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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없는 은행시대 개막] 안방에서 계좌개설.24시간 대출...어디에도 없지만 多되네

<상> 미리보는 인터넷은행 K뱅크

스마트폰 통해 언제든지 가능

인건비 아껴 우대 금리 제공

시중 자금 빨아들일 가능성 커

이르면 하반기 주담대출도 출시

본격적인 운영을 앞둔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의 고객금융센터 직원이 21일 모의 전화상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70여명의 상담 직원들은 교대근무를 통해 24시간 365일 상담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제공=K뱅크




# 어느 일요일 오전. 직장인 김씨는 자택 침대 위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 오픈 소식을 듣자마자 자신의 스마트폰에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계좌를 개설했다. 일반 은행 같으면 집을 나가 이동하는 시간까지 합쳐 족히 2~3시간이나 걸리는 작업이 채 5분도 안 돼 끝이 났다. 체크카드는 집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지금 즉시 수령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수시입출금통장에 넣은 돈 중 일부는 클릭 한 번으로 금리가 1%포인트 높은 1개월 단위 예금으로 분리 입금이 가능했다. 특정 예금상품의 이자는 김씨가 사용하는 음원 앱이나 휴대폰 데이터로도 쓸 수 있다. 간편 소액대출 항목을 눌러 한도를 조회해보니 500만원을 연 6% 이율로 쓸 수 있다고 바로 떴다. 대출금은 신청 직후 편의점에서 바로 출금이 가능했다.



이달 말께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새 은행 허가를 받고 공식 영업에 돌입한다. 새 은행 허가는 평화은행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또 지난 1897년 2월 조흥은행(당시 한성은행)이 국내 최초로 점포 형태의 은행으로 시작했다면 120년 만에 출현한 K뱅크는 점포가 따로 없는 새로운 개념의 무점포 은행으로 시작하게 된다. 16개 시중은행과 달리 길거리에서 K뱅크라는 간판을 건 점포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K뱅크는 어떻게 영업을 하게 될까.

정답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에 있다. K뱅크는 24시간 365일 언제든지 인터넷 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통해 계좌 개설과 예적금 가입을 할 수 있다.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도 발급받을 수 있다. 대출 역시 시스템이 심사하기 때문에 한밤중에도 한도와 금리를 확인하고 바로 입금받을 수 있다.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대비해 전화상담도 실시간 제공한다. 또 동네 곳곳에 있는 편의점은 K뱅크의 점포 기능을 하게 된다. 역시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전국 1만여개 GS 편의점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도 현금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반기부터 도입될 스마트 ATM에서는 체크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예금과 대출금리 모두가 기존 은행보다 유리하다. K뱅크의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점포와 창구 직원을 없애 아낀 인건비를 고객에게 유리한 금리로 되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예금금리는 시중은행권보다 연 1%포인트 내외 높은 저축은행 수준으로 예상된다. 대출의 경우 사회초년생·대학생·전업주부 등 신용 4~6등급 1,000만명이 주 타깃으로 최대 한자릿수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저축은행보다 연 5%포인트 이상 저렴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는 주택담보대출도 스마트폰에서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받을 수 있다. 펀드와 방카슈랑스 상품도 겸영 업무 인가를 받은 후 취급할 예정이다.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RA) 도입도 논의 중이다. 저렴한 해외 송금 서비스도 중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2015년 6월 정부가 도입안을 발표한 지 2년여 만에 처음 빛을 보게 됐다. 인터넷은행의 본격적인 영업을 앞두고 시중은행들은 성공 여부에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인터넷은행의 사업내용을 살펴보면 24시간 365일 운영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 은행과 비슷해서다. 별로 새롭게 내세울 서비스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들도 최근 수년간 인터넷은행 출범에 대비해 핀테크(금융+기술) 혁신을 이룬 결과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스마트금융 담당자는 “최근 은행들이 모바일과 디지털 금융 쪽으로 갖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서비스 차원에서 크게 차별화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이 은행산업자본 분리 규제로 4%룰(의결권 기준)에 묶여 자본 확충이 어려워 규모의 경제를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3,800만명 이상 쓰는 카카오톡까지 인터넷은행 영업을 시작하면 은행권 판도도 확 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없지 않다. 또 거대 공룡이 돼버린 기존 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민첩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 모바일 시대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보통신 업체가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이다 보니 젊은 감각으로 무장해 젊은 층을 파고드는 다양한 서비스 경쟁에 나설 경우 시중은행이 급격히 추월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기존 은행들은 예대마진 역대 최소화로 금리 혜택 여력이 없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이 예금에 연 0.5~1%만 더 얹어주더라도 장기간의 저금리 상황으로 금리 민감성이 커진 고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본의 통신사 KDDI와 도쿄미쓰비시은행이 합작해 설립한 지분뱅크는 연평균 47.6%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앨리뱅크, 일본 소니뱅크, 유럽 폭스바겐뱅크 등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의 대표적 인터넷은행을 말하지 않더라도 최근까지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지분뱅크와 라쿠텐뱅크는 모두 산업자본 소유로 성공적인 인터넷은행 성장기를 쓰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새로운 신성장 금융산업이 될지, 아니면 시중은행의 빈 공간을 메우는 정도의 새로운 2금융권으로만 머물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국내 은행권에 주는 충격파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권형·김보리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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