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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성패 빅데이터에 달렸다] AI '두뇌 일자리'도 잠식...'성장≠소득증대' 디커플링시대 올수도

<5·끝> 빅데이터가 바꿀 경제지형도

1세대 기계, 육체 노동자 일자리 빼앗아갔지만

2세대는 의사·펀드매니저 등 양질의 직업 위협

생산성 늘어나도 자본가진 소수에 富 편중 우려

인간이 기계보다 잘하는 분야 찾고 집중 교육을





빅데이터와 이를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은 경제지형도를 뿌리부터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과거 산업혁명 시대의 기계는 인류의 ‘육체노동’ 일자리만 앗아갔다. 앞으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로봇이 개발되면 ‘두뇌 일자리’까지도 급속도로 잠식돼갈 것으로 전망된다.

의사·펀드매니저·택시기사·비서·기자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양질의 일자리를 잃어 소득이 줄고 막대한 자본을 가진 소수에 부의 집중이 심화되면서 빈부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질 수 있다. 이미 일부 직군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에는 경제가 성장하면 국민소득도 함께 늘었지만 앞으로는 극소수의 소득만 증가하며 ‘경제성장≠국민소득 증대’의 디커플링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1세대 기계’는 육체노동 일자리만 앗아가=18세기 영국에서도 산업혁명이 일어나며 비슷한 우려가 있었다. 인간의 육체노동을 대체하는 ‘1세대 기계’가 등장하자 대량 실업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걱정이었다. 18세기 말~19세기 초 영국 공장지대에서는 “기계가 우리 일자리를 앗아간다”며 기계를 부수는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다. 방직공·마부 등의 직업이 실제 사라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인류에 도움이 됐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지는 “영국의 실질소득이 3배로 뛰는 데 산업혁명 이전에는 300년(1575~1875년)이 걸렸지만 산업혁명에 힘입어 100년(1875~197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산업혁명과 기계의 등장은 단기적으로 실업을 낳았지만 중장기적으로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소득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렸다”고 평가했다.

18세기 말 영국 공업지대에서 일어난 러다이트 운동의 모습.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앗아가자 기계를 부숴서 일자리를 되찾자는 운동이 벌어졌다. 우려와는 달리 인간은 ‘두뇌 일자리’를 찾아갔고 경제성장은 급속도로 빨라지며 인류는 오히려 더 풍요롭게 살게 됐다. /자료=위키피디아


◇‘두뇌 일자리’ 위협하는 ‘2세대 기계’ 시대의 개막=하지만 ‘2세대 기계’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세대 기계의 등장으로 실직한 육체노동자는 결국 두뇌 일자리로 이동할 수 있었지만 2세대 기계는 두뇌 일자리까지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방대한 의학정보를 보유한 기계는 의사보다 정확하게 환자를 진료하고 적절한 처방전을 낼 수 있다. 인간은 기억력에 한계가 있고 개인적인 경험에 따른 편견도 있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에 따라 오진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기계는 수많은 환자의 증상과 처방전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특효약을 처방한다.

과거에는 아무리 발달된 기계도 택시기사를 대체할 수는 없었다. 사방에서 오는 차량을 파악하고 판단을 내려 핸들을 돌리는 행동은 인간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택시기사는 실업자가 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은행이 설립되면 지점의 은행원들은 할 일이 없어지며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으로 펀드매니저의 일감은 줄어들 것이다.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으로 기존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내용의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표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산업혁명의 허리케인이 덮치고 있다. /자료=이코노미스트지


◇‘경제성장≠국민소득’ 디커플링 시대 개막=2세대 기계를 소유한 소수의 자본가는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그 외 중산층은 일자리를 잃으며 빈부격차가 극대화될 수 있다. 이는 각종 사회 문제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딜로이트는 2014년 말 보고서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향후 20년간 영국 내 직업 중 35%가 증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3년까지 12년 동안 영국에서는 애플의 시리(Siri) 같은 스마트폰 비서와 인터넷 가상 비서 서비스로 비서 일자리가 16만3,000개나 줄었다.

에릭 브리뇰프슨 미국 MIT 교수는 저서인 ‘기계와의 경쟁’에서 “과거의 기계는 사람들이 일을 잘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동적인 도구였다”며 “디지털기술·인공지능·로봇·자동화·사물인터넷 등의 2세대 기계는 생산성을 극대화하지만 일자리나 소득은 늘리지 않는 ‘거대한 탈동조화(great decoupling)’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빅데이터가 이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에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백년대계인 교육 시스템부터 이에 맞춰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광수 연세대 융합대학원 교수는 “우리 교육은 아직 과거 시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초중고 교육은 지식과 스킬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기계로 충분히 대체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인간이 기계보다 잘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고 집중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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