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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만을 골라 살해하는 NK세포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암 치료제의 최대 약점은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선별해 공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 중 정상세포의 손실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체의 면역체계 손상은 새로운 질병의 감염을 가져올 수도 있다.

자연 살해 세포(NK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는 신개념의 암 치료법이다. 암세포만을 골라서 살해하는 NK세포는 암 치료율을 60~7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치료제 개발을 위한 투자가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질병 중의 하나가 바로 암 질환이다.

최근 암 질환은 수술을 비롯해 약물치료, 방사선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의 개발을 통해 치료율을 끌어올렸지만 수술을 병행하는 복합요법을 사용해도 여전히 50%를 넘지 못하는 치료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암 질환 중 수술을 적용할 수 없는 암 종류가 많기 때문이며, 이 경우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등의 항암요법을 적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암 치료제의 최대 약점은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선별해 공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 중 정상세포의 손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과정에서 나타나는 인체 면역체계 손상으로 새로운 감염성 질병에 취약해지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는 암세포만을 선별적으로 공격하는 항암 치료제 개발이었으며, 최근 각광받는 기술이 바로 자연 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 이하 NK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제 개발이다.

실용연구 단계 진입한 NK세포

현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줄기세포연구단장인 최인표 박사가 연구 중인 NK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제 개발은 이미 기초연구 단계를 지나 실용연구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세포 치료제(Cell Therapy)는 세포와 조직의 기능을 복원시키기 위해 세포를 증식 선별해 치료, 진단 및 예방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을 총칭하고 있는 것으로 살아있는 세포의 치료 기능만을 특화시켜 치료제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최 박사팀의 NK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제 개발 역시 인체 내에 있는 자연 살해 세포를 배양 증식시켜 암 세포만을 선별적으로 공격하도록 하는 일종의 세포 치료제다.

최 박사는 “현재 임상 1상 단계인 자연 살해 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제가 오는 2012년에는 실용화될 예정”이라며 NK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제 개발이 기초연구 단계를 지나 실용연구 단계에 진입했음을 강조했다.

NK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제는 인간의 면역체계중 암세포만을 골라서 살해하는 자연 살해 세포를 이용하는 것이다.

암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NK세포를 혈액에서 분화 증식시켜 암 환자에게 투약함으로써 암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보다 정확하게는 세포 치료제 개발뿐만 아니라 이 방식의 치료법을 개발하는 형태다. 이는 현재 암 환자의 개별 특성에 맞춰 최적의 치료제를 찾아내는 맞춤형 치료에 가깝기 때문이다.

즉 NK세포를 추출한 뒤 백혈병, 간암 등 각각의 암 환자 특성에 맞춰 최적화된 치료제로 분화시켜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제뿐만 아니라 각각의 암 환자에 맞는 치료법이 함께 개발돼야 한다는 것이다.

NK세포를 활용한 암 치료제가 실용연구 단계에 진입, 오는 2012년경 실용화될 예정이다.

타인의 NK세포를 쓰지 못하는 이유

NK세포 치료제의 원리는 인체 내에서 비정상적인 세포를 공격 살해하는 NK세포의 특성을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암 질환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암세포에 기인하는 것이다. 정상적인 인체 내의 면역체계는 이 같은 비정상적 암 세포를 제거하지만 암 환자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암이 발병하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만 보면 암 환자에게 NK세포를 주입하면 치료가 이뤄지는 것이니 만큼 단순할 수도 있다. 하지만 NK세포를 누구로부터 추출하느냐는 문제와 특정의 암 세포만을 선별적으로 공격하도록 하는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일반적으로 환자 자신의 NK세포를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최적의 방법이지만 암 환자로부터 양질의 NK세포를 추출하는 것이 어렵고 우수한 치료효과를 얻기도 힘들다. 암 질환에 결렸다는 것은 곧 NK세포가 정상적으로 작용하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차선책은 건강한 타인으로부터 NK세포를 추출해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암 환자의 면역체계는 타인의 NK세포를 이물질로 간주해 공격을 시작하고 NK세포는 암 세포 공격이라는 본래의 임무를 다하지 못하게 된다.

암 치료제의 하나인 T세포를 이용한 치료제의 경우 이 같은 특성이 보다 강해 항원이 일치하지 않으면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보면 NK세포는 타인의 것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소 유연한 편이다.

현재의 NK세포 연구결과로 찾아낸 대안은 환자와 유전적으로 유사한 직계가족으로부터 NK세포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직계가족은 부모보다는 형제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시험 역시 형제로부터 추출하는 비중이 크다. 이는 부모로부터 절반씩의 유전자를 받는 반면 형제는 동일한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받기 때문이다.

이렇게 타인의 NK세포를 직접 추출해 쓰지 않는 이유는 성장이 완료된 타인의 NK세포를 그대로 이용할 경우 타인의 살아있는 세포에 대한 암 환자의 거부반응과 치료에 필요한 만큼의 농도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면 조혈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줄기세포의 특성상 NK세포로 분화 증식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최 박사는 “초기 NK세포 치료법은 환자 자신으로부터 추출한 NK세포를 증식해 투여하는 형태였지만 현재는 직계가족 등의 공여자로부터 추출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타인으로부터 추출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암 치료율 60~70%

NK세포 치료법은 가족 등 공여자의 체내에 조혈줄기세포가 증가하도록 하는 처치를 한 뒤 약 50㎖ 내외의 혈액을 채취한다. 이 혈액의 조혈줄기세포로부터 암 치료제로 쓰일 NK세포를 분화시키고, 증식과정을 거쳐 치료제가 완성된다.

증식과정에서는 NK세포가 최소 1억개 이상 존재해야만 치료제로 쓰일 수 있으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1~2회에 걸쳐 투약하게 된다.

특히 분화과정에서 각종 기작에 대한 조절을 함으로써 특정 암 또는 특정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NK세포 치료법을 통해 50% 수준의 암 치료율을 60~7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임상시험에 사용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는 약 4주간의 분화 증식과정이 필요하다.

임상과정에서의 치료효과에 대해 최 박사는 “암 치료제의 효능은 통상 치료 후 5년까지의 생존율을 놓고 평가하게 된다”면서 “임상시험의 치료효과에 대한 의사들의 판단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NK세포 치료제는 서울 아산병원을 통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올해 말까지 약 20명의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2009년부터는 간암과 대장암 환자에 대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항암제 등 암 치료제의 경우 치료효과 면에서 약 30% 수준이며, 수술 등 다른 치료법과 병행할 때는 5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박사는 “NK세포 치료법 역시 암을 완치시키는 치료제는 아니지만 기존 항암제나 수술 등으로 치료하기 어려운 암을 치료함으로써 50% 수준인 암 치료율을 약 60~7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세계 세포 치료제 시장은 2005년 266억 달러에서 오는 2010년에는 56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중 암세포 치료제는 2005년 9억 달러에서 2010년에는 16억 달러, 그리고 2015년에는 29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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