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이상의 탁월한 안전규제 경험 = 최근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 도 입 열기가 확산되면서 안전성을 보장 할 수 있는 안전규제 인프라의 확보가 원전 수출의 핵심요소로 부각되고 있 다. 원전의 부지선정에서부터 설계, 건 설, 기기제작, 설치, 시운전, 운영 등에 걸친 안전규제 인프라가 미비하면 자 칫 치명적 사고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 기 때문이다.
112 POPULAR SCIENCe POPSCI.co.kr 이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신 규 원전 도입국들에게 제도, 조직, 기 술적 사항을 포함한 안전인프라 구축 을 권고하고 있으며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원자력 강국들은 원전 도입 희망 국 가들에게 안전규제 인프라를 지원하 는 방식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원자력 안전기술의 우수 성은 30년 이상의 성공적 원전 운영사 례를 통해 이미 세계적으로 입증 받은 상태다. 실제로 한국수력원자력의 자 료에 따르면 국내 원전의 운영관리 수 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호기당 고장정 지 건수는 연간 1건 미만으로 세계 최 고 반열에 올라있다. 운전 중 기기고장 이나 인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원전 불시정지 건수 역시 지난 2008년에는 전체 가동원전 20기 중 7건, 작년에는 6건으로 호기당 0.3건에 불과하다.
우리나라가 막강한 원자력 강국들 을 제치고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전의 승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고도의 안전기술과 원전 운영 능 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 원전 도입 개도국 인프라 지원= 한국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한국전력, 한수원 등과 함께 국내 원전의 안전을 책임지는 첨병이다. 특히 지난 30년간 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집대성한 원전 안전규제 종합패키지 솔루션 '아이리 스(IRISS)'를 개발, 대한민국발 원자력 르네상스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아이리스의 최대 특징은 IAEA의 안전기준에 근거, 원전 도입국의 요구 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 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 세부구성은 원 전 건설에서 운영에 이르는 로드맵과 이행프로그램 수립, 규제요원 역량 강 화 교육·훈련, 원전 안전검사와 안전 성 평가를 위한 기술지원, IT 기반 통 합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등 총 4개의 기본 모듈로 이뤄져 있다.
이중 안전 검사 및 안전성 평가 서 비스에서는 원전 운전분석 시뮬레이 터, 원자로 용기, 배관건전성 평가 및 감시 프로그램 등이 제공되며 IT 기반 통합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서비스는 웹기반 시스템과 데이터베이스로 운용 되고 있다.
이진호 KINS 국제사업총괄실장은 "원자력 안전규제 인프라는 원전 도입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장기 간의 교육·훈련과 개발 과정이 필요하 다"며 "아이리스는 원전 신규 도입국의 안전규제 인프라 구축 지원을 위한 최 적의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잠재적 원전 수입국인 개도국들을 대 상으로 한 국내 원전 수출의 경쟁력 제 고에 있어 아이리스는 중요한 전략무기 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UAE와 특별합의서 체결= 이와 관련 KINS는 지난 2008년 IAEA가 지정한 국제원자력안전학교를 설립, 중동·아 프리카·아시아 지역의 훈련생들에게 아이리스를 바탕으로 기본과정, 고급 과정, 실무과정으로 구성된 단계별 교 육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원전도입 가능성이 높은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규제지원 역량 을 집중 투입, 원자력 안전인력 양성의 거점기관으로서 국제원자력안전학교 의 세계적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 나간 다는 방침이다.
KINS는 최근 UAE와 원전 규제기 술지원을 위한 특별합의서를 체결하기 도 했다. 이의 일환으로 금명간 안전규 제지원을 위한 상주인력 3~4명을 비 롯해 연간 40~50명의 전문가를 UAE 에 파견할 예정이다. 또한 이와는 별도 로 매년 4~5회 가량 UAE의 규제요원 들을 국내로 초빙하여 원전 건설규제 활동에 관한 심층교육을 제공할 계획 을 세우고 있다.
