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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 성공의 디딤돌 천리안 위성

[우주강국 실현의 또 다른 지표 인공위성] 1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

우리나라 인공위성 개발의 역사는 약 20여년에 이른다. 지난 1992년 과학위성 '우리별 1호'의 발사를 효시로 우리나라는 인공위성 분야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3호까지 개발된 우리별 위성을 통해 다양한 시스템 통합기술과 설계기술을 확보했으며 이는 저궤도 위성인 다목적 위성 개발의 기술적 기반이 됐다.

지난달 27일 국내 연구개발에 의해 제작된 첫 번째 정지궤도 위성이자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해양관측위성인 '천리안'의 발사 성공은 바로 이러한 20여년의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

우주발사체와 함께 대한민국의 우주강국 도약을 위한 또 다른 지표라 할 수 있는 인공위성의 개발 역사와 역할, 향후 계획에 대해 알아본다.
자료제공: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 과학과 기술

국내 첫 정지궤도 통신해양기상위성 천리안이 지난 6월 27일 아리안 발사체에 탑재돼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꾸르 발사장에서 우주를 향해 발사됐다. 천리안 위성은 발사 9일 만에 목표 정지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 우리나라는 세계 7 번째로 독자적인 기상위성 보유국에 등극하는 영예를 누리 게 됐다.

발사 이후 프랑스 툴루즈 아스트리움이 갖고 있던 관제권도 지난달 10일 국내지상국으로 이관됐으며 12일과 13일 각각 최초의 기상영상, 해양영상의 수신에 성공하는 등 통신안테나 신호가 정상적으로 측정되어 시험운영에 본격 돌입한 상태다.

천리안 위성은 앞으로 6개월간 시험운영을 거친 뒤 통신·해양·기상 위성으로서 실질적인 관측활동에 투입된다. 천리안 위성은 지구 적도궤도 3만6,500km 상공을 도는 국내 최초의 정지궤도 위성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이러한 정지궤도 위성을 통해 확보되는 기술은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미래 달 탐사 기술의 디딤돌이 되는 등 대한민국발 우주개발시대를 앞당길 강력한 추진제로 작용하게 된다.






우주개발의 핵심 축

지난 1957년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인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이래 인류는 현재까지 약 6,000여개의 인공위성을 우주궤도에 발사했다. 이들 위성은 사용 목적에 따라 수행하는 작업도 다르다. 과학적 현상의 연구, 군사적 목적, 지구의 기상 현상의 관측을 통한 인적·물적피해 예방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GPS 위성을 이용한 항법, 측지 분야 등의 활용도 확대되고 있다. 인공위성은 우주발사체와 더불어 우주개발의 중심축인 셈이다.

현재 국내에서 추진 중인 인공위성 개발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저(低)궤도 인공위성인 아리랑 시리즈, 고(高)궤도 인공위성인 정지궤도 복합위성 시리즈, 그리고 과학기술위성 시리즈다.

이중 과학기술위성은 순수 과학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무게도 100~150㎏ 내외인 저궤도 소형위성을 말한다. 과학기술위성 1호는 지난 2003년 9월 러시아에서 발사됐으며 2호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 나로호에 탑재됐지만 발사 실패에 따른 공중분해라는 비운을 맞았다. 3호의 경우 우주 및 지구 관측 임무를 띄고 오는 2011년 발사 예정에 있다. KAIST 인공위성센터가 본체 제작을 맡았고 주탑재체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 중이다.

발사에 성공하면 주탑재체의 근적외선 카메라를 이용, 은하면 근적외선을 관측해 고온가스의 물리적 특성 및 기원을 연구하는 한편 지구관측에 의한 지표 온도 변화 및 산 불 탐지를 수행하게 된다.

또한 부탑재체인 초소형 영상분광기는 영상분광을 이용하여 수질오염 관측, 생태지도 작성, 작황 상태 파악 등에 이용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고성능 레온 프로세서 탑재 컴퓨터 등으로 다양한 우주기술 개발 및 검증에도 활용된다.


