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진 원반을 낚아채오거나 전봇대에 실례하는 것 외에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개가 있다. 빅도그란 이름의 이 기계로 만든 개는 수십 킬로그램의 장비를 운반해 병사들의 짐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화재현장에서도 겁을 내지 않는다.
보스톤 다이내믹 사가 미 육군의 지원으로 개발한 빅도그 프로토 타입은 세계에서 가장 야심 찬 보행 로봇이다. 안정성과 스스로 방향을 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덕분에 전투현장에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도 대처할 수 있는 최초의 로봇.
그레이트 데인견종 정도의 몸집을 가진 이 기계 개는 1시간에 약 5킬로미터 이상 갈 수 있고, 최대 45도의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것은 물론, 무거운 짐도 55킬로그램 무게까지 운반할 수 있다.
자동차나 탱크가 통과할 수 없는 험한 지형에서도 말이다. 하지만 이 로봇은 무기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개에 불과하다. 보스톤 다이내믹사는 올 여름에 나올 예정인 다음 모델에서는 지금의 프로토 타입보다 속도나 적재용량 측면에서 모두 성능이 2배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빅도그의 몸체는 강철 프레임으로 되어 있으며 내부에 유압시스템을 구동하는 1기통 휘발유 엔진과, 컴퓨터 및 관성측정장치(IMU)을 장착하고 있다.
관성측정장치는 광섬유 레이저 자이로스코프와 가속도계를 사용해, 로봇의 동작과 자세를 파악한다. 이런 장치들이 기계 개의 다리와 함께 기능함으로써 빅도그의 걷는 모양을 정확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알루미늄으로 된 다리에는 3개의 관접부가 있으며 컴퓨터가 유압식 작동장치를 사용해 초당 500번 자세를 바꿀 수 있다.
이들 관접부에는 힘과 자세를 측정하는 센서들이 달려있으며 컴퓨터가 센서로 파악한 데이터와 관성측정장치에서 온 정보를 상호 참조하여 다리가 어디에 있어야 로봇의 직립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지를 결정 내린다. 또한 컴퓨터는 각 관절부로 가는 유압액의 흐름을 조절함으로써 각각의 발들이 정확한 위치에 있도록 만든다.
빅도그는 눈도 갖고 있는데, 머리 부분에 스테레오 카메라와 레이저 스캐너가 눈 대신 달려 있다. 아직 카메라와 스캐너가 로봇의 보행에 직접 사용되고 있지는 않으나, 다음에 선보일 모델에서는 카메라와 스캐너를 통해 전방부 지형과 장애물을 로봇이 파악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빅도그의 현재 모델은 원격 제어로 움직이지만 다음 번 모델은 사람의 지시 없이 알아서 인공지능으로 코스를 결정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보다 뛰어난 성능의, 보다 자율성 있는 빅도그를 앞으로 8년 이내 전투현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파 빅독(DARPA Bigdog)
목적: 차량이 접근할 수 없는 지형을 통과함으로써 병사용 장비도 전투에 참여시킴.
1미터(H)x 0.4미터(W)x 1.2미터(D)
무게: 75킬로그램
범위: 20-28킬로미터
엔진 출력: 10마력
최고속도: 10mph
적재용량: 54킬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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