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 경쟁하면 미국이 세계 최고”…미국·러시아 핵경쟁 부활하나

핵무기 감축 골자 ‘뉴 스타트’ 협정 개정 의지 피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핵 경쟁에서 미국은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며 핵무기 감축을 골자로 한 미국과 러시아 간 ‘뉴 스타트’(New START) 협정의 개정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면서 “어떤 나라도 핵무기를 갖지 않는 꿈이 실현된다면 멋진 일”이라며 “그러나 국가들이 핵무기를 갖는다면 우리가 그중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는 누구보다도 핵무기가 없어지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비록 우호적 국가라 하더라도 (핵무기 경쟁에서)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 스타트 협정에 대해 “그게 스타트이든, 이란 핵협정이든, 미국이 맺은 또 다른 나쁜 협정”이라며 “우리는 좋은 협정을 맺기 시작할 것”이라며 개정 의지를 분명히 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대해 “미국이 이(핵능력) 분야에서 다른 어떤 국가에도 우위를 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해명했지만 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경쟁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2월 22일 모스크바 연설에서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만큼 러시아의 핵 능력을 지속해서 향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당선인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와 관련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대폭 강화, 확장해야 한다”고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인 지난달 28일 푸틴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면서 “뉴 스타트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한 미국에 나쁜 협정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오는 2018년 2월까지 핵탄두를 700기, 실전배치 핵미사일을 1,550기 이하로 줄이는 내용의 뉴 스타트 협정을 2010년 체결했다. 이 협정은 2011년 2월 발효됐다.

/김창영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