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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방송결산] tvN, ‘응답하라 1988’부터 ‘도깨비’까지 케이블 드라마 위용 높인 한 해

2016년은 드라마에 있어서 KBS, MBC, SBS 등 공중파 3사와 케이블 드라마의 구분이 무의미해진 원년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케이블 드라마에 대한 인식은 공중파 드라마에서 주연급이 아닌 배우들이 출연하는 드라마 정도로 치부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16년 CJ 계열 케이블 채널인 tvN이 ‘개국 10주년’을 맞아 공격적인 편성을 선보이며 이런 말도 이젠 옛말이 됐다. 아니, 이젠 케이블 드라마가 화제성 뿐 아니라 시청률에서도 공중파 드라마보다 월등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그리 낯설지 않은 시대가 왔다.

■ 공중파 드라마 잡는 케이블 드라마…20%도 가능하다

2016년 시청률 10%를 넘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시그널’, ‘도깨비’ / 사진 = tvN 홈페이지, 방송화면 캡처




2016년 tvN은 ‘응답하라 1988’의 성공으로 기분좋게 한 해를 시작했다. ‘응답하라 1997’과 ‘응답하라 1994’에 이은 tvN 최고 히트작인 ‘응답하라’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흥행은 예상했겠지만, 설마 마지막회에서 18.803%라는 20%에 육박하는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거에는 드라마 뿐 아니라 케이블TV의 시청률에 대해 두 배를 하면 공중파 드라마와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일종의 진리처럼 나돌았다. 하지만 2010년 방송된 ‘슈퍼스타K2’가 최고 시청률 19.379%라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런 편견은 깨지기 시작한다.

2016년 방송된 tvN 드라마의 시청률은 화려하다. ‘응답하라 1988’이 18.803%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필두로, 금토드라마는 ‘시그널’이 12.544%, ‘디어 마이 프렌즈’가 8.087%, ‘굿 와이프’가 6.232%, ‘THE K2’가 6.636%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공중파 드라마에서도 시청률 5%를 못 넘는 드라마가 수두룩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케이블 드라마가 공중파 드라마에 뒤쳐진다는 것도 옛말이 된 셈이다.

금토드라마에 비하면 부진하던 월화 심야시간인 오후 11시에 방송되는 tvN 월화드라마도 시청률이 연일 상승세다. ‘치즈인더트랩’이 7.102%의 최고 시청률로 동시간대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을 압도했고, ‘또 오해영’응 9.991%로 ‘치즈인더트랩’의 기록을 다시 뛰어넘었다. 이 두 드라마에는 못 미치지만 ‘싸우자 귀신아’와 ‘혼술남녀’도 최고 시청률은 5%를 넘었다.

이제 케이블 드라마는 공중파 드라마도 쉽지 않은 시청률 20%에 도전한다. 현재 방송 중인 tvN 금토드라마 ‘도깨비’는 3회에서 12.47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응답하라 1988’보다 빠른 페이스로 시청률을 적립해가고 있다. 이런 기세라면 후반부에서는 ‘응답하라 1988’과 ‘슈퍼스타K2’도 못해본 20%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2016년 방송된 공중파 3사의 평일 드라마 중 시청률 20%를 기록해본 드라마는 SBS ‘닥터스’와 ‘낭만닥터 김사부’, KBS ‘태양의 후예’와 ‘구르미 그린 달빛’ 등 네 편이 전부다.

■ 전도연·고현정·김혜수 등 톱스타들, 공중파 대신 tvN을 선택하다

tvN 드라마에 출연한 스타배우들 ‘굿 와이프’ 전도연, ‘디어 마이 프렌즈’ 고현정, ‘THE K2’ 송윤아 / 사진 = tvN 드라마 방송화면 캡처




개국 10주년을 맞은 tvN의 공격적인 편성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과거라면 케이블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톱스타들이 케이블 드라마에 기꺼이 출연을 결정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이다.

