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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탑재체용 대구경 광학거울 개발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해 온 우주개발의 첫 단추는 인공위성 개발이었다. 우주개발의 후발주자인 중국, 일본, 인도 역시 인공위성 발사를 시작으로 지구궤도를 정복한 뒤 달 탐사에 나서는 수순을 밟고 있다.

이는 지구궤도에 인공위성을 올리지 못하고는 달 탐사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주개발 초기 단계인 우리나라 역시 인공위성 개발을 시작으로 발사체의 개발로 이어지는 코스를 밟고 있다.

앞으로는 달 궤도 위성과 착륙선을 개발한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우주개발시대 진입을 위해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인공위성 탑재체, 그 중에서도 대구경 광학거울이다. 천체가 됐든, 지구가 됐든 정밀한 관측을 위해서는 대구경 광학거울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지구궤도에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것은 우주개발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달 탐사 등 본격적인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이 같은 과정을 통한 기술 축적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반 기능이 없는 인공위성을 자꾸만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것은 낭비에 불과하다. 투자한 돈 만큼의 기능을 수행하는 인공위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인공위성 탑재체 대부분 수입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은 본체인 위성체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장비인 탑재체로 구성돼 있다.

위성체는 지구궤도에서의 자세제어, 통신기능, 태양전지 패널을 통한 전력수급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이다. 반면 탑재체는 각 인공위성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초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체로 하면 첩보위성이 되고, 통신 중계기를 탑재하면 통신위성이 되는 식이다.

현재 우리나라 인공위성의 가장 큰 용도는 지구탐사다.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1, 2호의 탑재체는 모두 지구탐사용 카메라이며, 통신해양기상위성도 지구의 구름사진 및 해상을 탐사하는 탑재체를 장착하고 있다.앞으로 개발할 아리랑 3호, 3A호, 5호 역시 지구 관측을 위한 탑재체를 장착하게 된다.

이들 위성 가운데 가장 빠른 2010년 발사되는 아리랑 5호의 경우 SAR 레이더를 이용한 지구관측이 목적이다.

또한 2011년 발사되는 아리랑 3호는 70cm급 고해상도 카메라, 2013년 발사되는 아리랑 3A호는 적외선 카메라를 탑재체로 하는 지구관측이 목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위성 시리즈와 아리랑 1, 2호를 발사하면서 상당 부분 위성체 개발 기술을 축적한 상태다. 실제 과학기술위성 1, 2호와 현재 개발 중인 과학기술위성 3호 같은 소형 위성의 경우 독자적으로 위성체를 만들고 있다.

반면 탑재체의 경우 통신 중계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완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1m급 해상도의 흑백영상 카메라를 탑재한 아리랑 2호, 내년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 통신해양기상위성 역시 공동개발이라는 형식을 취했지만 탑재체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 대구경 광학거울의 중요성

일반적으로 인공위성에 탑재되는 고해상도 카메라의 기본원리는 디지털 카메라와 유사하다. 하지만 200~300km 상공에서 수십km 이상의 넓은 범위를 촬영할 수 있을 만큼 고성능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직경 2m급의 대구경 광학거울이 필수다. 디지털 카메라처럼 직접 렌즈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천문대의 천체 관측용 망원경처럼 거울에 반사된 영상을 한 점에 모아 촬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먼 거리에 있는 영상을 촬영하는데 보다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용 고해상도 카메라에 2m급 이상의 대구경 광학거울을 장착하면 해상도 10cm의 위성영상 촬영이 가능해진다. 이는 지상에 있는 차량의 번호판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한 수준이다.현재 지구궤도에 올려진 허블우주망원경의 경우 직경 2.4m의 대구경 광학거울을 장착하고 있는데, 이를 지구 관측용으로 사용할 경우 축구장의 축구공을 볼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 있는 천체망원경 중 가장 큰 광학거울을 갖고 있는 것은 보현산 천문대의 1.8m급에 불과하다. 현재 운용중인 아리랑 2호의 경우 약 0.7m급 광학거울을 사용해 1m급의 해상도를 가진 위성영상을 촬영하고 있으며, 아리랑 3호에는 0.9m급 광학거울을 사용해 70cm급 해상도를 가진 위성영상을 촬영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원장 정광화)이 2m급의 대구경 광학거울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우주개발시대 진입과 관련해 매우 의미 있는 행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2m급 대구경 광학거울을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등 소수에 불과하다. 이들 국가는 제작 기술뿐만 아니라 광학거울의 수출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대구경 광학거울을 인공위성에 탑재하면 첩보위성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거대 광학거울 개발의 어려움

