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마우리치오 포피리
연령
34세
연구분야
엔지니어링
소속
뉴욕대학 폴리테크닉 연구소
엔지니어는 고도의 통찰력이 필요할 때 무엇을 할까? 마우리치오 포피리 박사의 대답은 이렇다. "어떤 생각도 하지 않고 두뇌를 쉬게 합니다. 그래서 엄청난 수의 영화를 봅니다." 하지만 그는 게으름뱅이가 아니다.
하루 12시간을 연구실에 틀어박혀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수중 장비 개발에 몰두한다. 가장 좋은 영감은 휴식을 취할 때 떠오른다는 지론 때문에 그럴 뿐이다. 생물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로봇으로 생물들을 지키려는 아이디어도 이렇게 나왔다.
그는 말한다. "자연물을 모방해 로봇을 만들 수 있다면 그 로봇으로 자연을 지키지 말란 법도 없죠. 우리는 이런 선순환을 해낼 수 있을까요?" 현재 그는 로봇 물고기를 활용, 실제 물고기들을 발전소의 터빈, 유출된 원유 등의 위험물로 지켜내고자 한다. 연구에 따르면 물고기 떼는 다른 물고기가 일으킨 난류의 항적을 따르는 습성이 있다.
이에 포피리 박사는 실제 물고기와 유사한 난류를 만드는 로봇 물고기를 개발했다. 내장 배터리의 전류로 꼬리의 폴리머 소재를 팽창시켜 근육처럼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다.
이 로봇은 실제 물고기와 놀랄 만큼 흡사하게 헤엄치며 소음도 거의 없다. 올 봄 로봇 물고기를 실제 물고기와 함께 수조에 넣어보니 실제 물고기가 25%의 확률로 로봇 물고기의 뒤를 쫓았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이론역학과 응용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에서 공업역학 학위도 이수했다.
이후 포스닥(박사후 과정) 시절 자율항행 무인잠수정 제어용 알고리즘 개발에 매달리면서 수중장비 분야를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 지표면의 70%는 바다다. 하지만 이제껏 제대로 탐사가 이뤄진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그럼에도 수중장비는 태양에너지 사용이 제한돼 육상장비 보다 에너지 공급이 용이하지 않다.
수심 90m 이상에서 무선통신(Wi-Fi)이 어려워 통신성능도 떨어진다. 포피리 박사는 궁극적으로 이 격차를 줄이고자 한다. 그 일환으로 수중 로봇이 해양생물들을 무리 지을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물에서 운동에너지를 얻는 폴리머 소재를 찾고 있다.
프로펠러가 노출되지 않아 수중동물들에게 안전한 로봇도 연구 중이다. 그리고 이 일에 심신이 지치면 이미 5번이나 본 영화 '파고'를 다시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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