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과 개인들이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수없이 특허청의 문을 넘나들고 있다.
이중에는 머지않은 미래에 히트상품, 첨단제품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낼 아이디어 제품들은 물론 실소(失笑)를 금할 수 없을 만큼 황당무계한 기술이나 상품화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아이템들도 다수 존재한다. -편집자 註 자료제공: 한국특허정보원
21세기는 에너지 패권의 시대다. 에너지가 곧 무기며, 에너지를 가진 자가 세상을 주도한다. 지난 2008년 경남 함안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이 같은 트렌드에 발맞춰 지금껏 버려졌던 에너지를 유용한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로 실용신안을 신청했다.
항공기 후폭풍 발전기가 바로 그것. 이 아이템은 항공기의 제트엔진이 뿜어내는 강력한 후폭풍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얻는 신개념의 풍력발전기다. 각 공항에는 많은 항공기들이 이륙전과 착륙 후 계류장 및 활주로에 머물고 있는데, 이들의 엔진에서 뿜어내는 강력한 바람으로 전기를 발생시키겠다는 것.
출원인에 따르면 제트엔진 2기를 채용한 항공기는 약 11만2,000~11만6,000 파운드의 후폭풍을 배출한다. 이는 677~701마력에 해당하는 힘으로 하루 500대의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국제공항의 경우 후폭풍 에너지 만 35만 마력에 달한다. 1마력이 0.746㎾인 만큼 공항 한 곳에서 후폭풍으로 만들 수 있는 전력이 261㎿나 된다는 계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항공기의 진행을 방해하지 않는 장소에 다수의 발전기를 설치, 전체 후폭풍의 10%만 전력으로 바꿔도 26㎿의 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출원인의 설명이다.
출원인은 이렇게 생산된 전력을 공항에 공급하면 전력자급도를 극대화시킬 수 있으며, 잉여전력을 매각해 부가수익을 올릴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화력발전 등에 의한 전력생산량을 줄여 이산화탄소 저감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재 특허청의 심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 실용신안의 등록 여부를 예단키는 어렵다. 하지만 기술의 타당성과 효과만 검증된다면 풍력발전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을 혁신기술로 주목받을 아이디어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