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사상 최고 국가신용등급을 받았다.
기획재정부는 S&P가 8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S&P로부터 AA 등급을 받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또 전체 21개 등급 중 3번째로 높은 것이다. 한국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나라는 독일,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홍콩(이상 AAA), 미국(AA+) 등 6개국에 불과했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벨기에, 영국, 프랑스와 같은 것이다. 다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부정적 등급을 유지하는 영국과 프랑스를 앞섰다. 한국의 신용등급은 중국, 일본보다도 높다. 중국은 AA-(부정적)를 받고 있고 일본은 A+에 불과하다.
S&P는 한국의 신용등급 상향 원인으로 △견조한 경제성장 △지속적인 대외건전성 개선 △충분한 재정, 통화정책 여력 등을 제시했다. S&P는 한국 경제가 최근 수년간 대부분 선진 경제에 비해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평가했다. 또 특정 산업 또는 수출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다변화된 구조를 갖고 있다고 평했다. 대외건전성도 국내 은행이 지난해부터 대외순채권 상태로 전환하고 단기외채도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변동환율과 외환시장의 깊이도 대외충격에 대한 강한 충격흡수장치로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도 견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지원해왔다고 강조했으며 건전한 정부 재정상황이 국가신용등급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S&P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5%에 달하는 비금융 공공기관 부채가 정부 재정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은행부문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 정부의 재정지원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체 신용등급이 낮고 비금융 공공기관에 대한 대출이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통일비용 등 잠재적 채무와 북한과의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를 국가신용등급의 취약요인으로 제시했다.
S&P는 향후 2년간 한국의 신용등급이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전세계 신용등급 하향 도미노 속 한국의 등급 상향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경제가 차별화되는 주요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lassic@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