 작으며 잎은 무성한 이 나무를 재배해 보자. 몇 주 후 이 나무를 작은 조각들로 잘게 썬 다음 물과 섞어 최소한 한달간 썩도록 내버려 둔다. 썩는 과정에서 발생한 메탄 가스가 연료전지에 주입되어 소량의 전기를 발생시켜 아이포드 정도는 충분히 작동시킬 수 있다. 이 컨셉을 고안한 디자이너들은 사람이 무언가로부터 이득을 얻으려면 먼저 그 대상을 돌보며 결실을 얻게 될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한다.

가작-개인용 점령 키트

작은 꽃 모양의 포장용기

고안자: 스프링타임 유에스에이
대상: 미국에 의해 해방될 사람들
프로젝트: 21세기형 선전 도구
이라크의 끔찍한 상황은 강대국에 의한 해방이 얼마나 미묘한 것인지 잘 보여 준다. 해방될 사람들이 해방군을 반기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디자이너 터커 비에메이스터와 그의 팀은 삐꼬는 투로 문화적 동화를 촉진할 상징적 도구들을 쏟아내는 “고성능 폭탄들”을 배치하자고 제안했다. 이 컨셉에서는 자동 정찰 장치들이 반미 감정을 부추기는 외국 방송을 감시해 개입이 필요한 지역을 식별해 낸다. 그런 다음 지역 좌표가 스마트 폭탄을 적재한 비행기로 전송되면 폭탄들이 폭발하며 폭약 대신 엄선된 미제 상품들이 담긴 작은 꽃모양의 포장용기들(맨아래)이 떨어진다. 각 포장용기(아래)에는 날개가 펼쳐지면서 “미국의 PAL”이라고 적힌 야구 모자가 되는 프로펠러가 들어 있다.

가작-전개형 정수 장치

휴대해 다니면서 마실 수 있는 물

고안자: 스미스 밀러 + 호킨슨 건축사무소
대상: 깨끗한 식수가 부족한 지역들
프로젝트: 전개형 식수 장치
이 전개형 장치는 정수장과 비상용 정보 디스플레이, 즉석 대피소 역할을 한다. 네 겹으로 된 이 장치의 맨 바깥쪽은 유기 발광 다이오드 필름으로 되어 있어 비상용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다음 층은 여러 층의 PVC관들과 내열 송진, 탄소섬유 및 수포들로 된 격자 구조물이어서 설치시 팽창하면서 내구성을 증가시킨다. 세 번째 층은 역삼투 장치이다. 짠 물이나 오염된 지표수와 강물은 이 층에서 여과와 탈염과정을 거친다. 이 층에서 걸러진 식수는 마지막 층인 저수용 수포들에 모여진다. 이 수포들이 깨끗한 물로 가득차면 떼어내어 간편하게 조끼처럼 착용할 수 있다 (맨 오른쪽). 이 장치에는 2,000개의 정수용 정제와 500개의 필터들이 다양한 수도꼭지에 알맞게 달려 있다.

편집자상 -해양포유류 대응책

고래용 음파차단 ‘헤드폰’

고안자: 워싱텅 대학 디지털 아트 & 실험 미디어 센터
대상: 해군의 음향 탐지 테스트에 걸린 고래들
프로젝트: 음향탐지기의 유해한 효과로부터 고래를 보호하는 무인 잠수함
많은 해양생물학자들이 해군의 음향 탐지 테스트가 초고밀도 음파를 세계 곳곳의 바다속에서 발사해 멕시코의 걸프만과 다른 지역들에 사는 고래와 돌고래들이 떼를 지어 해변으로 몰려오게 한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강력한 음파가 고래의 음성 기반 교신과 항해 체계를 교란시켜 방향 감각을 상실하도록 하고, 이 음파로 인해 고래들이 결국 귀가 먹거나 죽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일하게 인간 외의 대상을 고려한 이 “능동형 소음 감소 자동주행 수중 차량(AUV)”은 해군이 저주파 음향탐지 기술을 시험중인 지역(1)에 무인비행기로 투하된다. AUV 한 대가 수면에 떠서 무인비행기와 연락을 취하며 음향 모뎀을 통해 다른 AUV들에 정조를 전송한다. 이 정보를 이용해 물속의 다른 AUV들은 고래떼를 찾아내 고래들과 함께 움직인다 (2). 최초의 저주파 음향 신호가 포착되면 AUV들이 고래와 음원 사이에 격자 모양으로 몰려들어 선체 하부를 음원 방향으로 향하게 한다. 각 AUV 밑에 달린 변환기에서 상쇄 신호가 발사되면서 음파로부터 고래를 보호한다 (3). 고래들을 방해 음파로부터 보호하는 것 외에도 AUV는 고래의 행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해군과 해양생물학자들에게 알린다. 음향 테스트가 끝나면 AUV들은 한곳에 모여 수거된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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