얼핏 광학거울 제작에 특별한 기술이 소요될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인공위성에 탑재되거나 천체망원경에 사용되는 거대 광학거울에는 초정밀 기술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광학거울은 고강도 유리나 세라믹 재료를 15나노미터의 정밀도로 표면을 깎아 낸 뒤 금속 박막 코팅을 통해 거울 같은 표면을 갖게 해야 된다. 특히 일반적인 거울처럼 평면 형태가 아니라 위성통신용 접시안테나처럼 거울로 들어오는 빛을 한 점으로 반사시키는 비구면(非球面)으로 가공해야 한다.

완전한 구면의 거울은 영상이 닿는 부분의 초점이 달라져 영상이 왜곡되지만 비구면의 경우 중심부와 외곽의 초점이 한곳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영상의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다.

표준과학연구원은 지난해 1m 크기의 비구면 광학거울 자동연마기술을 개발했지만 연마장비의 크기가 작아 1m 이상 크기를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또한 2m급의 경우 직경으로는 2배이지만 면적으로는 4배에 달하기 때문에 전체 표면을 정밀하게 깎아내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기술이 요구된다.

표준과학연구원은 이번 대형 광학가공실 구축을 통해 한 장소에서 재료 표면의 연마부터 정밀도 측정 및 금속 박막 코팅을 일관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표준과학연구원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정밀한 측정기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표준과학연구원의 핵심 연구 분야는 시간, 힘, 질량, 길이 등의 정밀한 측정을 통해 표준을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초나 1m라는 단위는 시계나 측정자만 있으면 충분하지만 각종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보다 정밀한 측정 단위를 필요로 한다. 표준과학연구원은 이 같은 측정기술을 토대로 광학거울 표면의 정밀도와 최적의 비구면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 초정밀 광학거울을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 거대 광학거울 기술의 활용

거대 광학거울 기술 중 또 다른 현안은 무게다. 정밀도와 우주 공간에 노출됐을 때 우주먼지 등을 견디는 강도 역시 중요하지만 무게라는 과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

실제 직경 2m급 거대 광학거울의 무게는 600kg에 달한다. 이 때문에 구조적인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광학거울 뒷면을 벌집 형태로 파냄으로서 무게를 최소화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표준과학연구원이 지난해 항공우주연구원에 공급한 지상테스트용 0.9m급 광학거울의 경우 무게는 400kg이었다. 하지만 이 정도 크기의 광학거울을 인공위성에 탑재하기 위해서는 뒷면을 파내 130kg 정도로 무게를 줄여야 한다. 표준과학연구원은 앞으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표준과학연구원이 거대 광학거울 제작에 본격 나설 경우 활용할 수 있는 분야 역시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를 추진 중인 GMT(Giant Magellan Telescope) 프로젝트에도 광학거울을 공급하는 것이 가능하다.

GMT 프로젝트는 미국 카네기 천문대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국제 컨소시엄으로 오는 2018년 칠레에 25m 크기의 초대형 천체망원경을 설치하는 계획이다. 천문연구원은 GMT 프로젝트에 총 740억 원의 분담금을 지불하고 10%의 지분을 확보, 연간 30일의 관측일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25m급 천체망원경의 경우 25m 크기의 광학거울을 제작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8.4m급 거울 7장을 원형으로 배열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표준과학연구원은 GMT 프로젝트에도 참여해 공동연구를 수행할 예정으로 있어 단순히 분담금만 지불하는 형태가 아니라 제작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대덕=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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