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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무쌍한 공상가들의 별난비행

이 괴짜 비행사 중에서 과연 개인비행을 상식적인 시각으로 재정비해 다시 시도할 인물이 있을까?

아마도 그럴 가능성은 거의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들의 시도까지 비난할 수는 없지 않을까?

샌디에고(San Diego) 북쪽의 한적한 시골. 유칼립투스와 소나무 그림자가 드리운 언덕 중턱에서 애틸라 멜쿠티(Attila Melkuti)가 헛간의 문들을 열어젖히자 그 속에서 깜짝 놀랄 만큼 이상한 기계 장치가 불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그가 지난 7년간 제작해온 것이다.

멜쿠티는 거의 완성단계에 있는 자신의 창작품을 바깥으로 밀어냈다. 날렵한 곡선에 선홍빛의 비행 기계인 이것은 UFO와 코르벳함(Corvette)을 합쳐 놓은 듯 무시무시해 보였다. “이 아이디어는 어릴 적 꾼 꿈에서 얻었다. 이 기계가 비행에 일대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임을 확신한다.”라고 멜쿠티는 말한다. 이것은 멜쿠티 혼자만의 생각일지 모른다.

그가 만든 비행기는 추진 시스템인 덕트형 팬에 의존하고 있다. 원형 틀 안에 프로펠러를 끼워 넣은 일종의 추진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유수 항공회사들도 이 방법을 수도 없이 시도했지만 매번 무참히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이 열정적인 유고슬라비아계 이민자는 자신의 구상을 실현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비행을 대중 교통화하고 재창조하는 것을 자신들의 목표로 내건 수많은 발명가와 미래의 선구자중 한 사람인 셈이다.

항공 분야에서 거둔 업적과 진보는 모두 도전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에 대한 도전이었다는 것이다. 라이트 형제가 바로 그러한 도전가 목록에 처음으로 올랐다면 가장 최근에 오른 사람은 버트 루탄(Burt Rutan)이라고 할 수 있다.

버트는 스페이스쉽원(SpaceShipOne) 뿐만 아니라 무수히 많은 혁신적인 비행 발명품을 만들어낸 사람이다

문제는 이 첫 번째와 마지막 사람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뭔가 새롭고 독특하면서도 제대로 작동하는 발명품을 만든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새로운 것이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마틴 홀만(Martin Hollmann)은 말한다. 그는 공기역학에 관해 글을 쓰는 작가이자 비행기 디자인 회사인 에어크래프트 디자인스(Aircraft Desings)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대부분, 비행기 디자이너들은 성능의 획기적인 향상을 약속하지만 그러한 성과물의 탄생은 번번이 미루어지고 그러는 동안 끊임없이 재정상의 위기를 맞게 되며 시험비행을 하다 추락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최악의 경우에는, 디자이너가 자신이 제작한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다가 사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세계의 사람들이 그런 일들을 전혀 예상치 못하는 것도 아니다. 유능하고 똑똑한 많은 조종사들이 자신이 감수하려고 하는 위험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멜쿠티도 이렇게 말한다. “이 비행기에 내 모든 열정과 영혼을 쏟아 부었다. 만약 누군가가 비행기와 함께 추락해야 한다면 그건 바로 내가 될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그들은 결코 파격적인 비행기를 꿈꾸는 정신병자나 기인들이 아니다. 그들은 비행기 제작에 일생을 바친 헌신적인 공학자나 사업가들로 기존의 비행기 디자인과 파격적인 것 사이의 간극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자신들이 개량한 기술과 개선한 디자인을 이용하여 그 간극을 메우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다. 거대 항공기 제작회사들이 결코 생각지 못했을 그리고 종국에 가서는 최적의 비행기로 탄생할 그런 기술과 디자인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거기에는 환상을 쫓는 몇몇 아마추어들과 달변의 사기꾼들이 섞여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쩌면 성공할 수도 혹은 실패할지도 모를 원대한 이상을 쫓는 그들의 열기는 뜨겁기만 하다.

