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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 번역 데버러 스미스 "한국문학 세계화, 번역 지원기관 협력 필요"





“영어권 독자에게 한국문학을 소개할 전례 없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번역 지원기관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합니다”

소설 ‘채식주의자’를 번역해 작가 한강과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공동 수상한 영국인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29·사진)는 19일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 ‘한국문학 세계화 포럼’에서 한국 문학이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 지원 기관들의 유기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채식주의자’가 한국문학 세계화의 새로운 미래를 열었다고 평가하며 그 실현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그는 “이런 미래는 보장돼 있거나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일본 문학 세계화의 물꼬를 텄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국제적 성공이 일본 현대문학 전반에는 아무런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에 비해 한국 문학이 비교 우위를 점하는 부분은 한국문학번역원·대산문화재단·문화예술위원회 등 다양한 지원 기관의 존재”라며 “하지만 시장 논리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런 지원 기관들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과거에는 지원 기관들이 해외에서 유인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 문학을 밀어내는 데 급급했지만 이제 반대 상황이 돼 양보다는 질을 우선시하며 선별적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할 수 있게 됐다”며 “해외 출판사나 번역가의 의견을 구하는 등 긴밀하게 협업해나간다면 한국 문학은 앞으로 훨씬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몇 년 안에 한국 문학은 세계 출판시장에서 독창성, 예술성, 형식과 문체의 다양성을 대체하는 새로운 고유명사가 될지도 모른다”며 “아울러 한국 문학이 문화의 고유성이나 그 반대인 보편성에 집착하지 말고 작가의 개성을 중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강은 이제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그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작가가 됐지만 하루키가 ‘일본 문학’ 작가로 인식되지 않는 것처럼 한강 역시 ‘한국 문학’ 작가로 인식되지 않는다”며 “해외에서 성공하는 데 문화적 대표성이나 고유성이라는 개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편성’ 또한 문제가 많은 개념”이라며 “보편성이란 특수성과 대척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그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그로부터 발전돼나온 개념”이라며 “작가는 시대 흐름에 편승하기보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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