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제네바에 건설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입자가속기가 완성되면 과학자들은 1초에 한개씩 블랙홀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데 이 때문에 걱정 많은 사람들은 행여 통제에서 벗어난 블랙홀이 주변의 물질을 빨아들이지 않을까 하는 새로운 근심을 안게 된 것이다. 이들은 인공 블랙홀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어딘가에 자급형 피난처를 만들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온갖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지켜낸다는 목표로 설립된 비영리기관 ‘라이프보트 파운데이션’(구명정 재단)의 랜즈버그 교수는 이런 방식으로 지구가 멸망할 가능성은 만무하다고 강조했다.
유럽입자물리학연구소(CERN)가 지하에 건설중인 총연장 27㎞의 강입자 충돌형 입자가속기(LHC: Large Hardron Collider)가 방출하는 입자 빔은 400t 무게의 열차가 시속 192㎞의 속도로 달리는 것 같은 에너지를 갖게 되는데 학자들은 이런 입자들의 충돌과 파편 연구를 통해 질량의 본질을 파헤치게 되고 우주에 반물질보다 물질이 많은 이유를 규명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만일 우주에 시·공간 외에 다른 차원이 있다는 이론이 옳다면 입자가속기는 블랙홀도 만들 수 있게 된다고 학자들은 믿고 있다.
여러 우주 모델들에 따르면 이런 새 차원들이 1㎜의 수조분의 1밖에 안되는 양성자 크기로 접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것이 사실일 경우 입자가속기는 블랙홀을 낳는 중력 붕괴를 가져올 정도의 에너지를 응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랜즈버그 교수는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의 계산대로라면 모든 미니 블랙홀은 빛을 방출해 빨아들이는 것보다 많은 질량을 잃게 되므로 물질을 빨아들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설사 호킹 박사의 이론과 달리 블랙홀이 안정적이라 해도 인공 블랙홀은 지구 중력에 붙잡히지 않을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1년에 이런 블랙홀을 1천만개쯤 만들어내도 붙잡히는 것은 10개 밖에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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