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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서해 도발 가능성으로 고조된 공기부양정의 위협

북한의 대남 무력도발 시위가 예사롭지 않다. 만일 서해에서 북한의 국지적 도발이 이뤄진다면 공기부양정의 존재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공기부양정은 지면이나 수면위에 살짝 떠서 움직이는 일종의 항공기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공기부양정은 군용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북한은 이를 무려 130~140대나 갖고 있다.

현재 한미연합군이 보유한 전력중 이에 대처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아파치 헬리콥터뿐이다.

하지만 미군의 아파치 헬리콥터 대대는 조만간 철수할 것으로 보이며, 전력공백을 메우기 위해 배치가 검토됐던 A-10 지상공격기마저 F-16 전투기로 대체된다.

북한 공기부양정의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한국군의 대응책은 과연 무엇일까.

공기부양정은 공기의 힘으로 선체 를 지면 또는 수면에서 약간 띄 운 후 고속으로 이동하는 교통수단이다. 항공기의 프로펠러를 연상케 하는 대형 프로펠러, 그리고 유연한 소재로 이루어진 스커트가 주요 구성체다.

스커트란 공기를 모아주 는 역할을 하는 여러 개의 특수 고무판. 프로펠러는 공기부양정이 앞으로 나가도 록 하는 추력을 발생시키는데, 여기에서 발 생하는 바람 일부를 스커트 속으로 밀어 넣으면 공기압이 높아져 선체와 지면 또는 선체와 수면 사이에 일정한 유격(裕隔)이 생긴다.

유격이란 헐거운 정도, 또는 일정한 간격 을 말한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공기부양정은 지면이나 수면과의 마찰 없이 어디서나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지면이나 수면 위를 살짝 떠서 움직이는 항공기로 볼 수도 있다. 지면에서 달리다가 곧장 수면으로 갈 수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다만 지면 위를 주행할 때는 스커트 속에서 고압의 공기가 뿜어져 나와 주변에 엄청난 양의 먼지, 흙, 잔돌을 날려 보낸다.

이에 따라 속도만큼이나 쾌적함이 중시되는 여객 운송용으로는 인기가 없다. 하지만 해안지대 또는 늪지대 등 물과 땅이 얽혀있는 곳에 서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군용이나 경비용, 구조용 등의 특수목적으로 엄청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해병대나 특수부 대의 기습상륙 용도. 미국은 이미 베트남 전쟁에서 정찰용, 특수부대 상륙용으로 공기 부양정을 사용, 군사적 가치를 증명한 바 있다.

현재는 초수평선 상륙작전의 필수장비 로 간주되고 있다. 초수평선 상륙작전이란 적이 감시하기 힘든 수평선 너머 해상에 상륙부대를 집결시켜 놓았다가 공기부양정 등 고속 기습수단을 이용해 상륙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에는 전 차를 탑재할 수 있는 공기부양정까지 나오고 있다.

위협적인 북한의 공기부양정

현재 북한은 130~140대의 공기부양정을 가 지고 있다. ‘공방급’으로 불리는 이들 공기부 양정은 길이 24m, 폭 9m 정도의 소형으로 35~55명의 병사를 태우고 최고시속 50노트 (약 93km)로 달릴 수 있다.

무장은 14.5mm 중기관총이나 견착식 대공미사일 정도. 물론 크기가 작아 전차나 장갑차 등 중장 비수송은 안 된다. 두꺼운 장갑이나 많은 무장도 갖출 수 없다.

따라서 제공권과 제해권 을 보장받기 힘든 북한의 실정상 이 같은 수준의 공기부양정으로는 정규 상륙작전을 펼칠 수 없다.

하지만 특수부대의 후방 기습침 투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해안, 특히 서해안은 해안선이 복잡하고 조수간만의 차가 심하다. 특히 기존의 교통수단으로는 돌파하기 힘든 갯벌 지대도 많다.