2016년만 해도 ‘굿 와이프’의 전도연, ‘디어 마이 프렌즈’의 고현정, ‘시그널’의 김혜수, ‘THE K2’의 송윤아, ‘도깨비’의 공유 등 공중파 드라마에서도 얼굴을 보기 힘든 톱클래스의 배우들이 기꺼이 tvN 드라마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공중파 드라마에서도 원톱급의 톱스타는 아니라지만 ‘시그널’의 조진웅과 이제훈, ‘기억’의 이성민, ‘디어 마이 프렌즈’의 김혜자와 나문희, 고두심, 박원숙, 윤여정, 신구, ‘굿 와이프’의 유지태와 윤계상, ‘THE K2’의 지창욱과 조성하, 임윤아, ‘도깨비’의 이동욱 등 충분히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배우들도 이제는 더 이상 케이블 드라마라는 이유로 출연을 거부하지 않는다.

케이블 드라마를 향한 ‘엑소더스’는 배우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도 아니다.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 ‘디어 마이 프렌즈’의 노희경 작가, ‘기억’의 김지우 작가,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 등 공중파에서도 내로라하는 톱클래스 작가들도 이젠 공중파보다 케이블 드라마를 선호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공중파보다 상대적으로 제약이 적은 케이블 드라마의 특성에도 기인한다. 공중파 드라마는 전 연령대의 시청자층을 고려해야하며 방송시간도 회차당 70분 이내로 비교적 짧아 이야기를 자유롭게 풀어내기 쉽지 않다. 반면 케이블 드라마는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회차 당 시간대의 배분도 자유롭고, 타겟 연령층에 최적화된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기에 작가나 배우 모두 좀 더 자유롭게 작품을 완성해나갈 수 있다.

케이블 드라마를 향한 ‘엑소더스’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미 케이블에서 제작하는 대작 드라마의 경우 제작비나 출연료가 공중파에 전혀 뒤지지 않는 수준까지 올라섰으며, 시청률에서도 케이블 드라마가 공중파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젠 배우들과 작가들이 케이블 드라마라는 이유로 기피할 이유가 전혀 없어진 것이다.

■ 아직은 들쭉날쭉, 안정성은 필요하다

tvN ‘또 오해영’, ‘치즈인더트랩’,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 사진제공 = tvN




tvN 드라마가 공중파 드라마를 따라잡기 위해 필요한 마지막 열쇠는 바로 ‘안정성’이다. tvN이 개국 10주년 기념으로 공격적인 편성을 선보였음에도 아직 케이블 드라마는 시청률 5%를 넘어서면 중박, 10%를 넘어서면 대박인 반면, 공중파 드라마는 망해도 5%는 보장하고 어지간한 퀄리티면 10%는 손쉽게 찍어준다는 차이가 존재한다.

아날로그 방송의 시대가 끝나고 디지털 방송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사실상 케이블TV의 보급율은 100%에 가깝다고 하지만, 아직은 케이블TV가 황금채널을 차지하며 남녀노소 전 연령층에서 높은 인지도와 접근성을 자랑하는 공중파와 맞서기에는 부족하다. 거기다 케이블 드라마의 단점이라면 작품에 따른 완성도나 인기의 편차가 아직은 들쭉날쭉하다는 점이다.

2016년에도 tvN은 ‘응답하라 1988’과 ‘시그널’, ‘치즈인더트랩’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가며 기세좋게 시작했지만 3월에 시작한 ‘기억’과 ‘피리부는 사나이’가 상대적으로 부진하며 개국 10주년 특별편성의 기세가 꺾였던 것이 좋은 예다. 아직 공중파처럼 안정성이 떨어지다보니 드라마의 재미나 퀄리티가 조금만 떨어져도 시청자층의 이탈이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드라마의 편성에서도 이런 문제는 드러난다. 8월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를 편성하며 처음 시도한 불금불토 스페셜도 이어진 ‘안투라지’의 실패로 인해 겨우 자리잡은 시간대를 놓칠 위기에 처했다. 몇몇 작품의 성공으로 케이블 드라마의 존재감이나 위상이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올라서기는 했지만, 아직은 기반이 약하다보니 한두 작품의 실패에도 바로 휘청거릴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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