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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간 짝을 고르는 과학적 근거

남녀가 어떤 방식으로 사랑에 빠지고 짝을 고르는가 하는 문제는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정답이 없지만 과학자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이는 항목들이 분명 존재한다고 과학 웹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 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대칭의 요소

대칭이 완벽할수록 인체는 장수하고 건강하며 자손을 남길 확률이 커진다.

15년 동안 얼굴의 대칭 문제를 연구해 온 뉴 멕시코대학의 랜디 손힐은 “대칭상태가 완벽한 상대를 만나 자식을 낳으면 자손 역시 대칭이 되고 불안요인에 잘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진다”면서 남녀 모두 대칭형 얼굴을 가진 이성을 매력적이고 건강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얼굴의 대칭성이 높을 남성일수록 섹스 파트너의 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의 경우는 매력적 용모 외에 상대 남성들의 구애방식 등 더 복잡한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골반의 방정식

체형도 물론 중요하다. 텍사스 대학의 데벤드라 싱 교수에 따르면 골반에 대한 허리둘레의 비례(WHR)는 자식을 낳아 돌볼 능력과 질병 저항력을 의미한다.

남성들에게는 WHR 0.7인 여성이 남성들에게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다. 플레이보이 잡지 모델과 미스 아메리카 출신 여성들의 WHR은 대부분 0.7, 또는 그 이하이며 0.67~1.18 사이의 여성들은 대체로 매력 있는 범주에 속한다.

반면 여성에게는 WHR 0.8~1.0 사이의 남성이 매력적으로 비치며 어깨가 넓은 남성은 가산점을 얻는다.

얼굴과 생식능력의 관계

에스트로겐은 여성 얼굴의 하반부와 턱을 비교적 작고 짧게, 이마도 작게 만들어 눈을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한다.

반면 테스토스테론은 남성의 얼굴 아랫부분과 턱을 크게 만들고 이마도 두드러지게 만들기 때문에 이런 남녀별 특성은 생식력을 광고하는 셈이다.

냄새와 무의식

좌우대칭형 남성은 좋은 냄새를 풍긴다.

땀에 젖은 남성들의 셔츠를 여성들에게 냄새맡게 하는 실험에서 여성들은 좌우대칭형 남성들의 냄새를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생리 중인 여성들에게서 이런 현상은 더 강하게 나타났다.



일부 여성은 전혀 냄새를 맡지 못하면서도 특정인에게 더 끌린다고 대답했는데 손힐 교수는 이에 대해 `무의식적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사랑에 빠진 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의 뇌를
촬영한 결과 이들이 두뇌 활동은 육체적 사랑보다는
정신적 사랑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페로몬과 시각의 역할

동물 세계에서 이성을 유혹하는 페로몬의 역할은 인간의 시각이 발달하면서 퇴화됐다고 보는 학자들이 많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페로몬은 여성과 동성애 남성의 두뇌 중 성적 역할 담당 영역에서 같은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페로몬은 다른 냄새와 마찬가지로 공기 중에 떠돌지만 지상에서 30㎝ 이상 올라가지 못하므로 사람에게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대신 저만치 지나가는 여성을 향해 휘파람을 부는 남자는 시각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인간도 후각을 통해 페로몬으로부터 판단에 영향을 받게된다고 믿고 있다.

장기적인 관계

매력을 결정하는 요인들은 초기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만 보다 장기적인 관계는 시각이나 후각 이상의 무엇으로 결정된다.

행동이 바로 이 결정적 요인인데 `제 눈에 안경’이란 속담이 이에 해당하며 오래 살면 부부가 닮는다는 것도 이런 데서 기인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친구나 연인을 고르는 데 비슷한 유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34%나 되며 배우자의 유전자가 나와 비슷할수록 행복한 결혼생활의 가능성도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정한 사랑

사랑에 빠진 지 얼마 안되는 사람들의 뇌를 촬영한 결과 이들이 두뇌 활동은 섹스보다는 사랑 쪽에 더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러트거스 대학의 헬렌 피셔는 “낭만적 사랑은 인간의 경험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며 성적 욕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코넬대 연구진이 18-24세 남녀 1천 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스스로를 바람직한 장기적 파트너라고 평가한 사람들은 상대에게서 바라는 최고의 덕목으로 `정절’을 꼽았으며 그 다음 요소들로 신체적 외모, 가족에 대한 헌신, 부와 사회적 지위를 차례로 꼽았다.

한수진 기자 popsc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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