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전남 나주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술에 목마른 주당들이 반색할 만한 아이디어를 떠올려 실용 신안을 출원했다.
셀프 술 공급 장치가 바로 그것. 간단히 말해 이 아이템은 각 테이블에 술 공급 밸브를 부착, 손님 스스로 원하는 만큼 술을 따라 마실 수 있게 한 장치다.
술 공급 밸브는 맥주·소주·전통주 등 주 종별로 1개 이상 동시에 설치할 수 있으며, 이 밸브와 술 저장탱크를 연결해 언제든 술이 공급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공급되는 술의 양을 알려주는 주량표시기를 별도로 부착함으로서 손님들이 자신이 마신 술의 양을 파악하고, 업주는 술값 계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출원인의 설명에 따르면 이 같은 셀프 술 공급 장치가 보급되면 손님들은 술을 가져다 줄때까지 기다릴 필요 가 없으며, 필요한 만큼만 따라 마실 수 있어 술을 남기 지 않는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업주 입장에서도 종업원의 숫자를 줄일 수 있어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셀프 술 공급 장치는 이미 상용성 검증에 실 패한 아이템이다. 과거 이와 유사한 방식의 셀프 호프집 이 성행했었지만 결국 손님들의 외면을 받아 지금은 모두 사라진 것이 그 증거다. 생맥주의 경우 디스펜서로 맥주를 따를 때 다량의 거품이 나오는데, 이 거품까지 공급량으로 계산되는 한계가 있었던 것.
물론 출원인의 아이템은 다른 주종들도 함께 포함하고 있지만 병에 담겨 있는 주류와 달리 셀프 공급기로 공급받은 술은 손님이 공급량의 정확성을 신뢰하기 어려워 상용성이 낮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이를 인지한 듯 출원인도 특허청의 등록 결정 후 등록료를 내지 않고 권리를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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