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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상청 이 정도 대책으론 '오보청' 오명 못 벗는다

올여름 장마에 이어 폭염 예보에서 수없이 오보를 내 ‘오보청’이라는 오명을 얻은 기상청이 29일 기상예보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단기적으로는 유능한 예보관을 확보하기 위해 예보관자격제를 실시하고 예보관 교육훈련과 근무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장마·폭염·한파 등 다양한 기상이변을 연구하는 특이기상연구센터를 지정·운영하고 저궤도 기상위성 자체 개발도 추진하기로 했다.

모든 대책은 원인분석에서 시작한다. 병의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이에 맞는 처방을 낼 수 있다. 기상청은 이번 대책을 발표하면서 부정확한 예보의 원인으로 유례없는 기상이변, 낮아진 수치 모델 예측성, 예보관의 수치예측 결과 보정 한계 등을 제시했다. 유례없는 기상이변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수치 모델의 예측성이 왜 떨어졌는지, 예보관의 수치예측 결과 보정에 문제가 왜 생겼는지에 대한 분석이 전혀 없다. 기상청장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후 일주일 만에 뚝딱 대책을 내놓다 보니 부실한 원인 분석은 예정돼 있었을지 모른다. 혹시 대책을 먼저 내놓고 거기에 원인 분석을 꿰어맞춘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지금까지의 예보기술은 기존 수치를 분석하는 데 유용했다. 기상청의 언급처럼 유례없는 기상이변이 앞으로 계속된다면 기존 예보기술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과거 특정시점, 특정상공의 평면적 일기도를 분석해 예보하는 것은 기상이변에 무용지물이다. 최근 한 지역에서 해가 쨍쨍 내리쪼여도 바로 옆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날씨를 예보하려면 시간과 상공을 더욱 촘촘히 엮은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데 정작 이번 대책에서 구체적인 빅데이터 활용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기상이변이 계속되면서 기상정보가 국민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은 급조한 대책 발표보다 정확한 예보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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