애틸라 멜쿠티
수직 이륙 열망에 사로잡혀 있는 아마추어

기괴하게 생긴 멜쿠티의 비행기가 작년 위스콘신주 오쉬코쉬(Oshkosh)에서 열린 시험비행협회(Experimental Aircraft Association)의 에어쇼에 나타나자, 사람들은 모두 시선을 집중했다. 몇몇 사람들은 믿기지 않는 듯 쳐다보기도 했다. 비행기 디자인에 관한 멜쿠티의 설명이 진담인지 아니면 그냥 우스갯소리인지 잘 모르겠다는 눈빛이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AMV 211이 자신들의 집앞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만약 성공했다면, 그 비행기는 오래도록 고대해온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개인 비행기 시대를 열었을지도 모른다. 중산층 미국인들이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하고 각 가정에서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수송수단 말이다.

그런 비행기를 만들려다 실패한 사례가 아무리 많아도, 멜쿠티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그러한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예감할 수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복합공법, 경량 엔진 그리고 위성위치추적시스템과 같은 첨단기술이 나왔기 때문에 이 분야도 이제 급속히 발전할 것이다.”

관자놀이 근처에 검은 반점들이 눈에 띄는 올해 48세인 멜쿠티는 바위처럼 단단한 역도선수로 자신의 고국인 유고슬라비아에서 항공공학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후, 유고슬로비아의 항공기 제작회사에서 제트기를 다루었다.

그러다가 1986년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항공사의 정비사로 취직했다. 1996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비행기 제작에만 전념하기 시작했다. 지난 7년간, 중고부품, 맞춤용 공작기계 부품을 비롯하여 자신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합성 기체(機體)부품을 이용하여 정성스럽게 AMV 211을 만들고 있었다.

풍동(風洞)실험은 커녕 컴퓨터 시뮬레이션 한번 해 본적 없었다. 모든 것은 종이위에 직접 손으로 설계했다. 그 이유에 대해 “고국에서 살던 시절에는 컴퓨터가 없었다.”라고 설명한다. 제트기 엔진이나 프로펠러 대신, AMV 211은 덕트형 팬에 의존하는데 이것은 수평으로 끼워넣은 약 240cm 가량의 송풍기로, 그 둘레를 변형 450hp 마쯔다(Mazda) 로터리 엔진으로 둘러싸서 동력을 얻는다.

전진비행으로 전환시에는 송풍기 아래에 있는 루버(냉방용 공기 흡입구)가 추력(推力)을 뒤쪽으로 향하게 하면 기체가 이륙자세에서 26도 가량 흔들리며 날아오른다. 이때 조종사와 승객은 정면응시 자세를 취하고 양옆 날개와 꼬리날개는 공기의 흐름에 맡기면 된다.

하지만 최근 얼마 전 흡기구에 균열이 생기면서부터 엔진이 고장을 일으켰다. 그는 발전기를 수리한 다음 비행 테스트를 하기 위해 지방 공항으로 비행기를 옮겨놓았다.

낮은 고도에서 자유비행에 앞서 전체적으로 성능 실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미국의 좋은 점은 원하기만 하면 어떤 비행기라도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감격스레 말한다.

▲ 전망: 구름
그 자신 외에는 멜쿠티가 만든 비행기가 공중으로 뜰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간신히 지상에서 이륙한다 하더라도 제어기에 문제가 발생해 순식간에 기체가 뒤집힐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그가 시도하려고 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극히 위험스럽기까지 하다. 멜쿠티는 아주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부디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멜쿠티와 같이 개인 비행을 꿈꾸는 한 사람으로, 전문 공기역학자이기도 한 바나비 웨인팬(Barnaby Wainfan)은 말한다. 그가 직접 만든 비행기인 페이스모바일(Facemobile) 역시 제작 과정에서 부침을 거듭했다.

조지 바이
사업 계획까지 갖춘 기업인

매끈한 디자인에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개인 전투기를 가졌다고 한번 상상해보자. 동체의 뒷부분은 F-18, 기수는 T-38 그리고 옆면에는 여러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가격은 250만 달러. 선뜻 지불할 마음이 들까?