하지만 지면과 접촉하지 않는 공기부양정이라면 이 같은 지형도 문제가 없다. 만약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방치한다면 적게 잡아도 특수부대원 4,500명의 침투를 허용하는 꼴이 된다. 대책은 없을까. 있다. 바로 아파치 헬리콥터다.



사실 공기부양정은 파괴하기 어려운 장비가 아니다. 해상에서 발견되면 해군 함정의 함포나 대함미사일로 격침이 가능하고, 육상에서도 대전차 미사일이나 전차포 사격으로 격파할 수 있다.

문제는 공기부양정의 속도가 워낙 빠른 탓에 전차나 장갑차를 해안으로 끌어내 대응 하려고 해도 이미 특수부대원들을 내려놓고 도망친 후가 될 공산이 크다는 것.

이에 따라 해상에서 해결하는 것이 최상의 해법인데, 공기부양정이 해상과 육지 사이의 갯벌지대로 들어가면 해군 함정으로는 더 이상 추적할 수 없게 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지상 전력보다 훨 씬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며, 주야를 가리지 않고 목표지역에 장시간 머무를 수 있는 전 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미연합군이 보유한 전력중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키는 장비는 아파치 헬리콥터가 유일하다.

한국군이 보유한 코브라 헬리콥터는 성능이 떨어지는데다 수량도 적다. 전폭기는 이런 임무에 쓰기엔 너무 빨라 목표지역 상공에서 대기하기 어렵고, 탑재하는 무기의 수나 종류도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크기의 공기부양정에는 적합하지 않다.

반면 아파치 헬리콥터는 공기부양정을 상대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할 수 있는 대 전차미사일, 즉 헬파이어를 16발이나 장착 하고 있다. 이는 대전차미사일 메버릭을 6발 장착하는 A-10 지상공격기보다 월등히 많은 것이다.

그런데 우려할 만한 일이 생겼다. 미군의 아파치 헬리콥터 대대가 맡던 해상 대(對) 특수부대 저지임무가 한국군에 위임 되고, 이에 따라 아파치 헬리콥터 대대는 조 만간 철수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것.

중고 아파치 헬기가 그나마 대안

아파치 헬리콥터 대대의 빈자리를 메울 한국 군의 선택지는 과연 무엇일까. 우선 코브라 헬리콥터를 대체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지만 해상작전, 야간작전, 화력, 방어력 모든 부분에서 전력이 떨어진다.

현재 한 국군이 보유하고 있는 코브라 헬리콥터는 모두 70여대. 그나마 모두 야간작전 능력을 갖 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들의 주요 목표는 북한 지상군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 하면 공기부양정을 잡기 위해 코브라 헬리콥터를 빼내기도 어려운 상태다. 이 때문에 한국군은 KA-1 경공격기를 공기부양정 저지용 플랫폼으로 사용하려 하고 있다.

KA-1은 저속의 터보프롭 항공기다. 초음속전투기에 비하면 목표지역 상공에 오래 체공할 수 있고, 공기부양정 같은 빠른 표적에도 비교적 쉽게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KA-1은 고정익기인 만큼 회전익기인 아파치 헬리콥터만큼 표적 상공에 오래 머무르기 힘들다. 한국군은 2012년부터 중고 아파치 헬리 콥터 36대를 도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미제 고물 무기 비싸게 사오기’로 매도하고 있지만 주어진 상황을 놓고 생각해 보면 이보다 더 좋은 대안은 찾기 힘들다. 물론 한국형 공격헬기(KAH)로 아파치 헬리콥터의 전력공백을 메우자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한국형 공격헬기 사업은 어떻게 끌고 나갈지 가닥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설 령 개발이 이뤄진다고 해도 10여년 이상 걸리는 항공기 개발 특성상 그 동안의 전력공백을 메울 방도는 없게 된다.

북한 공기부양정의 존재와 아파치 헬리콥터 대대의 철수는 상존하는 북한의 위협을 더욱 크게 느끼게 하는 이슈가 되고 있다.

글_이동훈 과학칼럼니스트 enit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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