생활 속의 우주항공기술

현재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많은 기술들이 그 기원을 우주항공기술에 두고 있다.

1.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과 GPS와 인공위성이라는 우주항공기술이 현대인들에게 준 가장 대표적 문명의 이기다. 위성이 없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길을 찾기 위해 지도를 뒤적이고 있었을지 모른다. 특히 신호 위반이나 속도 감시카메라에 걸려 지불해야 했을 벌금을 생각하면 고맙기 그지없는 기술임에 틀림없다.

2. MRI, CT스캐너
인체와 두뇌를 단층면으로 촬영, 의료진단기술의 혁신을 불러온 자기공명영상(MRI) 장치와 CT 스캐너도 우주기술에 기반을 뒀다. 두 의료기기의 원천은 아폴로 우주비행선의 디지털 영상 처리기술이었다.

3. 라식 수술
우주비행선의 자동 랑데부 및 도킹 기술, 그리고 인공위성 원격탐사기술이 라식수술 장치와 엑시머 레이저 시술시스템에 적용돼 있다.

4. 심장박동 조절기
인공위성과 기지국 사이의 통신기술을 활용, 추가적인 외과 수술 없이 심장질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심장박동 조절기가 탄생했다.

5. 정수기, 전자레인지
정수기의 핵심인 이온여과장치와 전자레인지는 가전제품 기업이 아닌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비행사들의 식수와 음식 문제 해결을 위해 개발했다.

6. 화재경보기
1970년대 NASA는 우주정거장 스카이랩의 화재 탐지를 위해 연기감지장치를 개발했다. 이 기술과 아이디어는 현재의 화재경보기에 그대로 적용되어 수많은 인명을 구하고 있다.

7. 연료전지
수소연료전지자동차, 가정용 연료전지시스템 등에 활용되는 연료전지 역시 우주왕복선의 연료 효율성 제고를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달 탐사와 정지궤도 위성

천리안과 같은 정지궤도 위성은 저궤도 위성과 달리 3만 6,000㎞ 상공의 고궤도까지 위성을 올리기 위해 액체추진 엔진기술, 우주방사선 차폐기술, 원격통신기술 등에서 한층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천리안을 통해 체득한 액체추진 엔진기술과 우주방사선 차폐기술은 향후 달 탐사 위성과 달 착륙선 개발의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고궤도 위성기술 이상의 지대한 가치가 있다.



일례로 달 탐사 위성의 경우 발사체를 이용해 곧장 달을 향해 발사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궤도를 돌며 단계적인 궤도 상승을 거쳐 조금씩 지구의 중력권을 벗어나는 방식으로 달 궤도에 진입해야 한다.

따라서 액체추진 로켓의 점화와 재점화를 반복하며 궤도를 상승시키는 고궤도 인공위성 기술은 달 탐사 위성을 달 궤도에 올려놓는 데 더없이 필수적인 것이다. 우주방사선 차폐기술도 지구 자기장의 보호막을 벗어나야하는 달 탐사 위성과 착륙선이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에 해당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중형급 위성인 아리랑 1, 2호의 개발 및 운용 경험, 고궤도 정지위성인 천리안, 그리고 현재 개발 중인 아리랑 3호·5호·3A호 위성 제작 기술을 감안할 때 국내 독자기술로 달 탐사위성과 달 착륙선의 개발에 성공하는 것도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주진 항공우주연구원장도 "현재 국내 우주개발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60~70%지만 중·저궤도 위성기술은 약 80%, 정지궤도 위성도 약 60%의 기술 수준에 도달했다"며 "향후 10년 내 위성 부문 기술력은 선진국의 약 90% 선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탑재체 국산화 시급