물론 그럴만한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가정하에서다. 여가용 경비행기, 재블린(Javelin)의 이면에는 이런 커다란 문제가 숨어있다. 올해 47세의 전직 미 공군조종사 출신인 조지 바이의 작품이다. “나는 유레카 순간을 경험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올랐던 것이다. 집사람은 저녁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나는 순식간에 떠오른 그 아이디어를 냅킨에 써내려갔다. 내가 집사람에게 그 얘기를 하자, 그녀는 ‘잘 됐군요. 그럼 이제 저녁 식사나 할까요?’라고 시큰둥하게 대답했다.”라고 바이는 그 순간을 떠올렸다.

현대식 경량 항공 전자장치에 최신 초경량 터빈엔진에 결합한 “개인 비행기의 스포츠카” 이것이 바로 조지 바이의 목표다. 최고 마하 0.92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비행기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쯤 되면 초음속이 무색해질 정도다. 2000년에는 재블린의 설계, 제작, 마케팅을 위해 애비에이션 테크놀로지 그룹(ATG: Aviation Technology Group)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항공기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까다롭고도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미연방항공국(FAA: Federal Aviation Administration)의 테스트 및 허가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감당해낼 수 있는 신생업체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재블린이 이를 통과한다 하더라도, 더 큰 문제는 시장에 넘쳐나는 수많은 군사용 제트기들과 치열한 판매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체코의 L-39 알바트로스를 개조한 모델은 약 50만 달러면 구입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군사용 제트기들은 유지비가 많이 들고 여러 가지 면에서 규제를 받게 된다. 한 예로, 군사용 제트기들은 상업용이나 승객을 실어 나르는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ATG사는 1,700 파운드 추력의 터보팬 2개로 동력을 얻고 최첨단 디지털 항공 전자장치를 탑재한 재블린 1호가 올 초에는 이륙할 수 있게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또한 2007년까지는 FAA 인증서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그러나 그러한 희망이 실현된다 하더라도, 이 최고급 장난감을 위해 250만 달러를 선뜻 지불할 고객이 얼마나 있을지가 문제다. 바이는 그저 전체 초경량 제트기 시장에서 바이가 목표로 내건 재블린의 시장 점유율은 8% 정도다. 초경량 제트기 시장은 향후 10년간 430여종의 항공기들이 각축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 전망 : 부분적으로 햇살
항공학적 측면에서, 재블린은 분명 실용적이면서도 아주 멋진 비행기가 될 수 있다. “아마도 아주 훌륭하게 비행을 마칠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이러한 걸림돌 때문에 시장이 작을 수밖에 없다. 요행수를 바라지 않는 한, 400대 판매도 힘들 것 같다.”

폴 몰러
상금에 눈독 들이는 교묘한 사기꾼

지난 8월, 인간의 달 착륙 이래 가장 오랫동안 고대해왔던 일이 캘리포니아주 데이비스(Davis)의 푸른 초원에서 벌어졌다. 비행의 역사에 남을 쾌거 중 하나였다.

그리 많지 않은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꼭 배트맨차 같이 생긴 붉은색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거리더니 순식간에 한쪽으로 기울어지며 상공으로 2-3 피트 가량 떠올랐다. 8개의 150hp 로터리 엔진 돌아가는 소리가 마치 말벌 떼라도 몰려오는 듯 아주 소란스러웠다. 그리고 몇분 후, 그 비행 물체는 지상에 내려앉았다.

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사건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굳이 따지자면, ‘비행’이라고까지 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67세의 캐나다인 발명가, 폴 몰러가 기자들과 투자자들에게 10년 넘게 해 온 약속에 이정표를 세운 획기적인 사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1991년, 몰러 M400 스카이카(Moller M400 Skycar)의 프로토타입을 처음으로 소개하면서 그는 1년 내로 이 기계가 날수 있게 될 것이라고 호언했다. 스카이카가 마침내 지상을 이륙하긴 했지만, 몰러가 그렇게 장담했던 성능에는 아주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최고 속도 375mph로 4명을 태우고서 안전하고 효율적인 비행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다. 그 외에도 몰러는 2002년 말경이면 1만여 대의 스카이카가 도로 여기저기를 윙윙거리며 날아다닐 것이라고 큰 소리쳤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몸체를 초경량 섬유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스카이카는 4개의 덕트형 팬으로 날아오른다.



