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9시 15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이휘재, 유희열, 혜리의 사회로 ‘2016 KBS 연예대상’이 열렸다.
■ ‘낙오’의 아이콘 김종민, 이제는 ‘개근’의 아이콘이 되다
영예의 대상 수상자는 ‘1박2일’의 유일한 원년 멤버인 김종민이 차지했다. 김종민의 수상은 ‘KBS 연예대상’의 역대 대상 수상자 중 가장 이례적인 선택인 동시에, 충분히 받을만한 선택이기도 했다.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의 기준은 보통 프로그램에서 얼마나 큰 활약을 보였는가가 가장 큰 판단의 기준이 된다. ‘1박2일’로 2008년과 2009년 연이어 대상을 수상한 강호동을 비롯해 김준호, 신동엽, 유재석, 이휘재 등 최근 대상을 수상한 수상자들의 면면을 살펴봐도 프로그램을 이끄는 리더로서의 활약이 평가받은 바가 크다.
하지만 김종민은 ‘1박2일’을 원년부터 이끌어온 멤버이긴 하지만 ‘1박2일’을 이끈 리더와는 거리가 멀었다. 시즌1에는 강호동, 이승기가 중심에 있었고, 시즌2에서는 김승우와 이수근이, 시즌3에는 김주혁과 차태현이 중심에 있었다. 김종민은 언제나 예능감을 발휘하며 ‘1박2일’에 빼놓을 수 없는 멤버였지만, 주인공이라고 보긴 힘들었다.
‘1박2일’에서 김종민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키워드는 바로 ‘낙오’였다. ‘1박2일’ 초기인 2007년 당시 기차를 타고 가던 중 제천역에서 가락국수를 먹고 다시 타야하는 미션에서 실패하며 ‘낙오’라는 신개념을 방송에서 만들어낸 것이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시기를 제외하면 언제나 ‘1박2일’을 지켜온 멤버였지만 김종민의 이미지는 대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결국 김종민은 2016년 영예의 대상을 품에 안고야 말았다. 비록 주인공은 아니었지만 9년을 한결같이 ‘1박2일’을 지켜오며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공로를 드디어 인정받게 된 것이다. 한 번도 주인공인 적은 없었지만, 언제나 그 자리를 지켜왔던 김종민은 이렇게 인정받았다. 그렇기에 이제 김종민은 더 이상 ‘낙오’의 아이콘이 아닌 ‘개근’의 아이콘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 고질적인 방송시간 배분 실패, 언제나 나아질까?
연말 방송국 시상식의 고질병으로 불리는 방송시간 배분 실패는 ‘2016 KBS 연예대상’에서도 어김없이 재현됐다. ‘2016 KBS 연예대상’은 오후 9시 15분부터 시작해 자정을 넘겨 0시 50분까지 3시간 30분이 넘도록 방송됐음에도, 시상식 내내 방송시간 부족으로 인해 수상소감을 독촉하는 등 아쉬운 모습이 계속 엿보였다.
‘2016 KBS 연예대상’이 이처럼 시간을 독촉하게 된 것은, 사실 무대에 오르는 시상자들의 말이 수상자들의 수상소감보다 길어지는 현상과 대상 후보를 소개하기 위해 마련한 동료들의 공연시간이 지나치게 길었다는 것이 큰 이유였다.
특히 이경규와 박명수는 시상자로 나서서 ‘버럭커플’이란 이름에 걸맞게 서로 호통을 치는 개그를 보여주거나, 최태준이 이영자를 들어올리겠다며 시간을 끄는 등 시간도 길게 끌면서 오히려 시청자들을 불쾌하게 만들기도 했다. 대상 후보자를 소개하는 공연 역시 지나치게 시간이 길어 과연 대상후보를 이렇게까지 과도하게 길게 소개하는 무대를 편성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을 자아낸다.
이렇게 불필요한 부분들이 계속 눈에 띄면서 제일 중요한 수상자들의 수상소감은 상의 비중이 커질수록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시상식에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배려받아야 하는 것은 단연 수상자들이며, 시상자들이 수상자보다 길게 시간을 끄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할 것이다.
‘2016 KBS 연예대상’은 2016년 KBS 예능을 빛낸 예능인들과 함께 하는 축제의 장으로, 24일 오후 9시 15분부터 KBS 2TV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 2016 KBS 연예대상 수상자 명단 ▲ 대상 : 김종민(1박2일) ▲ 시청자가 뽑은 최고 프로그램상 : 1박2일 ▲ 최우수상 남자 토크&쇼 부문 : 정재형(불후의 명곡) ▲ 최우수상 여자 토크&쇼 부문 : 김숙(배틀트립, 언니들의 슬램덩크) ▲ 최우수상 남자 버라이어티 부문 : 이동국(슈퍼맨이 돌아왔다) ▲ 최우수상 여자 버라이어티 부문 : 라미란(언니들의 슬램덩크) ▲ 최우수상 남자 코미디 부문 : 유민상(개그콘서트) ▲ 최우수상 여자 코미디 부문 : 이수지(개그콘서트) ▲ 우수상 토크&쇼 부문 : 전현무(해피투게더3, 트릭&트루) ▲ 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 이범수, 기태영(슈퍼맨이 돌아왔다) ▲ 우수상 코미디 부문 : 송영길, 이현정(개그콘서트) ▲ 신인상 남자 토크&쇼 부문 : 최태준(안녕하세요) ▲ 신인상 여자 토크&쇼 부문 : 엄현경(해피투게더3) ▲ 신인상 남자 버라이어티 부문 : 윤시윤(1박2일) ▲ 신인상 여자 버라이어티 부문 : 민효린(언니들의 슬램덩크) ▲ 신인상 남자 코미디 부문 : 홍현호(개그콘서트) ▲ 신인상 여자 코미디 부문 : 김승혜(개그콘서트)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 남궁민(노래싸움 승부) ▲ 베스트 팀워크상 : 해피투게더3 ▲ 베스트 커플상 : 이광수, 정소민(마음의 소리) ▲ 프로듀서 특별상 : 박진영(언니들의 슬램덩크) ▲ 인기상 : 슈퍼맨이 돌아왔다 ▲ 라디오 DJ상 : 박명수(박명수의 라디오쇼) ▲ 핫이슈 예능프로그램상 : 마음의 소리 ▲ 최우수 아이디어상 : ‘개그콘서트’ 세.젤.예 ▲ 방송작가상 쇼·오락 부문 : 정선영(1박2일), 지현숙(언니들의 슬램덩크) ▲ 방송작가상 코미디 부문 : 윤기영(개그콘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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