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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폭발 막아주는 금속 철망

금속 철망이 불꽃의 열을 빼앗아 가스 온도를 발화점 이하로 낮추는 것은 물론 폭발도 막아

119세기 초만 해도 탄광을 가득 메운 메탄가스와 공기의 휘발성 혼합물에 불이 붙어 폭발이 일어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었다. 이는 석탄을 캐는 광부들이 조명으로 석유램프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사고가 일어나면 탄광 입구에서는 마치 포탄을 쏘는 구식 대포처럼 광부들의 몸을 토해냈다. 하지만 1815년 험프리 데이비라는 영웅이 나타나 마침내 해결책을 제시했다. 해결책이란 바로 석유램프를 금속 철망으로 둘러싸는 것이다.

세계 최초의 직업 과학자 중 한 명인 데이비는 가스 연소 때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조직적인 연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냈다. 그는 가스 불꽃이 가느다란 금속 튜브 안에서는 멀리 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금속이 불꽃의 열을 빼앗아 가스의 온도를 발화점 이하로 낮추기 때문이다.

그는 금속 튜브를 더욱 얇고 짧게 개량하던 중 튜브의 직경이 매우 가늘면 불꽃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발견을 통해 그는 매우 가느다란 튜브 수천 개를 격자 모양으로 배치한 미세한 금속 철망을 만들면 가스 불꽃은 이동하지 못하고 폭발 역시 일어나지 않게 된다는 논리적 결과에 도달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사실 필자도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을 수 없었다. 촛불 주변에 금속 철망을 친 상태에서 폭발성 가스 혼합물을 불어넣으면 가스가 폭발할 것 같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불꽃은 금속 철망 앞에서 멈춰 사그라진다. 물론 가스는 금속 철망에 난 구멍을 통해 안에도, 바깥에도 있게 되지만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 것.

데이비는 이 발명에 대한 특허를 내지 않았다. 그저 광부들을 구할 수 있었던 것을 보람으로 느끼고 만족할 뿐이었다. 그의 램프는 오랫동안 쓰였으며, 전등의 발명 이후에도 한동안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 지지 않았다. 오늘날 그의 램프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세계 최초의, 그리고 가장 위대한 직업적 과학자라는 명성에는 변함이 없다.






데이비의 광부용 안전램프 제작 메커니즘







미세한 금속 철망으로 된 주방용 체로 촛불을 덮으면 데이비의 광부용 안전램프와 구조상 똑같아진다. 촛불 바깥쪽에서 공기와 프로판 가스를 섞은 폭발성 혼합물을 불어보자. 금속 철망이 충분히 세밀하다면 가스가 계속 공급돼도 불꽃은 금속 철망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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