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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의 실체와 효용성

담배에는 무려 4,000여 가지의 화학물질이 있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이 인체에 유해하다. 더구나 요즘에는 금연구역이 늘어나고 있어 마음대로 흡연하기도 마땅치 않다. 이 같은 상황 때문인지 언제부터인가 전자담배가 새로운 흡연 수단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전자담배는 안전하게 니코틴을 흡입하고자 하는 욕구, 흡연자가 설 땅이 없는 시대 상황, 그리고 급속한 전자기술이 맞물려 나타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전자담배를 금연보조제의 하나로 보고 있지만 대체 담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전자담배는 인류의 니코틴 흡입 행위까지 전자화시대로 돌입했음을 알려주는 상징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담배는 오랫동안 성인들의 필수 기호품이었다. 하지만 담배의 해악이 알려지면서 사무실, 식당 등 과거 담배를 자유롭게 피울 수 있던 장소들이 금연 지역으로 지정돼 가고 있다. 게다가 흡연자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곱지 않다. 이에 따라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에 나서고 있지만 이 또한 쉽지는 않은 게 현실이다.

담배의 유해성과 대안

담배를 계속 피우고 싶은 것은 니코틴 성분이 가진 특유의 약리작용 때문이다. 니코틴은 식물의 2차 대사물질인 알칼로이드의 일종으로 담배와 같은 가지과(科) 식물의 잎에 주로 존재하는 염기성 유기화합물이다.

일반적으로 니코틴이 몸속에 들어오면 혈관을 통해 빠른 속도로 퍼져 뇌에 도달한다. 신경계에 닿은 니코틴은 아세틸 콜린 수용체에 결합해 아드레날린 같 은 흥분 계열의 호르몬을 내놓게 된다.

이 같은 호르몬의 작용으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간에서 포도당의 분비량이 늘어난다. 그리고 뇌에서는 도파민의 분비량이 많아져 기분이 좋은 상태가 된다. 이 같은 약리작용으로 인해 니코틴을 흡입할 경우 집중력 및 기억력 향상 같은 각성효과를 얻을 수 있다. 흡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쉽게 금연을 하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과다한 니코틴 흡입은 몸에 좋지 않다. 니코틴의 양이 과다해지면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차단하기 때문에 중추신경 및 말초신경의 마비효과가 나타난다.

또한 니코틴은 그 자체로도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급성 니코틴 중독 상태가 나타날 수 있다. 급성 니코틴 중독 상태에서는 구토·맥박·호흡의 상승 같은 현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에는 경련·기절·호흡마비 등이 발생한다.

이 상태에서 니코틴을 더 흡입하게 되면 사망에 이른다. 과거 담배 잎을 살충제나 뱀 퇴치제로 사용한 것도 바로 이 같은 니코틴의 독성 때문이다. 또한 니코틴은 의존성이 매우 강한 물질이기 때문에 한번 맛을 들이면 좀체 끊지 못하게 된다. 만일 강제로 끊으면 금단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게다가 담배는 무려 4,000여 가지의 화학물질을 가지고 있는 화학물질 덩어리다. 그 중에는 비소, 암모니아, 부탄, 카드뮴, 일산화탄소, 청산가리, 포름알데히드, 메탄올 등 이름만 들어도 으스스한 치명적 화학물 질이 많이 포함돼 있다.

물론 양이 적기 때문에 담배 한두 대 피운다고 사람이 바로 죽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니코틴의 의존성 때문에 이 같은 유해물질을 몸속에 계속 들이붓게 되고, 이 같은 상태가 이어지면 결국 큰 병이 나고 마는 것이다. 물론 옆 사람에게 담배연기를 뿜어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렇다면 건강상 안전하게, 최소한 주위 사람들에게 담배연기로 민폐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담배를 즐길 수 있는 대안은 없는 것일까.

전통적인 대안으로는 씹는담배가 있다. 담배의 원산 지인 서인도 제도의 원주민들은 조개의 석회를 담배 잎에 섞어서 씹었는데, 16세기 초 스페인이 서인도 제도를 정복하고 돌아올 때 일반적인 담배와 함께 이 씹는담배도 유럽에 가져왔다. 현재 미국과 유럽에서는 불을 피우면 안 되는 곳이나 금연구역에서 흡연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씹는담배는 발암물질이 섞여 있는 담배 잎 성분을 액체의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담배에 비해 구강에 발암물질이 더욱 직접적으로 닿게 된 다. 따라서 일반 담배보다 구강암 발현 가능성이 훨씬 높고, 계속 이용하면 만성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까지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대안은 없을까. 그래서 니코틴을 함유한 니코틴 껌, 니코틴 패치 등 이런저런 금연보조제들이 많이 나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현 대의 전자기술을 빌려 외관은 물론 맛과 피우는 느낌까지 재현한 전자담배도 선보이게 됐다.

