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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브렉시트...포퓰리즘 정치가 위험한 이유

지난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의 국민투표는 ‘브렉시트(Brexit)’ 즉 유럽연합(EU) 탈퇴를 선택했다. 이번 국민투표는 불행히도 서구사회에 번지는 포퓰리즘과 정치인들의 선동, 그리고 다수 투표를 무조건 정의롭고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려는 대중민주주의가 얼마나 위험 수위에 접근했는가를 보여주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대표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는 “내 인생에 있어 영국 정부의 가장 무책임한 행보는 국민투표”라고 한탄했다.

당사자인 영국 국민조차 자신들의 선택이 얼마나 감정적이었나를 뒤늦게 후회하는 분위기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국민투표의 재투표 청원이 26일(현지시간) 300만표를 넘어섰으며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투표하고 나니 예상과 달리 지나치게 위험한 선택을 했다는 유권자들의 때늦은 후회인 셈이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투표에 나선 영국민은 2차대전 이후 유럽이 간신히 일궈놓은 평화체제를 한순간에 위기로 몰아넣었다. 브렉시트가 자칫 21세기 세계질서를 전환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2013년 캐머런 총리가 제창한 브렉시트 투표 공약은 보수당과 노동당 등 기성 정당을 위협하는 극우 영국독립당(UKIP)의 기세를 꺾고 일자리 부족과 양극화로 성난 유권자들을 달래기 위한 무책임한 꼼수였다. 하지만 캐머런은 대중 속에서 번지는 반(反)이민·반세계화의 고립주의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뿌리를 내린 반엘리트주의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유권자의 분노를 등에 업고 최근 각국에서 주류 정치에서 벗어나 있던 ‘아웃사이더’들이 잇따라 부상하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표적인 예다.



우리라고 예외가 아니다. 각 정당마다 갈수록 포퓰리즘 공약이 도를 넘어서는 요즘이다. 정치권은 반시장·반기업·퍼주기식 복지를 통해 경기침체로 고통받는 대중의 불만을 부추기거나 인기에 영합하려 든다. 민주주의는 마시면 마실수록 더욱 갈증을 느끼는 소금물과 같아서 제한적 민주주의로 출발했다고 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무제한적 민주주의의 함정으로 접근하게 마련이다. 1930년대를 보라. 포퓰리즘 정치는 결국 민주주의의 타락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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