몰러도 멜쿠티처럼 이 방법을 택했다. 왜냐하면 덕트형 팬은 자유회전하는 동일 크기의 프로펠러보다 훨씬 더 많은 추력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덕트형 팬은 1950년대와 60년대 제작된 수직이륙 실험용 항공기에 몇 차례 사용된 적이 있었다. 라이언 XV-5A 버티팬(Ryan XV-5A Vertifan)도 그중 하나로 양 날개에 팬이 부착된 단일 엔진 제트기였다.

그러나 그러한 여타의 시도들과 마찬가지로 버티팬의 성능실험도 실망스럽게 그지없었다. 중량 초과에 제어기까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덕트형 팬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문제는 엄청난 마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로터(회전날개)의 직경을 두 배로 늘릴 경우, 마력도 두 배로 증가한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헬리콥터의 로터를 길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홀만은 설명한다. 덕트형 팬을 탑재한 항공기의 또 다른 문제점은 만약 동력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헬리콥터처럼 자동회전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헬리콥터는 동력이 공급되지 않아도 자유 회전하는 로터가 계속해서 양력(揚力)과 복원력(復原力)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 반면, 덕트형 팬은 벽돌처럼 떨어져버린다. 덕트형 팬을 장착한 라이언 XV-5A 두 대 모두 추락했으며, 각각에 타고 있던 조종사도 사망하고 말았다.

▲ 전망: 폭풍우
구입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2003년, 미국의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미등록 유가증권을 판매한 혐의로 몰러 인터내셔날(Moller International)능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그 솟장에 따르면, 1960년대 초부터 수직이륙 비행기를 설계 제작해 온 몰러가 투자자들에게 스카이카의 성공 가능성을 과장 광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 스카이카는 과거나 지금이나 초기 개발단계에 있는 프로토타입(prototye)에 불과하며, 중요한 비행실험을 한 적도 없고, 항공학적 측면의 실현가능성이나 상업성을 입증하지도 못 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 원고측 주장이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또한 몰러가 자사의 재정상태에 관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비난했다. 결국 몰러는 이 소송 화해금으로 5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바나비 웨인팬
문제점을 꿰뚫어보는 최고의 비행사

바나비 웨인팬은 대중 비행기(general aviation)의 미래 모습을 예측했다. 마치 스텔스 전투기처럼 생겼다. 저가의 수제(手製) 2인승 대중 비행기인 파셋모바일(Facetmobile)은 삼각주 모양의 혼합형 날개를 달았으며 전체적으로 뾰족하게 각이 진 평면으로 이루어졌다. 마치 록히드 마틴에서 제작한 F-117 같다. 웨인팬이 설계도 제작을 시작한지 6개월 정도쯤 록히드 마틴에서 내놓은 기종이다.

웨인팬은 이에 대해 우연의 일치라고 말한다. 공기역학자인 그는 현재 노쓰롭 그루먼(Northrop Grumman)에서 근무하고 있다. F-117은 되도록이면 적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도록 외형을 평면으로 제작했다. 그 제작단가를 낮추어 만든 것이 파셋모바일이다.

부품들이 평평하기 때문에 가정에서도 탁자위에서 놓고 조립할 수 있다. “비행기 가격이 너무 비싸다. 앞으로는 집 한 채 값이 아닌 자동차 한대 정도의 가격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너무 성능만 따지는 경향이 있다. 더 높이, 더 빠르게 그리고 더 멀리까지 날아가는 비행기만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것은 더 단순하면서 안전하고 저렴하지만 더 많은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그런 비행기를 만드는 것이다.

