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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들 에너지 신산업에 12조弗 투자...차·가전·유통도 '脫석유' 확산

[에너지 신산업전쟁](1)에너지빅뱅-기로에 선 한국글로벌

투자 귀재 워런 버핏도 풍력·태양광·전기차에 눈독

태양광 렌털 등 기존에 없던 새 비즈니스모델 쏟아져

그린에너지 시대..과감한 육성책으로 주도권 잡아야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이 현재 화석에너지 중심의 수익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10년 안에 끔찍한 최후(brutal end)를 맞을 것이다.”

영국의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는 최근 석유기업의 종말을 예고하는 내용의 끔찍한 보고서를 하나 내놓았다. 저유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가 빠르게 화석연료를 대체하면서 정유사들이 기존 사업 방식으로는 10년 내 고사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에너지 혁명에 따라 전통 에너지에 기반을 둔 산업의 붕괴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독점력과 안정적인 수익을 갖춘 기업을 선호하는 워런 버핏의 투자 리스트에 전력회사는 빠지지 않는 단골회사였다. 그러나 버핏은 최근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기존 전력 사업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런 인식 아래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의 에너지 자회사인 ‘미드아메리칸’을 통해 풍력·태양력발전소를 짓고 있으며 심지어 전기차 업체 투자까지 나서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주도하는 에너지 혁명은 이처럼 기존 산업에는 위협이 되고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해내고 있다. 특히 에너지원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에너지 시장 판도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산업적·경제적 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혁명, 적응 못하면 도태=기후협약으로 인한 탄소 배출규제 강화, 기술 혁신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발전단가의 급락은 화석연료에 의존해온 산업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전통적인 발전·정유사들은 벌써부터 생존을 위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독일의 최대 전력회사인 EON은 석탄·가스발전 사업을 떼어 내 분사시켜 지분 53%를 매각하고 신재생에너지 발전과 에너지 솔루션 비즈니스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독일의 또 다른 거대 발전사 RWE 역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기존 발전소를 접는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도 새로운 에너지 물결에 적응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프랑스 토탈사는 지난 2011년 미국의 태양광 패널 회사 ‘선파워’를 인수한 데 이어 올 5월 11억달러를 들여 배터리 제조사인 샤프트를 사들였다. 4월 가스·신재생에너지·전기사업부를 신설하고 매년 5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에너지 혁명은 100년간 화석연료에 의지해온 자동차 산업에도 파괴적인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46만2,000대로 전년의 28만9,000대 대비 6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혁명 2030’의 저자 토니 세바 교수는 “100년 전 내연기관 자동차가 마차를 빠르게 대체했듯이 전기차가 기존 자동차 산업을 붕괴시킬 것”이라며 “2030년이면 전 산업에 걸쳐 에너지와 운송 분야에 있어 기존 산업이 완전한 붕괴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상하는 에너지 거대 신시장=에너지 시장의 격변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에너지 비즈니스 기회도 만들어내고 있다. 솔라시티는 일론 머스크가 2006년 세운 태양광 에너지 벤처다. 불과 10년 만에 시가 총액 22억달러 규모로 성장한 이 회사는 태양광발전 설비 렌털 사업이라는 획기적인 사업 모델을 제시했다. 태양광발전 설비를 일반 가정에 장기로 대여해줘 쓴 만큼 전기료를 받고 남은 전력은 외부에 판매한다. 당시만 해도 독창적이었던 태양광발전 렌털 사업은 이제 일반적인 사업 모델로 여겨지며 ‘선런’ 등 유사한 업체들이 활발히 영업 중이다.

‘마이크로 그리드’ 역시 재생에너지·전기자동차 시장과 연계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이 사업은 가정과 마을에서 소규모 태양광·풍력발전 설비를 설치해 전기를 생산하고 난 뒤 쓰고 남은 전기를 전력회사에 파는 것이다. 한국전력공사는 2030년까지 친환경 에너지 타운 100곳을 조성하는 ‘마이크로 그리드’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외에도 스마트 원격 검침과 에너지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력수요관리 사업, 개인 간 혹은 기업 간 에너지 거래를 주선하는 전력판매 사업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에너지 사업이 향후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 에너지 빅뱅’ 속 위험과 기회 모두 맞은 한국=우리 정부도 2030년까지 전망치 대비 37%의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하고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감축량 37% 중 25.7%는 국내에서 줄이고 나머지 11.3%는 해외 탄소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줄인다는 복안을 세웠다. 정부는 2020년까지 총 42조원을 투자해 석탄 발전소 26기에 해당하는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확충하고 내년부터 2.3GW에 이르는 해상풍력 등 8대 신재생 프로젝트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감축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과감한 에너지 신산업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한다. 관련 산업에 대한 종합 육성 플랜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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