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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톡] 류승완 ‘군함도’에 日 우익 발끈? “너나 잘하세요”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를 두고 일본 열도가 괜히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 성향 언론인 산케이신문(産?新聞)은 지난 8일 지면을 통해 류승완 감독의 신작 ‘군함도’가 탄광 직원을 강제징용 소년으로 날조 하는 등 지옥도로 왜곡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류승완 감독 ‘군함도’ 티저 포스터 / 사진제공 = CJ 엔터테인먼트




류승완 감독의 영화 ‘군함도’의 배경이기도 한 하시마섬(端島)은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시에 소속된 섬으로, 면적이 6헥타르가 채 안 되는 작은 섬이지만 석탄 탄광이 위치하고 있어 1974년 탄광이 폐광되기까지 고층건물과 학교, 병원, 영화관이 들어서는 등 상당한 번영을 누린 곳이기도 하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모습이 군함(軍艦)을 닮아 ‘군함도’라고 불린 ‘하시마섬’은 해저에 위치한 탄광에서 석탄을 채굴하기 위해 일제강점기 시절 수많은 조선인들이 강제징용으로 끌려온 장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 역시 수많은 조선인들이 결국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숨을 거둔 ‘하시마섬’의 비극적인 역사를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당시 하시마섬의 개발을 맡았던 미쓰비시(三稜)는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에게 어떠한 보상도 하지 않았다.

하시마섬의 이런 비극적 역사는 2015년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의에서 일본이 신청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철강, 조선, 탄광’으로 하시마섬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며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게 됐다. 일본은 조선인의 강제징용 사실을 최대한 숨긴 채 조선인의 강제징용으로 만들어진 건물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했고, 이 사실은 MBC ‘무한도전’에서 ‘배달의 무도’ 특집으로 하시마섬을 방문하며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류승완 감독이 ‘군함도’를 기획하게 된 것도 바로 이 시점이었다. ‘부당거래’와 ‘베를린’의 성공에 이어 ‘베테랑’으로 천만 감독의 반열에 오른 류승완 감독은 ‘군함도’라 불린 하시마섬의 비극적인 역사에 상상력을 덧붙여 영화 ‘군함도’를 연출하게 된 것이다.

영화 ‘군함도’ 티저 예고편 / 사진제공 = CJ 엔터테인먼트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는 강제징용되어 하시마섬의 해저탄광에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던 조선인 400여 명이 군함도를 탈출하기 위해 펼치는 사투를 그려낸다. ‘부당거래’와 ‘베테랑’을 통해 류승완 감독과 호흡을 맞춘 황정민이 일본에 보내준다는 말에 속아 군함도에 오게 된 경성호텔의 악단장 ‘이강옥’을 연기하며, 소지섭이 종로를 평정한 경성 최고의 주먹 ‘최칠성’으로, 송중기가 독립운동가를 구출하기 위해 군함도에 잠입한 젊은 독립군 ‘박무영’을 연기한다.

‘군함도’는 순제작비만 무려 220억 원에 홍보비 등을 포함한 총제작비가 300억 원에 달하는 대작으로, 손익분기점만 무려 전국 700만 이상으로 잡고 있다. 일각에서는 당연히 천만 관객 동원은 물론 내심 ‘명량’의 기록을 뛰어넘는 역대급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우익성향언론인 산케이신문을 비롯한 일본 내 우익 세력들이 ‘군함도’에 대해 벌써부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유 역시 이런 이유다. 개봉 전부터 큰 주목을 받으며 큰 흥행이 예상되는 작품일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개봉 전부터 비상한 관심을 보내고 있는 작품이기에 이를 통해 일본이 애써 숨겨온 하시마섬의 잔혹한 역사가 드러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일본 우익의 2차 세계대전 미화 영화들 ‘남자들의 야마토’, ‘영원의 제로’, ‘로렐라이’


일본의 우익들은 그동안 틈만 나면 영화를 통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인 태평양전쟁을 미화하려는 시도를 보였다. 태평양전쟁 말기 당시 자살특공대인 가미카제 특공대의 이야기를 그려낸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의 ‘영원의 제로(永遠の0)’를 비롯해, 세 번째 원폭투하를 막기 위한 전투를 그린 히구치 신지 감독의 ‘로렐라이(ロ-レライ)’,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이 내세운 거함거포주의의 결정체인 야마토의 최후를 그린 ‘남자들의 야마토(男たちの大和)’ 등이 그런 영화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우익들은 영화나 만화, 드라마 등 미디어를 이용해 전쟁의 포기가 명시된 ‘평화헌법’의 폐지와 오로지 소극적인 방어만 가능한 자위대의 권한 확대를 주장하는 등 우익적인 사고방식을 일본의 젊은 층에게 적극적으로 전파해왔다.

그렇게 자국 내에서 무차별적으로 미디어를 이용해 그릇된 역사적 인식을 강요해온 일본의 우익들이 이제 와서 일본으로 인해 큰 피해를 봤던 한국이 자국의 아픈 역사를 영화화한다는 것에 대해 감히 언급한다는 것은 상당한 언어도단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박찬욱 감독은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희대의 명대사를 미리 남긴 것이 아닐까? “너나 잘하세요”라고.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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