이 실장은 "현재 신규 원전 건설을 앞두고 부지 선정작업을 진행하고 있 는 말레이시아와도 자문관 지원에 합 의한 상태"라며 "KINS의 구조부지 자문관이 현지에 파견돼 3년 동안 교 육과 훈련을 실시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아톰케어는(AtomCARE)는 국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한 운영과 사고 발생 시의 신속한 조치를 담보하는 KINS의 종합 원자력 방재관리 시스템이다. 원전에서 사소한 이상이라도 발생하면 아톰케어는 즉각 방재요원에게 이 상황을 자동 통지해 신속한 대처를 가능케 한다. 이를 위해 아톰케어의 원전 안전정보망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국내에서 가동 중인 20기의 원전과 연구용원자로 하나로의 주요 안전 관련 변수 200~400개를 10~20초 간격으로 실시간 감시하고 있다. 아톰케어의 시스템은 크게 방사능 비상 기상정보망과 방사선 영향 평가체계라는 두 개의 축으로 구동된다. 먼저 기상정보망은 기상청과 연결된 전용망을 통해 풍속·풍향·대기온도 등 전국의 기상예보 자료를 제공받아 원전 중심 반경 40㎞의 3차원 바람장을 생성, 비상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방사선 영향 평가체계의 경우 평상시 방사선 누출사고에 의한 대기확산 평가 및 방사선 피폭선량 계산 결과를 지리정보시스템과 연계, 예상 피해지역을 사전 예측해 놓음으로써 해당지역 주민들의 신속하고 안전한 대피를 가능케 해준다. |
성공하는 기업의 습관과 원자력 안전문화 금년은 '유난히' 라는 말이 무색하리만큼 홍수, 가뭄, 지진 등의 자연재해가 숨 가쁘게 찾아오고 있다. 자연재해로도 모자라 지난 4월에는 미국 멕시코만에서 원유 시추선 사고가 발생, 사상 최악의 환경 재앙이 유발된 바 있다. 오바마 정부가 사고 대책 마련에 동분서주하는 가운데 지난 8월 25일 흥미로운 일이 하나 일어났다. 미국 원자력발전운전협회(INPO) 임원진들이 대통령 직속 '원유유출 사고수습 대책위원회' 에 초청된 것이다. 그 자리에서 원전 운영자들은 지난 1979년의 쓰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미국 원자력 산업계가 원전의 안전과 성능 수준을 어떻게 높였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기회를 가졌다. 대통령 앞에서 이러한 기회를 가졌다는 것은 곧 국민들이 지녔던 원자력 안전에 대한 불신을 원자력계가 털어내 버렸다는 뜻이다. 안전문화의 기본은 문제를 인정하고 이를 교훈으로 삼는 데서 출발한다. 미국 원자력계 또한 쓰리마일 원전 사고 조사를 맡은 케메니 위원회의 제안들을 적극 수용하고 자율 규제와 동료 평가를 통해 개선사항을 도출한 후 철저히 이행해왔다. 이는 미국뿐 만이 아니다.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전 세계 원전 운영국들이 안전문화 확산 정책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지금은 다른 산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안전 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INPO 같은 민간 자율기구는 없지만 정부와 원자력계가 힘을 합쳐 안전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지난 1995년 '원자력 안전의 날' 을 제정한 것 또한 그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올해로 16년째를 맞은 원자력 안전의 날은 매년 정부와 산학연의 최고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안전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발굴해 격려하고 '안전이 최우선의 가치' 라는 의지를 재확인하고 있다. 우리 원자력 시설의 운전성능이 해마다 꾸준히 향상돼 오늘날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고 안전성에 대한 국제적 평판이 크게 향상된 데는 원자력 안전의 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원자력은 안정적 에너지 공급을 통해 우리 경제의 효자 역할을 하면서도 IT나 BT에 비해 화려함이 덜해 국민들로부터 주목을 받지 못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의 끈질긴 노력이 작년 12월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UAE의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당시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의 원전 안전성' 이 승부를 갈랐고 원전수출의 기반은 '안전하게 건설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술력' 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곧 안전이고 해답도 곧 안전인 것이다. 결국 우리가 수출하는 것은 원자력 안전 그 자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대한민국 원자력 종사자들에게 안전은 공기와 물 같은 존재다. 안전으로 숨 쉬고, 안전을 마신다. 2010년 원자력 안전의 날을 맞아 원자력 종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다짐해본다. 안전이라는 신념을 우리가 계속 오롯이 지켜갈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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