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 그런트가 낡은 차량의 V8엔진으로 제설차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 그의 친구는 비웃었다.
하지만 1년 후 그런트는 완성된 제설차의 성능을 멋진 방법으로 보여주었다. 두 집 건너에 있는 그 친구의 자동차 위에 2m 높이의 눈을 쌓아 놓은 것.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무스코카에 사는 금속 가공 기술자 그런트는 낡은 시보레 트럭에서 구한 대형 엔진을 가지고 이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힘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량이 360kg이나 되는 이 제설차는 조작하기 쉬워야 했다. 무엇보다 눈을 푸는 삽날의 작동 속도를 올릴 때 제설차가 통제 불능의 속도로 빠르게 달려 나가서는 안 된다.
V8 엔진의 크랭크축 회전 속도는 분당 6,200회나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는 전차 같은 스타일의 캐터필러를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게끔 했다.
412마력의 V8엔진에서 힘을 받아 움직이는 유압 펌프가 양쪽 캐터필러에 하나씩 연결된 유압 모터를 돌리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이 거대한 제설차는 안전하고 느린 속도로 움직이면서도 눈을 빠른 속도로 치울 수 있다.
핸들에 설치된 조종 장치를 사용해 한쪽 캐터필러는 앞으로, 다른 쪽 캐터필러는 뒤로 움직여 제자리 선회를 할 수도 있다.
현재 그런트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제설차 조립 키트를 설계 중이다. 그리고 올 겨울에는 자신의 작품이 기네스북의 신제품 분야에 가장 멀리 눈을 퍼 날리는 제설차로 등재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 제설차는 투설통을 이용해 30m 쯤은 거뜬히 눈을 퍼 날릴 수 있다.
V8엔진 장착한 제설차의 작동 메커니즘
● 1 YEAR ● $12,000
빠른 속도의 대형 삽날
이 제설차는 쌓인 눈에 구멍을 내는 넓은 폭의 오거(auger) 하나와 특별 제작된 대형 삽날로 눈을 긁어모은다.
엔진은 기존 제설차의 두 배 속도로 삽날을 움직이기 때문에 두텁게 쌓인 눈이라도 빠르게 긁어모아 투설통을 통해 멀리 퍼 날릴 수 있다.
편리한 원격 시동장치
제설작업은 보통 추울 때 진행되기 때문에 그런트는 원격 시동장치를 설치해 집 밖에 나가지 않고도 제설차를 예열할 수 있게 했다.
이 제설차는 난방장치의 성능 역시 뛰어나다. 그는 엔진의 라디에이터를 뒤쪽에 달고 전기식 팬을 장착해 방열기에서 나오는 열기가 운전자의 다리로 오게끔 했다.
그는 또한 핸들 속에도 따뜻한 엔진의 윤활재가 흐르도록 했다. 이 때문에 극도의 혹한 속에서도 핸들만 잡고 있으면 언제나 손이 따뜻하다.
소음 감소시키는 파이프
작업 중 배기가스가 운전자의 얼굴로 향하지 않도록 특별 설계한 한 쌍의 파이프를 장착했다.
이 파이프 내에는 여러 개의 내부 통로가 만들어져 있어 배기가스의 방향을 바꾸고 속도를 줄여 소음 감소 효과를 낸다.
제설차의 소음이 적으면 이웃사람들이 좋아한다.
내구성 감안한 캐터필러
초기 제설차에는 고무타이어가 사용됐다. 하지만 고무타이어는 차량의 무게나 추위에 잘 버티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트는 대신 캐터필러를 쓰기로 했다.
계기판에 붙어있는 계기조차도 내구성을 감안해 선택된 것이다. 그는 대형 보트에 쓰이던 계기를 장착했는데, 춥고 눈이 많이 오는 캐나다의 겨울에서도 잘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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