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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방재 기술

산불 감시용 무인항공기와 화재 초기 징후 잡아내는 센서 이용한 방재

산불은 산림에서 일어나는 화재를 말한다. 벼락 등이 떨어져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인간의 부주의로 담배 등 화력이 있는 물질이 산림에 옮겨 붙어 발생하기도 한다.

산불은 피해를 받는 부분에 따라 땅 속의 부식층을 태우는 지중화(地中火), 지표에 있는 잡초·관목·낙엽 등을 태우는 지표화(地表火), 나무 잎이 무성한 부분만 태우며 지나가는 수관화(樹冠火), 그리고 나무의 줄기를 태우는 수간화(樹幹火) 등으로 나뉜다.

산불은 대부분 지표화로 시작해 수관화 및 지중화로 변해간다. 산불 시즌인 올 여름에도 미국의 소방관들은 100년 이상 사용해 온 장비인 방재용 도끼를 이용해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을 것이다.

방재용 도끼로 나무를 베어 산불 확산을 차단하는 것. 하지만 올해부터는 산불 진화에 첨단과학기술의 도움을 받을 예정이다. 산불 감시용 무인항공기와 나무 꼭대기에 설치된 센서가 산불의 정확한 위치는 물론 확산 방향을 신속하게 알려줄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산불을 탐지하고 확산 방향을 예측할 때 다이얼 업 모뎀을 사용, 수 시간이나 묵은 정보가 소방관들에게 전달됐다. 다이얼 업 모뎀이란 일반 전화선을 통해 모뎀을 사용하는 것으로 정보 전달에 전화를 거는 작업이 추가돼 시간이 지체될 뿐만 아니라 먼 거리의 경우 신호가 약해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산불은 불 속에서 생성된 뜨겁고 건조한 공기, 그리고 물결치는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방향을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소방관들도 불길이 퍼지기 전에 끄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도입되는 산불 방지용 첨단과학기술은 미국 서부지역에서 특히 중요하다. 눈 녹는 철이 빨라지고 건기가 길어짐에 따라 이곳에서는 지난 1970년대에 비해 산불로 피해를 입는 면적이 6배나 늘어났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의 황야 면적 중 160만 에이커가 불에 탔으며, 피해액과 방재비용을 합쳐 13억 달러가 들어갔다.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의 프로그램 관리자 톰 짐머만은 이렇게 말한다.

“과거에는 산불이 발생하고 난 후 확산을 막자는 것이 기본 방침이었습니다. 하지만 화재의 진행 시간과 피해 범위, 그리고 피해 정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에 이제 그런 방식으로 대처할 수는 없게 됐습니다.”

미국 산림청은 어디에서 처음 불이 일어났는지 알기 위해 올해부터 적외선 센서를 장착한 무인항공기 이카나를 도입, 활용할 예정이다. 이카나는 미 우주항공국(NASA)이 운용하고 있는 산불 감시용 무인항공기다.

일반적으로 사진촬영 위성은 화재가 일어난 위치를 포착하고 찍은 사진을 다운로드하는데 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이카나는 연기를 뚫고 화재 현장을 포착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화재 담당관들에게 보내준다.



마찬가지로 적외선 센서를 탑재한 다른 산림청 항공기들도 상업 항공기용 무선서비스인 에어셀을 통해 화재 담당관들에게 실시간으로 자료와 사진을 전송하게 된다. 예전에는 항공기 조종사들이 화재현장 지도와 조감도 사진을 출력한 후 튜브에 담아 지상의 소방관들에게 투하했다.







하지만 이 문서를 회수해 가장 급하게 불을 꺼야 할 곳을 알아내기까지는 무려 8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제 소방 지휘본부는 디지털 파일을 즉시 분석, 상황이 나빠지기 전 적재적소에 소방관들을 보내 대응할 수 있다.

이렇듯 화재 발생과 관련한 상황인식 능력이 대폭 개선됐지만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산불이 번지는 방향을 알면 더욱 효율적으로 화재를 진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 주 캔튼 소재의 볼트리 파워사가 개발한 온도 및 습도 센서는 1에이커(1,224평)당 하나씩 배치하게 돼 있다.

담배 한 갑만 한 이 센서는 급격한 온도 상승이나 습도 저하 등 화재 초기 징후를 나타내는 나무 아래의 기후정보를 수집한다. 지난 4월 미국 산림청은 이 센서의 현장실험을 시작했다.

이 센서는 나무와 토양 사이의 수소이온지수(pH) 차이를 이용해 생산한 전기로 약 10년을 작동할 수 있다. 홍수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짐머만의 팀은 황무지 화재판정지원시스템을 가동시켰다.

이 시스템은 화재 진행모델 및 화재 기상예보를 이용해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온라인 도구다. 산림청과 국립공원서비스국은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화재를 인력으로 진압할지 또는 항공기를 사용해 소방용 젤을 뿌려 진압할지 결정할 것이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의 환경학자 맥스 모리츠는 소방 기술이 발전하고 있지만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산불이 생태계를 복원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화재 위험성이 높은 지역에 건물 신축을 그만둬야 하며, 특히 건물을 지을 때는 화재를 지연시키는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리츠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지진이나 홍수를 막지는 못하고 공존합니다. 산불과도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는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산불이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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