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포럼] 연구소기업, 기술기반 혁신창업의 롤모델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성적이 우수한 최상위권 이과 고교생들이 의대로 몰리는 바람에 공대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공대생들도 창의적인 일에 도전하기보다는 대기업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유수의 공대 졸업생 중 최상위권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창업에 도전한다. 창업이 취업의 차선책쯤이 아니라 우수한 인재들의 목표로 여겨지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스티브 잡스는 대학을 중퇴하고 창고에서 애플을 창업해 개인용 컴퓨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부동의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애플은 몇 차례 부침을 겪긴 했지만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해 미국 경제발전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미국 젊은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업문화를 자양분 삼아 미래의 애플을 꿈꾸며 달려가고 있다.

창업은 기본적으로 개인이 위험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성공보다 실패의 가능성이 월등히 높다. 창업 인프라와 투자 시스템이 탄탄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창업 성공률은 1%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끊임없이 탄생하는 것은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창업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최고경영자는 평균 2.8회의 사업실패를 경험했다는 통계도 있다.

이에 우리 정부도 청년실업 극복을 위해 창조형 청년창업가 발굴·양성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다양한 창업교육과 사업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창업에 따른 위험을 분산시키면서 투자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벤처창업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사업 실패 후 재도전에 나서는 재창업자에게 기존 정책금융기관 연대보증 채무를 최대 75%까지 감면하고 신용등급을 회복시켜 주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재기지원 활성화 방안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창업 활성화 정책은 건강한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창업 문화를 확산시키는 것이 목표가 돼야 한다. 청년들의 창업도전을 응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지역과 업종을 불문하고 창업 열기를 북돋워야 한다. 기업의 사내벤처 등 다양한 창업 성공의 길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 대열에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도 예외일 수 없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의 모토는 ‘보고서에서 제품으로, 실험실에서 현장으로’다. 보유기술의 상용화와 기업으로의 이전을 강조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연구원들의 직접 창업을 적극 독려해 현재 5건의 연구원 창업이 이루어졌고, 4개의 연구소기업을 설립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중에는 창업 2년 만인 올해 약 100억 원의 매출 달성을 바라보는 기업도 있다.

오랜 기간 연구개발 분야에 매진해온 연구원의 창업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내외부의 사업역량을 결합해 성공할 경우 연구원 창업은 기술기반 혁신형 창업의 성공모델을 정립하고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연구소가 연구원의 창업을 적극 독려하고 지원해 출연연으로부터 창업열기가 널리 퍼지길 바란다.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