파셋모바일은 좀 더 마음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날으려는 사람들을 위한 비행기다.”라고 웨인팬은 말한다. 웨인팬에게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친 것은 다이크 델타(Dyke Delta)였다. 1962년에 소개된 이 모델은 수제 삼각날개 비행기다. 수평미익(水平尾翼)없이 수직 꼬리날개를 다는 등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다. 또한 최고 170mph 까지 속도를 낼 수 있었고 분당 2,000 피트의 고도상승이 가능했다. 웨인팬의 파셋모바일은 겨우 46hp 엔진에 최고속도는 110 mph 정도다. 더 큰 엔진을 장착하고 전체적으로 좀 더 대형화하면 델타 정도의 성능을 내는 것도 어렵지는 않다. 외장을 평면 판넬로 제작한 파셋모바일은 델타보다 공기력은 심하지만 항력(抗力) 손실은 아주 적다며, 용이한 제작방법을 고려해 봤을 때, 구매가치가 충분하다고 웨인팬은 말한다.

헝클어진 더벅머리에 턱수염은 무성하게 기른 웨인팬은 올해 49세로, 작은 키에 아주 열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그가 파셋모바일을 처음 시험 비행한 것은 1993년도의 일이다. 그해, 웨인팬은 캘리포니아주 치노(Chino)에 있는 자신의 집에 만들어놓은 공항에서 출발하여 위스콘신주의 오쉬코쉬까지 비행한 뒤 되돌아왔다. 총 비행거리는 2,350 마일 정도였다. 그 다음 해, 캘리포니아 블리드(Blythe)에서 이륙하다가 갑자기 500 피트 상공에서 엔진이 멈춰서버렸다. 다행히 웨인팬은 상처하나 없이 무사했지만 그 사고로 비행기는 완전히 부서지고 말았다.

▲ 전망: 고요
현재 파셋모바일, 아니 파셋모바일의 잔해는 캘리포니아 콤톤(Compton)의 격납고 안에 놓여있다. 파셋모바일을 덮어놓은 검정색 방수포 위에 날마다 먼지가 쌓여간다.

새로이 랜딩 기어를 달고 새로운 천 덮개도 갖추고 나면 다시 비행할 준비를 갖출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웨인팬에게 언제쯤 그 일을 착수할 여유가 생길지가 의문이다. “나는 한가정의 가장이다. 5식구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직장을 포기할 수 없다. 나는 현재 우주항공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당신이 다른 구상들로 여념이 없을 때 일어나는 것들이 바로 인생이다.’라는 존 레논의 말처럼 싫지만 양보를 해야 할 일들이 있다.”라고 웨인팬은 말한다. 파셋모바일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 저가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안전하면서도 상용화가 가능한 구상이다.”라고 스포츠맨 파일럿(Sportsman Pilot) 잡지의 잭 콕스(Jack Cox)는 말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웨인팬이 파셋모바일을 상용화할 수 있는 사업모델로 만드는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어떻게 감당할 것이냐 하는 점이다. 웨인팬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은 호소했다. “도움주실 수 있는 분은 제게 꼭 연락주십시요.”

제이 카터 주니어
로터리 비행의 성배(Holy Grail)를 쫏는 외로운 별

텍사스의 위치타 폴스(Wichita Falls). 잡초와 녹슨 비행기 조각들에 둘러싸여 있는 한 격납고 안에서 올해 59세의 사업가인 제이 카터 주니어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앞으로 항공업계에서 음속만큼이나 주지의 사실이 될 역사적 이정표를 만들기 위해 절차부심하고 있다.

바로 ‘Mu=1’라는 개념이다. 그 너머에는 공기역학적 측면의 이상향이 펼쳐져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비행기가 헬리콥터처럼 이륙하고 비행기처럼 빠르고 효률적으로 전진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4사람을 태우고 LA에서 출발하여 재급유도 하지 않고 350mph 속도를 유지한 채, 미국을 횡단하여 뉴욕까지 비행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라고 그는 확신한다. 그 정도면 기존 민간 헬리콥터보다 3배나 빠른 속도이고 운행거리도 5배나 된다.