현재 영어권에서는 전자담배를 ‘Electronic Cigarette’ 또는 줄여서 ‘e-cigarette’, ‘e-cig’ 등으로 부르고 있다. 상품명으로는 E-Cigar, E-Pipe, E-Liquid 등이 있다.







전자담배의 작동 메커니즘

전자담배를 처음 만들어낸 곳은 중국의 루엔(如煙)집 단유한공사다. 이 회사는 현재 전 세계에 전자담배의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참고로 루엔의 전자담배는 담배 잎에서 추출한 니코틴을 공기의 형태로 흡입하게 만들 것이다. 이에 따라 다른 회사에서는 특허를 피해가기 위해 다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전자담배는 다양한 외관을 하고 있지만 4가지 구성품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데, 마우스피스·가열기· 배터리·회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카트리지라고도 불리는 마우스피스는 전자담배에서 입에 대는 부분이자 담배의 주된 물질인 니코틴이 들어있는 곳이다. 재질은 플라스틱으로 돼 있으며, 위생 문제나 니코틴 첨가 용액의 교체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소모품으로 제작된다.

니코틴 첨가 용액이란 니코틴이 첨가된 프로필렌 글리콜이다. 마우스피스 내부의 니코틴 첨가 용액이 다 떨어지면 사용자가 재충전하거나 새 것으로 갈아 끼울 수 있도록 돼있다.

니코틴 첨가 용액은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농도와 맛이 다른 여러 가지가 나와 있다. 유명 담배 브랜드의 맛을 모방하거나 니코틴 함량이 극소량인 것도 있다.

또한 담배 맛을 아예 없애고 대신 딸기, 오렌지, 민트, 바닐라, 캐러멜, 커피향이 나도록 한 것도 있다. 가열기는 마우스피스 속에 있는 니코틴 성분을 가열 및 기화시켜 사용자가 흡입 가능하도록 한다. 그리 고 이 같은 가열기에 전원을 공급해 주기 위해 배터리와 회로가 장착된다.

대부분의 가열기에 쓰이는 동력원은 리튬이온 전지다. 배터리 사용시간은 배터리 종류와 크기, 사용빈도, 그리고 사용 환경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배터리는 가 정용 콘센트, 차량용 콘센트, 그리고 USB 등에 연결해 재충전이 가능하다. 배터리는 전자담배의 가장 큰 구성품이다.

시거처럼 큰 담배를 재현한 전자담배의 경우 기존의 표준형 배터리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반 담배의 크기로는 그만한 배터리를 수납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형 배 터리와 회로를 하나로 만들어 필요할 때 통째로 교체할 수 있도록 모듈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전자담배에는 공기흐름 센서와 가열기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컷오프 스위치도 달려 있다. 이와 함께 전자담배가 작동 중임을 표시하기 위해 담뱃불에 해당하 는 부분에는 LED가 장착돼 있다. LED는 담뱃불이 타 들어가는 시각적 효과도 낸다.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전자담배를 물고 숨을 들이쉬면 공기흐름 센서에 공기흐름이 감지돼 가열기를 작동시킨다. 가열기는 니코틴 첨가 용액을 기화시켜 사용자 가 니코틴을 흡입하게끔 한다. 모델에 따라서는 담배연기 효과를 재현하기 위해 수증기를 뿜어내는 것도 있다.

법적 지위와 안전성 논란

전자담배를 대체 담배로 볼 것인가, 아니면 금연에 도움이 되는 금연보조제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견해 차이가 크다. 그리고 전자담배의 생산 및 유통 에 대한 규제 역시 나라마다 다르다.

호주와 홍콩에서는 전자담배의 판매가 불법이며, 오스트리아와 덴마크에서는 전자담배가 의료제품으로 분류돼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에도 의료제품으로 분류돼 있다. 핀란드의 경우는 국내에서의 전자담배 매매는 금지하지만 개인 용도로 해외에서 수입하는 것은 허용하고 있다.

