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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행 나흘 앞두고 1년 연기된 '전안법' 한심하다

우여곡절 끝에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전안법) 시행이 1년 연기됐다. 정부는 28일 시행 예정이던 전안법 일부 조항의 시행시기를 내년 1월로 유예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시행을 불과 나흘 앞두고서다. 전안법 시행으로 가뜩이나 힘든 소상공인들이 모두 죽게 됐다는 비난이 쇄도하자 부랴부랴 시행을 늦춘 것이다. 하지만 전안법은 지난해 1월 공포된 법안이다. 그로부터 1년 가까이 흘렀다. 부작용과 혼란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는데도 지금까지 뭐하다가 이제 와서 시행을 연기한 것인지 한심할 뿐이다.

전안법은 전기·유아용품에만 의무 적용되던 안전확인 KC인증서 보유 규정을 의류·생활용품까지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온라인쇼핑몰 등 인터넷판매 업자는 KC인증서 같은 제품안전 정보를 의무적으로 인터넷에 게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하면 적발 횟수와 기업 규모에 따라 30만~5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온라인쇼핑몰들이 인증서 없는 의류업체의 입점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안전검사를 자체로 할 수 있는 대기업과 달리 영세 의류상인과 해외 제품 구매 대행업체들은 품질검사를 외부기관에 맡겨야 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의류의 경우 건당 수십만원의 비용이 들어 소규모 업체는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다는 게 소상공인들의 하소연이다. 인터넷상에 ‘전안법 폐지를 위한 모임’이 발족되고 전안법 반대 서명운동에 하루 1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것도 그래서다.



법을 공포하면서 유예기간을 두는 것은 시행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함이다. 공포 전에 업계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것도 잘못됐지만 이후에도 손 놓고 있다가 이런 사달이 벌어졌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반드시 필요한 법안이었더라도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함께 강구됐어야 마땅했다. 국정공백 사태에 공무원들마저 사명감을 내팽개쳤다는 비판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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