카터의 론 스타(Lone Star)의 위용은 더할 나위 없이 믿음직스럽다. 카터는 텍사스 시골마을과 오클라마호에서 성장했다. 그 곳에서 아버지와 그는 취미삼아 자신만의 독특한 오토자이로를 제작했다.

1974년에는 자신이 발명한 증기동력 자동차로 파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지의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텍사스 공대(Texas Tech) 졸업후에는 벨 헬리콥터(Bell Hellicopter)사의 연구개발부에서 XV-15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확연한 차이점을 지닌 두개의 로터리날개 비행기 개발 경험은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비행기의 성능을 어떻게 하면 향상시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일단 착수한 후부터는 그야말로 매일같이 밤샘 연구를 했다.”라고 그 시절을 회고한다.

자신의 연구에 있어 최대 걸림돌은 속도장벽 문제가 될 것임을 카터는 알고 있었다. 이는 헬리콥터가 개발된 이래 지금까지도 발목을 잡고 있는 문제다. 고속비행시 헬리콥터는 전방이동용 로터끝의 속도에 제한을 받는다.

이 로터끝은 소리장벽에 다다를수록 위험스러울 정도의 압력과 엄청난 항력을 발생한다. 양력(揚力)과 전방운동량을 유지하면서 회전날의 회전을 늦추는 것도 어쩌면 한가지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그 지점에서 Mu가 시작된다. Mu=1에서는 로터끝이 뒤쪽으로 기운 채, 공중에서 정지상태가 된다. 그리고 로터 전체에서 생기는 항력도 크게 줄어든다. 불행하게도, 로터가 발생시키는 양력 또한 많이 줄어들어 시동을 걸면 흔들리게 된다.

카터를 비롯하여 공학자, 시험조종사 및 자문가들로 구성된 그의 기술팀이 오토자이로를 제작하는 데는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들은 이 오토자이로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해 주길 바라고 있다.

카터콥터(CarterCopter)로 명명된 이 오토자이로에는 낮은 회전속도에서 복원성을 훨씬 향상시키기 위해 육중한 로터팁을 달았다. 또 전방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변형 코르벳 엔진과 고효율 프로펠러를, 그리고 로터 양력 손실을 메꾸기 위해서 가느다란 날개 한 쌍을 달았다.

1994년, 처음으로 특허신청을 냈고 1998년에는 프로토타입 비행을 했다. 5년간의 테스트를 마친 후, 카터콥터는 100시간 비행기록을 달성했고 최고 속도도 173mph에 달했다. 그러나 여전히 Mu=1 비행은 달성하지 못 했다.

하지만 카터콥터는 지금까지 8번이나 추락했다. 가장 최근의 추락 사고는 지난 5월에 발생했는데, 그때 발생한 기내 화재로 엔진 컴파트먼트(engine compartment)가 크게 파손되었다.

▲ 전망: 햇살후 구름, 다시 햇살...
카터의 후원자들이 아직까지 열성적이긴 하지만 회의적인 사람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로터팁이다. 전방 비행동안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서는 로터가 돌아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엄청난 양의 견인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제대로 된 비행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 그럴 것이다”라고 공기역학 전문가인 홀만은 말한다. 그러나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카터가 뭔가 믿는 게 있기 때문에 계속 추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25명의 개인 투자자 그룹에서 받는 재정적 지원 외에도, 카터는 소기업 혁신연구(Small Business Innovative Research) 지원금 명목으로 미연방우주항공국(NASA)에서 매년 1백만 달러 이상의 지원을 받고 있다.

그리고 지난 해에는 차세대 다기능, 고성능 항공기 제작 기술에 관심을 보여 온 미군 당국과 데이터 수집계약을 체결했다.

18개월에 걸친 계약 액수만도 무려 1백만 달러에 이른다. 물론 안정적인 Mu=1 비행기록 달성이라는 카터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그의 다음번 시도 시기는 올 초.

** 이 글을 쓴 제프 와이즈는 프리랜서 작가이자 조종사다. 그가 조종했던 가장 최첨단 비행기는 2002년형 세스나 스카이호크(Cessna Skyhawk)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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