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이맘때쯤이면 2008년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에 세계 최정상의 운동선수들이 모일 것이다.
선수들은 금메달을 얻기 위해 달리고, 뛰고, 앞으로 나갈 것이다. 물론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어야 하겠지만.
중국의 오염도는 세계 최악의 수준이며, 1년에만도 40만명의 중국인이 오염된 공기 때문에 죽어간다(48페이지 중국의 녹색 혁명 참조).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 당국은 대규모 공기정화를 시작했다. 시내의 공장 중 약 200개가 이전했다.
그리고 올해 말에는 6만대 이상의 버스와 택시의 운행이 금지된다. 그리고 중국 당국은 이제 하늘에까지 도움을 청하고 있다.
운동선수에게 가장 위험한 오염 요소는 탄소·황산염 등 산업 활동 과정에서 발생되는 여러 가지 미세한 물질들과 오존, 이 두 가지다.
인간의 폐는 오존 농도가 너무 높을 경우 공기흡입량을 제한한다. 이 때문에 기침이 나고, 숨을 씩씩거리게 되며, 두통이 생긴다.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대기 과학자 데이빗 스트리츠는 이런 조건에서 운동선수들을 뛰도록 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베이징은 여름에 비가 제일 많이 온다. 때문에 중국 당국은 비구름이 오염된 공기를 적절한 시기에 청소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의 기후조절국은 구름 씨 뿌리는 기술을 사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작은 은 요오드 조각을 사용해 비구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항공기 또는 지상발사 로켓을 사용해 하늘에 살포된 은 요오드 조각은 수증기를 응축시켜 비가 내리게 한다.
지난 1946년 처음 고안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사용되어온 이 구름 씨 뿌리는 기술은 실제 실효성이 있는지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가 있다.
국립 대기연구센터의 과학자 댄 브리드는 중국이 올림픽 전에 일련의 비구름을 만들어 오염물질을 청소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그걸로 이 기술의 유효성을 증명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은 요오드 조각이 없어도 어떻게든 구름이 생겨나 비를 내릴 수는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확실한 기술이라도 우연이라는 요소를 배제할 수는 없다고 콜로라도 주립대학의 과학자 빌 코튼은 말한다.
베이징에서는 적절한 장소에 적절한 종류의 비구름이 오기를 원한다. 하지만 스트리츠는 “비가 올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비가 올 수는 없다”고 맞받아친다.
연구 결과 문제는 더욱 복잡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스트리츠가 올해 봄에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의 오염된 공기 중 50%는 남부의 공업지대에서 나온다고 한다. 따라서 자동차를 규제하고 폭우를 일으킨다고 해도 대기를 정화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스트리츠는 “설령 베이징 전체의 기능이 정지돼도 계속 오염이 발생할 것”이라면서 “이는 올림픽을 개최하는데 큰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스트리츠는 공기가 계속 안 좋을 경우 중국 당국이 대회를 연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중국 청화대학의 객원 대기 화학자로서 중국 대기오염에 대해 대규모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케네스 A. 란은 다소 색다른 전략을 제안한다.
이 전략은 계절의 변화로 인해 몽골의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가 주기적으로 밀려와 베이징 하늘을 맑게 하는 사실에 기반 한 것이다. 그는 이렇게 조언한다. “몽골의 날씨를 주관하는 신께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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