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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 이일항 인하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

광 인쇄회로기판(O-PCB) 분야에서 잇달아 세계적인 연구성과 거둬

국내 한 과학자의 잇따른 연구성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쇄회로기판(PCB)의 역사가 새로 쓰이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이 급격히 증가하는 정보통신 용량을 소화하기 위해 기존의 전기 인쇄회로기판 대신 광(光) 인쇄회로기판(O-PCB)을 개발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는 가운데 O-PCB의 대량복제 원천기술 개발 등 세계적 연구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는 이일항 인하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6월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 교수는 현재 국내 업체들과 공동으로 O-PCB 산업화를 위한 후속연구 등을 진행, 세계 O-PCB 개발 경쟁에서 한국의 고속질주를 이끌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이른바 20세기 ‘전자혁명’을 가능하게 한 핵심기술은 전기 인쇄회로기판이다. 회로기판이 발전할수록 처리할 수 있는 정보통신 용량도 늘어나 현재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전기 인쇄회로기판도 결국 한계에 봉착했다. 전기와 전자를 이용하는 기술만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정보통신 용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현재 세계적인 컴퓨터 업체인 인텔과 IBM 등은 전기 PCB의 발전 한계를 앞으로 10년 정도로 예견하고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광자기술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O-PCB는 차세대 휴대폰, 컴퓨터,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항공, 자동차, 유비쿼터스 통신, 광 가입자망(FTTH) 등 모든 분야에 광범위하게 응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놀랍게도 세계적인 연구성과는 막대한 자본력을 자랑하는 다국적 기업이 아닌 이 교수에게서 속속 터져 나왔다.

이 교수는 세계 최초로 O-PCB상의 공간분할을 최적화할 수 있는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을 만들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교수는 빛이 지나가는 길인 ‘광도파로’가 가장 작아지면서 최고 밀도로 집적되는 폭과 높이, 그리고 인접간격 등을 찾아내 이를 O-PCB 설계에 필요한 기본법칙으로 확립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와 함께 O-PCB 제작방법상 광배선 광도파로의 저가격 및 대량생산을 실현하기 위해 ‘엠보싱(embossing)'이라는 새로운 대량복제기술도 개발했다.

엠보싱이란 O-PCB를 만드는 데 필요한 틀을 제작, 이 틀로 같은 형태의 복제물을 마치 도장을 찍듯이 반복 생산해 내는 기법이다.

뿐만 아니라 공정 수를 대폭 줄이고 제작공정을 훨씬 단축시키는 연구성과도 거두었다. 예컨대 기존의 외국 연구에서는 O-PCB의 핵심 중 하나인 ‘45도 반사거울면’을 제작할 때 세포절단용 칼을 가지고 45도 각도로 잘라 O-PCB를 구현했다.

반면 이 교수는 45도 반사 거울면을 정밀하게 잘라 가공하는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 대량제작에 걸림돌이었던 난제들을 하나 둘씩 풀어갔다.

이 교수는 “이렇게 개발한 O-PCB는 한 광도파로 채널로 기존 전기 연결선의 20~100배에 달하는 성능을 발휘한다”면서 “특히 구현된 O-PCB를 가지고 세계 최초로 프로세서 전자 칩과 메모리칩을 연결, 신호전달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통해 컴퓨터의 주요 부분 중 하나인 CPU와 메모리간 연결을 전기가 아닌 빛으로 바꿔 종래 컴퓨터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게 됐다”면서 “광자 연결로 대치되는 이 같은 변화는 가히 패러다임 변화에 비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연구성과로 이 교수는 미국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영국 전기공학회(IEE) 등 세계 5대 저명학회에서 세계 석학 ‘5관 펠로(Quintuple Laureate Fellow)’로 추대되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세웠다.

이 교수는 “최근 휘어지는(flexible) 광 인쇄회로기판 개발에도 성공해 더욱 고성능화하고 작아진 차세대 광전자 회로기판의 실용화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며 “현재 국내 주요 PCB 업체들과 산업화를 위한 연구작업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재철 서울경제 기자 hummi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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