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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 수질개선 해법 찾아내

3차원 시변화 모델이용 팔당호 흐름 등 분석, ‘경안천 인 성분 과다유입이 녹조주범’ 규명

수도권 2,200만 인구의 생명수인 팔당호의 수질을 개선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았다.

서울경제신문, 과학기술부, 한국과학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1월 수상자인 박석순(사진)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그 주인공.

국내 최대의 광역 상수원인 팔당호의 수질은 지난 90년대 이후 산업화ㆍ수도권 과밀화 등의 영향으로 급속히 악화됐다.

지난 몇 년간 정부와 경기도가 수 조원을 투입, 수질 개선에 나섰지만 매년 녹조현상이 반복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얻지 못해왔다.

박 교수는 환경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정밀한 3차원 시변화 모델을 작성, 컴퓨터 작업을 통해 4계절 바뀌는 팔당호의 물 흐름과 수질 변화 특성을 규명해 나갔다.

“팔당호는 형상이 좁고 긴데다 유역 특성과 유량이 서로 다른 세 지류에서 각기 다른 방향으로 물이 유입돼 물 흐름과 수질 분포는 매우 균일하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그동안 팔당호 조사는 현장조사 위주에 머무르는 한계가 있었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이 같은 박 교수의 연구결과는 정부와 경기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팔당호 수질 악화의 주범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경안천’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용인과 광주를 가로지르는 길이 26.8㎞의 경안천은 예전부터 오염이 심한 하천으로 인식돼 왔지만 팔당호 유입 수량이 워낙 적어(1.6%) 정부와 지자체 모두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던 터였다.

박 교수는 “경안천이 팔당호에 합류하면 완전 혼합된다는 기존의 생각과 달리 오염도가 심하고 수온이 높은 경안천은 팔당호와 제대로 섞이지 못한 채 수질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팔당호의 녹조현상은 인(T-P) 성분의 과다 유입이 주 요인이었고, 특히 경안천 유역의 인 유입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녹조를 없애기 위해서는 경안천 유역에서 들어오는 인을 우선 관리해야 한다는 게 박 교수가 내린 결론이다.

맑은 물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 위치에서 물을 끌어와야 하는지도 처음으로 제시됐다.

박 교수는 “팔당댐 남단 광역 상수도 취수장 3곳을 확인한 결과 수질이 나쁜 경안천 물이 취수되고 있었다”며 “경안천 물의 흐름 경로를 피한 팔당댐 중앙 부분의 심층에서 취수하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 같은 박 교수의 연구 성과는 실제 팔당호 현장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박 교수를 경기도 팔당수질개선분과 위원장으로 위촉, 경안천을 살리기 위한 생태습지 조성 등의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박 교수는 “생태습지가 경안천에 조성되면 연꽃, 부레옥잠과 같은 환경정화 식물을 통해 팔당호 유입 전 오염도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며 “취수원 위치 변경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 수도권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는 물 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철 서울경제 기자 humming@sed.co.kr

‘사용한 물 막 여과 공법 이용 재활용’ 신도시 적용 구상

박석순 교수는 수질 개선을 위한 학문적 노력과 함께 국가 물 관리 시스템의 변혁을 예고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구상 중이다.

식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극복할 수 있는 ‘에코타운’ 조성이 바로 그것이다.

에코타운의 개념은 단순 명쾌하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쓴 물을 하수관을 통해 바로 버리지 않고 다시 건물 내에서 순환, 재활용 하는 방식이다.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물 중 화장실용 30%를 제외한 식수ㆍ설거지ㆍ목욕용 등 70%의 잡용수가 간단한 막 여과 공법만으로도 재활용될 수 있다”며 “재활용된 물을 다시 화장실ㆍ청소ㆍ세차ㆍ조경용수 등으로 사용하면 하수 배출량과 상수도 사용량은 물론 정부의 하수관거 설치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물 순환 체계는 자연에서 취수한 물을 사용하고 하수 처리해 다시 강으로 보낸 뒤 이를 하류에서 재(再) 취수, 사용하는 반복 구조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늘 물의 안전성을 믿지 못하는 딜레마가 계속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앞으로 수도권 등에서 건설되는 신도시에 에코타운 개념이 적용될 경우 20세기에 시작된 산업사회의 물 순환 체계가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에코타운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고비용 문제다. 잡용수를 현장에서 처리하기 위해서는 건물 내 파이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하는 등 건설비용이 높아지고 유지 비용도 추가로 발생하게 된다.

박 교수는 그러나 “재활용으로 인해 하수처리 비용이 지금보다 감소하고 앞으로 지열ㆍ태양력 등 신 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유지비용을 줄여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에코타운이 현실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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