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벌레와 식물로 움직이는 로봇

곤충과 식물 먹고 자체적으로 에너지 생산해 움직이는 자율형 로봇

지난 1920년 체코의 작가 K. 차페크가 희곡 ‘로섬의 인조인간’을 발표한 이래 로봇은 끊임없는 관심의 대상이었다. 차페크는 이 희곡에서 기술의 발달과 인간사회의 관계에 대해 아주 비관적인 견해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즉 모든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인간과 똑같이 할 수 있지만 정서나 영혼을 갖지 못하며 마모됐을 때는 폐품으로서 신품과 교환할 수 있는 로봇을 등장시켰는데, 이 로봇들이 노동자로서 인간의 지배를 받는 사회를 그렸다. 그리고 이 로봇들은 노동을 통해 지능 및 반항정신이 커져 결국 인간을 멸망시킨다는 이야기를 전개시켰다.

이 같은 시각은 로봇이 인간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의 전형적인 사례로 거론돼 왔다. 물론 이에 대한 반대 시각도 존재한다. 로봇이 너무 똑똑해 인간에 맞서 반란을 일으킬 정도가 되더라도 전원만 끄면 다 해결된다는 것.

하지만 앞으로는 전원만 끈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될 것 같지는 않다. 벌레나 식물 등의 유기체를 먹고 스스로 에너지를 얻는 로봇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새로운 로봇의 등장은 완전 자율형 로봇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 로봇은 광산의 탐사나 청소, 하수관 이상탐지 등과 같이 빛이 닿지 않아 태양전지를 충전할 수 없는 환경에서 느리더라도 장기간 안전하게 사용하는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다.

영국의 브리스톨 로봇공학연구소에서 만든 에코봇 II는 탬버린 크기의 식충로봇이다. 엔지니어들이 이 로봇에 곤충을 먹여주면 박테리아와 산소가 들어있는 진흙 같은 탱크인 미생물 연료전지 내에서 곤충을 소화, 전력으로 바꾼다. 파리 8마리를 먹으면 2m를 전진할 수 있다.



자동차만한 무인전술로봇(EATR)은 더욱 활발하게 에너지를 찾아다닌다. 미 국방고등연구기획국이 워싱턴 DC에 소재한 로보틱 테크놀로지사에 자금을 지원해 만들고 있는 이 로봇은 카메라와 레이더 같은 센서를 이용해 잔가지와 나뭇잎을 찾아다닌다.

그런 다음 이를 잘게 잘라 해리 쉘이 설계한 증기엔진의 연소실에 넣는다. 쉘은 지난해 파퓰러사이언스 발명상 수상자인데, 쉘의 증기엔진은 무엇이든지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쉘의 증기엔진은 68kg의 식물로 무인전술로봇을 160km 주행시킬 수 있다.

에코봇 Ⅱ와 무인전술로봇 팀은 가동이 적은 시간에 에너지를 보존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또한 2011년경에는 무인전술로봇의 시제품이 등장할 것이다.

혹시 이 로봇들이 전기톱을 휘두르며 사람 고기를 사냥할 것이 두려운가? 이 로봇들은 정해진 모양과 색, 질감을 갖춘 식물만 섭취하도록 프로그램 돼 있기 때문에 안심해도 좋다.

로보틱 테크놀로지의 CEO인 로버트 핑클슈타인은 이렇게 말한다. “이 로봇에게 초콜릿 케이크를 줘도 그것을 먹기는커녕 음식으로 인식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리고 이 로봇은 동물을 추격할 만큼의 속도도 낼 수 없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