이의 일환으로 항우연은 오는 2018년 발사를 목표로 내년부터 정지궤도 복합위성 2호기의 연구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항우연은 프랑스 아스트리움과 공동개발한 천리안과 달리 2호기의 설계와 제작을 순수 국내 기술로 추진, 정지궤도 위성의 기반기술 확보에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최성봉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통신해양기상위성사업단장은 "정지궤도 복합위성 2호는 기상·해양 관측, 한반도 주변 환경 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통신위성 수요를 충당, 막대한 수입대체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내 위성 기술에도 치명적 한계는 있다. 위성의 본체 제작 기술에 비해 전자광학 망원경, 전천후 레이더시스템 등 탑재체 기술은 우주선진국 대비 50% 수준에 불과해 상대적 열세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지금껏 발사됐거나 개발 중인 인공위성의 주탑재체들이 하나 같이 미국이나 유럽 업체에서 수입한 것이라는 게 이를 방증한다.

이는 그동안 국내 연구개발이 위성 본체와 발사체 개발에만 집중해왔던 것에 근본 원인이 있다. 희망적인 사실은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국내 연구진들이 위성 탑재체의 자체 기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것.

실제로 한국천문연구원은 현재 과학기술 3A호 위성의 주탑재체인 다목적 적외선 영상시스템(MIRIS)을 개발 중이다. MIRIS에는 향후 2대의 우주 및 지구관측용 적외선 카메라가 장착돼 우주탄생의 신비를 밝히는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적외선 카메라의 크기가 60×60×30㎝로 매우 작은 편이라 정밀도 면에서 허블망원경과 비교될 수는 없지만 기존 국내 위성 대비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관측능력이 최대 특징으로 꼽힌다. 또한 해외에서조차 연구가 취약한 1~2 마이크로미터(μm) 대역의 근적외선 관측도 가능하다.




ETRI 통신 탑재체 국산화율 80%

이 같은 적외선 망원경을 지구 탐사용으로 쓰면 우리는 주· 야간을 아우르는 관측 능력을 가질 수 있다. 사실 통신위성 외에 국내에서 운용 중인 유일한 위성인 아리랑 2호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광학망원경이기 때문에 구름이 끼었거나 야간에는 무용지물로 변한다. 반 면 적외선 망원경이 탑재되는 위성들은 야간촬영이 가능해 활용도가 매우 크다.

이대희 천문연 우주천문기술개발그룹장은 "적외선 탑재체는 설계, 개발, 시험을 모두 순수 국내기술로 수행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며 "현재 2대의 카메라 모두 비행모델 제작을 마치고 조립 중으로서 기능, 환경, 검교정 시험을 마치고 연말까지 위성체에 조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천문연과 함께 위성 통신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천리안 위성에 탑재된 통신탑재체를 개발하며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과시했다. 통신탑재체는 위성이 정지궤도를 돌 때 초고속 위성 인터넷, 위성멀티 미디어 서비스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 내 핵심 모듈이다.

ETRI는 당시 통신탑재체의 설계, 제작, 조립, 시험 등의 전 과정을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 국산화율 80% 이상을 달성했다. 또한 아스트리움의 우주품질 보증조건에서 요구하는 검증시험도 완벽하게 수행했다.

특히 ETRI의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위성전문업체 인 쎄트렉아이, 코스페이스, 대한항공, 엠엔엠링스가 공동 개발 형태로 위성중계기와 안테나 제작을 담당함으로써 국내 업체들의 기술력 향상이라는 부가효과도 누렸다.

다만 ETRI의 통신 탑재체는 실제 우주궤도상에서 성능 테스트가 이뤄진 적이 없었는데 이번 천리안을 통해 안정적 성능이 확인되면 행정안전부의 행정망 등 공공통신망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ETRI의 한 관계자는 "국산 통신탑재체의 신뢰도와 안정성이 입증되면 연간 1,000억원 규모의 통신위성기술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천리안에 이어 올해 내에만 9월경 무궁화위성 6호가 가이아나 우주센터에서, 11.12월에는 다목적 실용위성 5호가 러시아 야스니발사장에서 발사될 예정에 있다.




대덕=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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