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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공학 - 뇌파로 움직이는 로봇 손

지난 해 10월 본지에서는 사상 최초로 생각을 통해 조종되는 생체공학 의수족(義手足)에 관한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 시카고 재활연구소에서 제작된 이 의수는 수백만 달러를 들여 개발된 제품이었다.

그런데 최근 스쿠올라 수페리오레 산타나 파올로 다리오 교수가 이끄는 유럽 연구진이 뇌파로 조종되는 의수를 사상 최초로 개발, 공개했다.

사이버핸드(Cyberhand)라 명명된 이 시(始)모델은 금속으로 외관을 감쌌으며 정교한 컴퓨터 시스템에 전대미문 수준의 기민성을 갖춘 기계장치가 결합된 면모를 보인다.

이와 같은 컴퓨터 시스템은 의수 착용자의 뇌파 신호를 수신, 저장하기 위한 것으로 이러한 기술의 결합으로 착용자는 마치 실제 신체의 일부인 양 의수를 움직이고 느낄 수 있게 된다.

다리오 교수의 연구팀은 올해 환자들을 상대로 사이버핸드 사용 테스트에 착수할 예정이다. 테스트기간 동안 연구진은 사이버핸드의 감각 인터페이스 성능을 보완해나갈 계획이다.

감각 인터페이스는 착용자의 팔 하단부에 이식해 넣은 텔레메트리 시스템과 전극, 마이크로프로세서로 구성되는데 사람과 기계 사이에서 일종의 통역기 노릇을 하게 된다. 즉 환자의 중추신경계와 의수 사이를 오가며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신경세포가 내보내는 전기 데이터를 기록하고 착용자가 감각적 반응을 일으키도록 신경세포를 자극하도록 전극을 개발해냈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이런 기능의 절반 정도만 수행 가능한데 데이터를 착용자의 뇌로 되돌려 보내지 못한 채 전기신호만 기록하는 단계에 머물러있다.

사이버핸드는 착용자 신체와의 소통능력 이외에도 기계 측면에서 다양한 선진기술을 선보인다. 가령 다섯 손가락을 제각기 움직일 수 있기도 하다. 이는 손가락마다 내장된 DC모터 덕택인데 그로 인해 사이버핸드의 자유도가 16에 달하게 됐다.



손의 컴퓨터가 사람과
기계 사이의 통역기 노릇을
할 것이다.


다시 말해 미묘한 방향으로의 움직임을 다양하게 구현하게 된 것이다(참고로 인체 손의 자유도는 22다). 각 모터는 테플론을 씌운 케이블을 잡아당기게 되는데 이 케이블 선은 실제 손가락의 힘줄과 근육 기능을 모방한다.

따라서 모터가 케이블을 잡아당기면 가령 머그잔에 손가락을 감는 동작 등이 가능해진다. 한편 손가락 표면을 따라 내장된 압력 센서로 인해 부서지기 쉬운 물체도 망가뜨리지 않고 집어 올릴 수 있게 된다.

사이버핸드의 주요목적이 환자로 하여금 잃어버린 손을 되찾은 듯한 기분이 들도록, 다시 말해 착용자와 완벽한 일체감을 구현할 수 있는 의수를 개발하는 데에 있지만 개발팀은 심미적 측면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개발팀의 매니저인 루시아 베카이에 따르면 “환자들은 시중에 나와 있는 집게 같은 의수를 사용하노라면 수치심을 느낄 지경이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연유에서 사이버핸드는 기기 전체를 실리콘 소재의 글로브에 넣어 마감했으며 그 결과 손톱 부위까지 마치 실제 손과 흡사하게 보여지게 됐다.

“외관이나 감각상 환자 자신이 좀더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됨으로써 이물감을 덜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베카이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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