중국, 캐나다, 미국, 영국,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전자담배의 판매가 특별히 규제되지 않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판매는 규제가 없지만 광고는 규제를 받는다. 하지만 이들 나라에서도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와 같은 규제를 받아야 하며, 허가된 판매점에서만 취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자담배 제조회사들은 불과 연기가 없는 전자담배의 경우 일반 담배에 비해 화재 위험성, 간접흡연 등 주변에 끼치는 부수적 피해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적으며, 건강에도 훨씬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일반 담배보다 경제적이라는 말도 한다.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경제적이라는 주장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다. 현재 10만~20만원 선이면 전자 담배를 구입할 수 있다.

또한 담배 한 갑에 해당하는 양의 니코틴이 든 마우스피스 가격은 1,000원 정도.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하루 한 갑을 피운다고 보았을 때 6 개월 이상 사용하면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하지만 건강에 훨씬 안전하다는 주장은 많은 논란을 겪고 있다.

전자담배 제조회사들은 일반 담배를 연소시킬 때 나오는 타르, 일산화탄소 등 수천가지의 유해물질을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전자담배가 건강상 안전한 대체 담 배라는 논리를 편다.

다시 말해 전자담배는 카트리지 속의 니코틴 첨가 용액을 가열 기술을 사용해 수증기로 만들기 때문에 이론상 유해물질 없이 순수한 니코틴만을 흡입할 수 있다는 것.

실제 전자담배에 함유된 니코틴 첨가 용액에 대해 실시된 독물학 연구 중 일부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보고한 것이 많다. 하지만 이는 인체 독성실험을 거치지 않은 기초연구 결과일 뿐이다. ]

이로 인해 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 9월 전자 담배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니코틴 대체 요법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연구 성과가 발표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를 대체 담배나 금연보조제로 여기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또한 임상실험을 거치지 않은 만큼 인체를 대상으로 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기화된 니코틴을 대체 담배 또는 금연보조제로 사용하는 흡연자의 경우 일반 담배와 똑같이 니코틴으로 인한 중독 및 금단증상, 그리고 심리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캐나다 보건청은 지난 3월 27일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안전하고 금연보조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니코틴 중독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미 국립보건연구소는 이 같은 니코틴 중독 및 심리적 효과가 전자담배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이전에 피웠던 일반 담배에 의한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 연구에 참가한 피험자들이 질병 및 건강문제의 국제 통계분류 10차 개정(ICD-10) 및 정신장애 진단 및 통계편람 4 판(DSM-IV)에서 정한 가이드라인에 의해 선발 및 통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15일 국내에 유통되는 전자담배 중 5개 회사 제품 8개 모델에서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검출돼 논란을 빚었다. 포름알데히드는 암을 일으킬 위험이 큰 제1급 발암물질이다. 이는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몸에 나쁜 화학물질이 없다고 주장하던 전자담배 제조회사들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 담배는 수천가지 화학물질을 가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독성물질이다. 게다가 이 같은 포름알데히드 성분의 검출은 전자담배의 설계 및 제조상의 문제이지 전자담배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필연적 문제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자담배의 객관적인 효과

적어도 현재까지 나타난 자료들로 볼 때 전자담배는 금연보조제라기보다는 대체 담배에 더 가깝다.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이 굳이 담배의 모든 요소를 똑같이 재현한 전자 담배, 그것도 일반 담배의 수십 갑에 해당하는 비싼 돈을 내고 구입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담배를 끊으려는 사람이라면 니코틴 껌이나 니코틴 패치처럼 담배의 다른 요소를 제외하고 니코틴만을 흡입해 금단증상을 완화시킬 대안을 추구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전자담배는 니코틴 껌, 니코틴 패치 등의 금연보조제와 달리 현대의 발달된 전자기술을 사용해 외관은 물론 피우는 맛과 느낌을 최대한 구현한 대체 담배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들이 전자담배를 구입한다고 봐야 할까. 전자담배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는 행위도 즐기고 싶고, 니코틴도 즐기고 싶지만 유독성 화 학물질은 흡입하고 싶지 않고, 주변에 피해도 끼 치고 싶지 않은 부류라고 할 수 있다.

즉 담배가 주는 니코틴은 물론 그것을 흡입하는 행위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인 것이다. 전자담배는 고도로 발전한 전자기술에 힘입어 인류가 오랫동안 즐겨온 니코틴 흡입 행위를 보다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진짜 총과 그것의 디자인 및 기계적 요소를 똑같이 재현했지만 살상력은 없는 모형 총과도 같은 관계인 셈이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이런저런 안전상의 문제점 실증 및 해결, 관련법규의 정비가 이루어진다면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를 밀어내고 인류의 새로운 니코틴 흡입 행위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글_이동훈 과학칼럼니스트 enit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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